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세미 사이그너(휴온스)가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치열한 프로당구(PBA) 투어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16일 밤 11시에 열린 PBA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사이그너는 김남수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사이그너는 이번 23-24시즌에 데뷔한 세계 톱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16강에 살아남았다.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를 비롯해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 최성원(휴온스), 이충복, 응우옌득안찌엔, 뤼피 체넷(이상 하이원리조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이번 시즌 PBA 투어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모두 탈락하고 사이그너 혼자만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32강전에서 사이그너는 막강한 공격력과 노련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58분 만에 완승을 거뒀다.
그동안 PBA 팀리그와 개인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김남수는 PBA 투어에 빠르게 적응한 사이그너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이그너는 이번 경기 3세트 동안 총 18번 타석 중 15번을 득점과 연결했고, 하이런 8점과 애버리지 2.5를 기록하며 김남수를 꺾었다.
1세트에서 사이그너는 1이닝부터 2-3-2-5-1 연속타로 13점을 득점, 8이닝 만에 15:7로 승리했다. (1-0)
2세트는 초구에 8점을 득점한 뒤 3이닝에서 끝내기 7점타를 터트려 11분 만에 15:3으로 따냈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월등하게 경기를 리드하고 있던 사이그너는 3세트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3세트에서 사이그너는 7번의 타석을 모두 득점하며 7이닝 만에 15:6으로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날 64강전에서 조건휘(SK렌터카)와 대결한 사이그너는 2점짜리 뱅크 샷을 성공시켜 2:1로 신승을 거두고 32강에 올라왔다.
앞서 데뷔전이었던 128강전에서는 서현민을 상대로 3-0의 완승을 거두고 PBA 투어에 안착한 바 있고, 이날까지 3번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프로 무대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이그너는 17일 열리는 16강전에서 '블루원 엄주장' 엄상필(블루원리조트)과 8강 진출을 다툰다.
프로당구 원년에 데뷔했다가 네 시즌 만에 돌아온 베트남의 즈엉아인부(에스와이)도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32강까지 무난하게 통과했다.
같은 날 열린 32강전에서 즈엉아인부는 '투어 챔피언' 강민구(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16강에 올라갔다.
즈엉아인부는 1세트를 12이닝 만에 15:11로 차지한 뒤 2세트도 11이닝 만에 15:8로 따내 2-0으로 앞섰다.
3세트에서는 강민구의 하이런 12점이 터지면서 4이닝 만에 4:15로 패했지만, 곧바로 4세트를 8이닝 만에 15:5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외국 선수 중에서는 사이그너와 즈엉아인부를 비롯해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 응우옌후인프엉린(하이원리조트) 등 5명이 16강 관문을 넘었다.
사파타는 오성욱(NH농협카드)과 벌인 치열한 승부를 3-2로 이겼고, 팔라존은 오태준(크라운해태)을 3-1, 응우옌후인프엉린은 강동구를 3-0으로 꺾었다.
반면, 체넷은 한국의 이상대(웰컴저축은행)에게 1-3으로 져 32강으로 프로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국내파 강호' 조재호(NH농협카드)와 강동궁(SK렌터카)도 32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합류했다.
조재호는 김봉철(휴온스)을 세트스코어 3-1, 강동궁도 박동준에게 3-1 승리를 거뒀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장남국이 튀르키예의 사와쉬 불루트를 3-0으로 꺾었고, 김병호(하나카드)는 아드난 윅셀(튀르키예)에게 3-1로 승리했다.
그 밖에 이상대와 신정주(하나카드), 엄상필, 박인수, 최명진, 권혁민, 황지원 등도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16강에서는 △ 사이그너-엄상필 △ 사파타-권혁민 △ 즈엉아인부-박인수 △ 팔라존-최명진 △ 응우옌후인프엉린-황지원 △ 조재호-장남국 △ 강동궁-이상대 △ 김병호-신정주의 대결이 벌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