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무승부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   빌리어즈 자료사진
극적인 무승부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   빌리어즈 자료사진

한국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9위)가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H조에서 막판까지 제러미 뷰리(프랑스·11위)와 치열하게 싸웠던 조명우는 1승 1무 1패로 조 2위에 올라 16강행 마지막 티켓을 잡았다.

26일(한국시간) 오후 10시에 3라운드 경기에 나선 조명우는 1승 1패 동률이던 뷰리와 진땀 나는 승부를 벌였다.

2승을 거둔 로빈슨 모랄레스(스페인·63위)가 3라운드에서 외메르 카라쿠르트(튀르키예·115위)를 19이닝 만에 40:32로 꺾고 3승으로 H조 1위를 확정한 상황이어서 조명우와 뷰리의 2위 싸움은 더 치열했다.

조명우는 경기 초반에 10이닝까지 5:20으로 크게 뒤지며 고전했다. 그리고 24이닝 타석에 들어설 때 점수가 29:39. 뷰리가 1점밖에 남지 않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후구를 잡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쫓아가면 뷰리가 40점을 먼저 쳐도 후구 초구 포지션에서 대량 득점을 올려 무승부를 노려볼 만했다.

1라운드에서 애버리지 3.077을 기록한 조명우는 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 뷰리와 1승 1무 1패 동률이 되면 2위 티켓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다만, 뷰리가 남은 1점을 치기 전에 11점 차의 거리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에 성패가 걸려 있었다.

24이닝 공격에서 4점을 쳐서 33:39까지 따라붙은 조명우는 뷰리의 25이닝 공격이 실패하자 2점을 다 쫓아갔다. 

35:39로 많이 좁혀진 가운데 뷰리가 다시 26이닝에 점수를 내지 못했다.

뷰리가 넘겨준 포지션이 좋지는 않았지만, 조명우는 계속 난구를 풀어가며 침착하게 점수를 보탰다.

조명우는 26이닝 공격에서 4점을 득점, 마침내 39:39 동점을 만들었다. 28이닝에서 뷰리가 먼저 1점을 쳤지만, 조명우가 후구에서 초구를 놓치지 않고 득점시켜 40:4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조명우는 1승 1무 1패, 애버리지 2.017로 H조 2위에 올라 힘겹게 16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말 이집트에서 열린 '샤름엘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을 우승했던 조명우는 올해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당구월드컵에서는 8강까지 올라갔다.

이번 대회에서도 16강 문턱을 넘어서면서 3회 연속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조명우 경기 장면.  사진=아프리카TV 중계화면 캡처
조명우 경기 장면.  사진=아프리카TV 중계화면 캡처

허정한(경남·세계랭킹 14위)은 이날 E조에서 2승 1패(Avg. 1.712)로 1위를 차지했다.

E조는 허정한과 도응우옌쭝하우(베트남·78위), 김행직(전남·7위)이 나란히 2승 1패를 기록해 애버리지로 순위가 결정됐다.

먼저 2승을 거둬 16강 진출이 유력했던 허정한은 3라운드에서 김행직(전남·세계 7위)에게 30이닝 만에 33:40으로 패했지만, 애버리지가 가장 높아 1위에 올랐다.

2위는 베트남의 도응우옌쭝하우가 차지했다. 1승 1패였던 도응우옌쭝하우는 같은 시각 열린 3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의 김동룡(서울)을 상대로 하이런 15점을 치며 22이닝 만에 40:31로 승리했다.

김행직도 1승 1패에서 허정한을 꺾고 2승 1패가 됐지만, 도응우옌쭝하우가 애버리지 1.644로 2위, 김행직이 1.315를 기록해 3위에 머물렀다.

허정한은 이번 16강 진출로 당구월드컵에서 5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행직은 코로나 이후 재개된 당구월드컵에서 준우승과 4강 등 꾸준하게 16강 이상에 올라갔으나, 2021년 11월 베겔 대회 이후 9번째 대회 만에 처음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허정한.    빌리어즈 자료사진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허정한.    빌리어즈 자료사진

한편, F조 안지훈(대전)은 1승 2패로 3위에 머물러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앞서 C조 1위에 오른 김준태(경북체육회)와 D조 1위 차명종(인천체육회)이 16강에 올라갔다.

이번 대회 32강 리그에 9명이 올라온 한국은 허정한과 김준태, 차명종, 조명우 등 4명이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16강에 국가별로는 한국이 4명으로 가장 많고 7명이 진출한 개최국 베트남은 16강에 2명이 진출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과 튀르키예가 각각 2명,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독일, 스웨덴, 이집트 등이 각각 1명씩 올라왔고, 벨기에는 디펜딩 챔피언 에디 멕스(세계 5위)가 떨어지면서 단 1명도 16강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6강에서는 조명우와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가 대결하고, 차명종-쩐뀌엣찌엔(베트남), 허정한-톨가한 키라즈(튀르키예), 김준태-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등의 승부가 벌어진다.


◆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 대진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vs 호세 마리아 마스(스페인)

허정한(한국) vs 톨가한 키라즈(튀르키예)

김준태(한국) vs N.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사메 시덤(이집트) vs 도응우옌쭝하우(베트남)

로빈슨 모랄레스(스페인) vs 마틴 혼(독일)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vs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차명종(한국) vs 쩐뀌엣찌엔(베트남)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 vs 조명우(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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