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당구 광풍'이 한국의 개인방송국 아프리카TV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사진은 아프리카TV의 이번 포르투 당구월드컵 결승전 중계 장면.   사진=아프리카TV 앱 캡처
'베트남의 당구 광풍'이 한국의 개인방송국 아프리카TV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사진은 아프리카TV의 이번 포르투 당구월드컵 결승전 중계 장면.   사진=아프리카TV 앱 캡처

'베트남 당구 광풍'이 한국의 개인방송 중계 플랫폼 아프리카TV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3일 새벽에 끝난 '2023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베트남 선수 2명이 4강에 올라가며 세계 당구계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대회를 독점 생중계한 아프리카TV 앱에는 베트남어 방송의 동시시청자수가 무려 2만 명을 상회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열린 결승전에 베트남의 스포츠 BJ 민딘이 진행한 개인방송은 2만 명이 넘는 당구 팬들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같은 시각 주로 해외에서 시청한 BJ 토브욘 블롬달의 방송은 3000여 명, 한국의 여자 3쿠션 선수 김도경과 최봄이가 진행한 2개 방송은 약 200명의 동시접속자가 시청하는 데 그쳤다.

의외로 베트남어 방송의 동시시청자 수가 최고를 찍으면서 '베트남 당구 광풍'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 것.

한국어 방송의 시청자 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볼 때, 한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시청자가 베트남 방송 시청자 수에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를 아프리카TV 앱으로 시청했다는 한 당구 팬은 "아프리카TV 앱을 처음 사용하기 때문에 당구 경기를 찾아서 보는 게 쉽지 않았다"며 "앱에 접속했을 때 당구대가 보이면 눌러서 들어갔다. 방송이 여러 개인 줄은 몰랐다"라고 시청 소감을 전했다.

다른 시청자는 " BJ개인방송 중계 스타일이 나에게 잘 맞지 않아서 소리를 껐다. 이것저것 돌려서 보다가 시청자가 가장 많은 채널을 고정해서 봤는데, 베트남 채널이었다. 그런데 한국어로 실시간 채팅이 많이 올라오더라"라고 말했다.

동시시청자 수 2만 명을 넘긴 베트남의 개인방송 BJ민딘 채널의 결승전 중계 장면.   사진=아프리카TV 앱 캡처
동시시청자 수 2만 명을 넘긴 베트남의 개인방송 BJ민딘 채널의 결승전 중계 장면.   사진=아프리카TV 앱 캡처
아프리카TV 앱에서 시청할 수 있는 당구 콘텐츠. 절은 연령대의 아프리카TV 이용자에게 당구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사진=아프리카TV 앱 캡처
아프리카TV 앱에서 시청할 수 있는 당구 콘텐츠. 절은 연령대의 아프리카TV 이용자에게 당구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사진=아프리카TV 앱 캡처

그동안 보던 것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당구 중계를 아프리카TV에서 보는 것에 대해서는 "앱에 대회 배너를 잘 달아놔서 당구를 모르는 시청자도 한 번쯤 방송에 들어왔을 것 같다. 아프리카TV의 주 사용자층이 어려서 젊은 세대에 당구를 홍보하는 효과는 클 것"이라며 "그러나 기존 사용자는 '업 버튼'을 누르고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등 BJ방송의 분위기가 어색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결승에 올라간 쩐뀌엣찌엔(베트남)은 이러한 기운을 받은 듯 '이집트 왕자' 사메 시덤을 27이닝 만에 50:30으로 꺾고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쩐뀌엣찌엔은 베트남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3쿠션 당구월드컵을 우승했다. 포르투갈에서는 두 번째 결승 진출자다.

베트남은 지난 2017년 포르투 대회에서 지금은 프로(PBA)에서 뛰고 있는 응우옌꾸억응우옌(하나카드)이 결승에 올라갔지만, 한국의 김행직(전남)에게 덜미를 잡혀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쩐뀌엣찌엔이 우승하면서 베트남은 자국 대회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신문물 아프리카TV를 만난 베트남의 당구 광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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