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1부 투어에 올라왔던 권혁민이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16강에 진출해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사진=김도하 기자
3년 만에 1부 투어에 올라왔던 권혁민이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16강에 진출해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사진=김도하 기자

또 한 번 'PBA 드림'이 탄생할까. 프로당구(PBA) 투어 개막전 16강에 올라온 권혁민(44)은 프로 5년 차 선수다.

그는 이번 23-24시즌 개막전 16강에서 'PBA 챔피언'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지난 16일 열린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권혁민은 황득희(에스와이)에게 세트스코어 3-0의 완승을 거두고 사상 처음 1부 투어 16강에 진출했다.

앞서 128강에서 만난 'PBA 유망주' 김태관(크라운해태)을 비롯해 64강 김영섭, 32강 황득희 등을 연달아 꺾었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었지만, 권혁민은 착실하게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세 경기를 차례로 3-0, 3-1, 3-0 완승을 거뒀다.

프로 출범부터 3년 동안 드림투어(2부)를 뛰며 1부 투어에 진출을 위해 갈고닦은 권혁민은 쉽지 않은 상대다.

그는 21-22시즌 드림투어 랭킹 1위에 올라 2부 투어를 제패하고 지난 22-23시즌에 1부 진출 목표를 이뤘다.

아마추어 시절 경기도당구연맹 소속으로 각종 대회에 입상하고 도민체전, 전국체전에 나가기도 했고, 지난 2019년 PBA가 출범했을 때 가장 먼저 도전장을 던진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국내랭킹에서 밀려 1부로 직행하지 못했고, 드림투어부터 한 계단씩 올라간 'PBA 드리머'다.

당시 권혁민의 실력은 드림투어 이상이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었다. 프로의 출발을 알린 19-20시즌 개막전 드림투어 경기에서 그는 5번의 서바이벌 레이스를 모두 1등으로 통과할 정도로 강했다.

그런데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당구클럽으로 유명한 자이언트당구클럽을 운영하면서 선수생활을 병행하다 보니 1부로 올라오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개막전 128강전에서 경기하는 권혁민. 그는 이 경기에서 '김행직 동생' 김태관(크라운해태)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다.   사진=김도하 기자
이번 개막전 128강전에서 경기하는 권혁민. 그는 이 경기에서 '김행직 동생' 김태관(크라운해태)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다.   사진=김도하 기자

20-21시즌 드림투어 6차전에서 권혁민은 처음 4강에 올랐다. 특히 서바이벌에 강한 실전 실력파인 그는 드림투어에서 열린 마지막 서바이벌전을 4번 모두 1등에 올랐을 정도.

다음 21-22시즌부터 서바이벌이 없어지고 1 대 1 매치로 예선전 룰이 개정됐는데, 이때부터는 아예 본격적인 드림투어 제패에 나섰다.

권혁민은 21-22시즌 드림투어 개막전에서 사상 첫 프로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결승에서 꺾은 상대가 현재 1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명진이었다.

그 시즌에 우승과 준우승, 4강에 오르며 활약했고, 드림투어 시즌 랭킹 1위로 마침내 1부 투어에 정식으로 입성하게 됐다.

지난 22-23시즌 개막전부터 1부 투어를 모두 출전한 권혁민의 시즌 최고 성적은 32강.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프로 최고의 선수들이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경쟁하는 1부 데뷔 무대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과거 자이언트당구클럽에서 만났던 권혁민은 "PBA는 우리 당구선수 모두의 꿈이다. 지금은 비록 2부 선수지만 프로 당구선수로 뛸 수 있어서 기쁘다. 시간이 걸려도 최선을 다해서 꼭 1부 투어에 올라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착실하게 계단을 밟아 목표를 달성한 그는 지난 시즌 8개 투어에 모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고, 마침내 이번 23-24시즌 개막전에서 16강에 올라 최고 성적을 올렸다.

단시간의 성과에 기대지 않고 한 계단씩 차례로 밟고 올라가 결국 1부 투어 16강까지 가게 된 'PBA 드리머' 권혁민.

그가 이번 16강전에서 또 한 번 꿈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혁민은 17일 저녁 7시에 사파타를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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