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김보미를 꺾고 결승에 오른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2023-24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김보미를 꺾고 결승에 오른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31번째 LPBA 투어 중 10번째 결승에 진출했다. 기분이 어떤가?

너무 행복하고 좋다. 모든 시합 중에서 개막전이 가장 긴장이 많이 된다. 오랜만에 하는 시합이기도 하고 비시즌 동안 여러 가지 준비한 것들을 펼쳐 놓는 자리라 많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긴장이 되기도 한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승까지 올 수 있어서 기쁘다.

 

이번 대회 동안 파격적인 의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사실 그렇게 파격적이지도 않다. 원래 포켓대회 때는 이런 의상을 많이 입었다. 날씨도 덥고, 민소매가 공 치기도 편하다. LBPA 투어를 하면서 당구복이 따로 없어서 선수들이 골프복을 입고 있는데, 제가 당구선수인 걸 모르는 분들은 '골프선수냐? 왜 골프복을 입냐?'고 묻기도 한다. 그래서 좀 다른 의상을 입고 싶었다. 좀 더 나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고, 스스로 편해서 입은 의상이다.

 

김보미 선수와의 준결승전에서 승부를 가른 순간은 언제인가?

1세트까지는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그런데 2세트부터 갑자기 컨디션이 훅 떨어졌다. 3세트에도 감각을 회복하려고 노력했는데 계속 안 돌아왔다.

문제는 그 원인을 시합 중에는 찾을 수가 없다. 딴생각을 한 것도 아니었고, 처음 결승에 올라가는 준결승 경기도 아니었는데 어디서부터 잘 못 됐는지 모르겠더라.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라 당황했다.

3세트를 지더라도 4, 5세트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 상태라면 5세트를 가도 답이 없었다. 어떻게든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운이 따라줘서 4세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원인이 되는 순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원뱅크에서 실수를 했는데, 굉장히 쉬운 원뱅크였다. 안 맞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구질 자체를 구사하지 못했다. 그 순간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회복의 순간은 언제였나?

4세트 10이닝에 3:9로 지고 있다가 11이닝에 4득점을 쳤는데 그 순간인 것 같다. 어떤 계기로 4점을 쳤는지도 모르겠다.

검정색 민소매와 레깅스로 멋을 낸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검정색 민소매와 레깅스로 멋을 낸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LPBA 첫 시즌 때 김보미와 한 차례 붙어서 그때는 졌다. 김가영 선수가 보기에 김보미는 어떤 선수인가?

파워풀하고, 거침없고, 감각이 좋다. 딱 MZ 세대의 당구선수다. 팀리그에서 김보미와 한 팀에서 한 시즌을 같이 보내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기도 하고.

 

오수정과 김민아 중 결승 상대로 누굴 원했나?

두 선수 모두 결승에서는 못 만나본 선수라 누구든 좋다.

 

이제까지 9번 결승에 진출해서 5번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 순간이 있나?

우승은 다 좋다.

 

그동안 서바이벌 예선 탈락도 2번 밖에 없다. 이번 대회부터는 서바이벌이 없어지고 25점제 1:1 단판 경기를 했는데, 어땠나?

서바이벌은 서바이벌대로 어렵고, 25점제는 25점제대로 어려웠다. 사실 절대로 50분 동안 25점을 못 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20점밖에 못 쳤다. 내가 오만했다.

 

포켓볼 챔피언으로 살다가 '3쿠션 비기너'로 시작했다. 이렇게 잘할 줄 알았나?

뭐든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3쿠션을 시작할 때 '열심히' 할 자신이 있었고, 열심히 하면 3쿠션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은 있었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