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투어는 정상급 선수에게도 쉽지 않은 무대다.
15점 치기 세트제와 뱅크샷 2점, 매 경기 달라지는 초구 등 새로운 룰에 따른 변수가 승부를 더 치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PBA 2년 차인 2021-22시즌 중간에 데뷔한 조재호(NH농협카드)는 다음 2022-23시즌까지 월드챔피언십까지 10회 투어에 출전하는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결승에 두 차례 올라갔지만, 먼저 프로에서 자리 잡은 에디 레펜스(SK렌터카)와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에게 패해 기회를 놓쳤다.
지난 2022-23시즌의 시작은 조재호 자신이나 그의 프로 우승을 기다리는 팬들이나 모두 절실했던 상황에서 개막전이 열렸다.
8강전에 만난 김봉철(휴온스)이 고비였으나, 3-2로 어렵게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고,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를 4-1로 꺾으며 다시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조재호와 결승에서 맞붙은 선수는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앞서 2021-22시즌 개막전 8강에서 조재호는 사파타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당시 사파타는 월드챔피언십 우승 1회, 준우승 1회, 투어 준우승 3회 등 프로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투어 우승을 하지 못해 당시 조재호와 치른 개막전 결승이 4번째 도전이었다.
조재호에게도 사파타는 쉽지 않은 상대였으나, 결승전이라는 무대가 또 다른 변수였다.
당구대 한 대에 시선이 집중된 부담감을 이겨내야 하는 결승전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조재호가 사파타보다 훨씬 경험이 많았다.
프로 결승에서 처음 맞붙는 두 선수의 대결. 과연 투어 첫 우승을 누가 먼저 차지할 것인지, 큰 관심 가운데 시작됐다.
이 개막전 결승 승부에서 조재호는 세트스코어 4-1로 사파타를 꺾고 마침내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세트마다 하이런 11점과 9점, 7점 등 장타를 쏟아낸 조재호의 완승이었다.
우승 인터뷰에서 조재호는 "정말 우승이 하고 싶었다. 물론, 나는 준우승 두 번도 잘한 거라고 생각하지만, 주변의 기대는 달라 보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결승전에서 집중이 잘 돼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기쁘다"라고 말하며 모처럼 만에 활짝 웃어 보였다.
사파타는 다음 2차 투어에서 결승에 또 올라가 한국의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4-3으로 누르고 정규투어 5번째 결승 도전 만에 첫 우승을 이뤄내기도 했다.
2023-24시즌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시즌에는 과연 누가 개막전에서 축포를 터트릴 것인지 주목된다.
프로당구 새 시즌 개막전은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