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서 미국을 세트스코어 7-5로 꺾고 8강에 진출한 일본.  사진=WNT 제공
16강에서 미국을 세트스코어 7-5로 꺾고 8강에 진출한 일본.  사진=WNT 제공

포켓볼 국가대항전 '월드컵 오브 풀'에서 한국을 꺾었던 '세계 최강' 미국이 일본에 발목을 잡혔다.

1일(한국시간) 새벽에 열린 '2023 월드컵 오프 풀' 16강전에서 일본이 미국을 세트스코어 7-5로 꺾었다.

이번 대회에 일본은 '세계랭킹 15위'인 간판선수 오이 나오유키(40)와 요시오카 마사토(37)를 대표로 내보내 32강에서 이탈리아를 7-4로 제압하고 16강에 올라왔다.

쉐인 반 보닝(39)과 스카일러 우드워드(30)가 출전한 미국은 32강에서 한국을 7-1로 완파하고 16강에서 일본과 대결했다.

일본은 이번 16강전에서 위기마다 오이의 정확한 포팅과 포지셔닝으로 살아난 반면에 미국은 한국과 맞붙은 32강 때처럼 플레이가 완벽하지 않았다.

미국은 여러 차례 포지셔닝 실패와 심지어 9볼 포팅까지 놓치는 등 한국전만큼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팀원이 한 번씩 타석을 번갈아 가면서 쳐야 하는 스카치 방식의 경기에서 잦은 실수로 호흡이 깨져 심리적 허점까지 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일본은 먼저 두 세트를 따낸 다음 5-5가 될 때까지 계속 리드를 지키며 안정적으로 플레이했다. 

1세트에서 오이의 2-9 컴비네이션 샷으로 가볍게 승리한 일본은 2세트에서도 공 2개를 남기고 요시오카의 포지셔닝 실수가 있었지만, 오이가 과감하게 센터 포켓을 공략해 8볼을 포팅하면서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다음 3세트에서 미국은 일본의 2볼 뱅크 샷이 실패하면서 기회를 잡았고, 3세트와 4세트를 연달아 따내 2-2 동점을 만들었다.

미국은 5세트에서 당구대 위에 7볼과 9볼이 남을 때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반 보닝의 7볼 포팅 후 큐볼이 덜 끌려와 포지셔닝이 애매했고, 우드워드가 최악의 9볼 포팅 실수를 범하면서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3-2)

이후 미국은 5-5 동점까지 위태위태하게 끌려 왔다. 6세트 브레이크 샷에서 스크래치 파울을 범하는 장면이나 반 보닝의 6-9 캐롬 샷 실패, 계속된 애매한 포지셔닝 등은 최강 팀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미국은 최악의 9볼 포팅 실패와 잦은 포지셔닝 실수 등을 보이며 한국전만큼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WNT 제공
미국은 최악의 9볼 포팅 실패와 잦은 포지셔닝 실수 등을 보이며 한국전만큼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WNT 제공
오이 나오유키는 위기마다 정확한 포팅 성공과 포지셔닝으로 일본을 8강으로 이끌었다.  사진=WNT 제공

11세트가 승부처였다. 우드워드가 3볼 포팅에서 끌어치기로 4볼 포지셔닝을 뽑다가 3볼을 넣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고, 이어진 3볼 다툼에서 우드워드가 또 한 번 뱅크 샷 공격에 실패하면서 일본에게 경기를 끝낼 찬스를 내준 것이 결정타였다.

일본은 남은 공을 침착하게 마무리하고 6-5로 앞선 다음 12세트에서 오이가 당구대 위에 목적구가 많이 남아 포지셔닝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2볼 포팅 후 큐볼이 장애물을 피해 3볼을 치기 좋은 위치에 정확하게 포지셔닝을 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오이는 4볼과 6볼 공격에서도 정확하게 포팅에 성공했고, 마지막에는 요시오카가 7볼을 넣으면서 큐볼을 너무 끈 것처럼 보였는데, 오이가 8볼을 먼 거리의 코너 포켓에 정확하게 성공시키면서 일본을 승리로 이끌었다. (7-5)

최강팀 미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한 일본은 중국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중국은 앞서 벌어진 싱가포르와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7-6 신승을 거두고 8강에 올라왔다.

또한, 이날 '커 형제'가 출전한 대만도 강호 네덜란드를 7-2로 가볍게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고, 32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A를 꺾었던 필리핀은 이번에는 스페인B를 7-2로 누르고 8강에서 대만과 맞붙게 됐다.

한편, 이번 대회에 8강에는 아시아 4개국을 비롯해 유럽의 영국-오스트리아, 독일-폴란드 등 4개국이 올라와 준결승에서 아시아 대 유럽의 흥미로운 승부가 벌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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