프로당구협회(PBA·총재 김영수)와 유럽당구연맹(CEB·회장 디앤 와일드) 사이에 오간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CEB는 14일 발표한 두 번째 공식성명에서 "PBA의 제안은 대륙 연맹 수준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밝히며 "PBA와 CEB 사이의 직접 접촉은 종료됐다"라고 전했다.

또한, CEB는 이번 협상을 종료하면서 세계캐롬연맹(UMB·회장 파룩 바르키)으로 인계를 요청했다.

같은 날 UMB도 홈페이지에 성명을 발표하며 "CEB는 PBA와 직접 접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추가 논의는 UMB가 처리하도록 요청했다"라고 발표했다.

이날 성명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에 PBA 측이 CEB에 이메일로 보낸 서면 제안은 이튿날인 26일에 UMB와 산하 연맹에 내용이 공유됐다.

CEB는 포르투 당구월드컵과 쿠페 드유럽 대회 기간 중 이 제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UMB와도 정보를 나눴다고 전했다.

PBA의 제안에 대해 CEB는 "구체적인 제안이 거의 없고, 추가 대화가 요구되는 일반적인 논의에 기반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선수 징계 해제와 대륙 간 미디어 계약, 국제대회 일정 조정 등은 대륙 연맹에서 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서 CEB는 앞선 UMB의 발표와 대부분 같은 견해를 보였다.

지금까지 UMB는 "당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문은 항상 열려 있다"라고 말하면서 "국제 스포츠 기구 산하의 캐롬 당구 연맹체"를 계속 강조했다.

CEB 역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모든 합의는 UMB와 모든 연맹체의 동의가 있는 글로벌 수준에서만 가능하다"라고 못 박으며 UMB와 같은 내용을 반복했다.

또한, PBA에 대해서도 "스포츠 연맹이 아니다", "국제 스포츠계(IOC, WADA 등) 승인 받지 못한 영리 민간 기업"이라며 UMB처럼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PBA와 CEB는 지난 6월 1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만나 적대적이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앞서 5월 27일에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PBA와 UMB가 한자리에 앉았으나 의견충돌이 있었고, 곧바로 UMB는 PBA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CEB의 결정에 대해 PBA 이희진 대표는 "지난 2019년에 이어 제안이 허공에 날아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우리의 길이 교차하기를 바란다"라고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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