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루카 브리셀(28)이 프로스누커투어(WST)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WST 제공
벨기에의 루카 브리셀(28)이 프로스누커투어(WST)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WST 제공

프로스누커(WST) 월드챔피언십에서 지난 10년 동안 5번이나 1라운드 탈락했던 선수와 10년 동안 4번 결승에 올라 4번 우승한 선수의 대결.

결국, 영원한 승자는 없었다. 1라운드 5번 탈락을 당했던 루카 브리셀(28·벨기에) 월드챔피언십 결승 4전 전승의 마크 셀비(39·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캐롬 강국인 벨기에는 사상 처음 프로스누커 세계챔피언을 배출했고, 유럽 본토 선수로는 스누커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챔피언십 우승자가 나왔다.

브리셀은 2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2023 카주 월드스누커챔피언십' 결승전에서 18-15로 셀비에게 승리했다.

8강에서는 월드챔피언십 8번째 우승에 도전하던 '디펜딩 챔피언' 로니 오설리번(47·잉글랜드)을 13-10으로 꺾었고, 16강에서는 월드챔피언십 3회 우승자인 마크 윌리엄스(48·웨일스)에게 13-11로 승리하는 등 브리셀은 우승까지 프로스누커 세계챔피언 3명을 차례로 격파했다.

앞서 준결승전에서 브리셀은 중국의 신성 스지아후이에게 5-14의 열세를 11연승으로 뒤집고 결승에 올라 화제가 됐다.

결승 세션1, 2까지 9-8로 앞섰던 브리셀은 세션3를 6-2로 크게 리드하며 15-10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세션4에서 3-5로 뒤져 막판에 16-15까지 따라잡히기도 했다가 이후 두 프레임을 연달아 따내며 결국 승리했다.

브리셀은 이날 후반전에도 컨디션이 좋았다. 세션3 첫 프레임을 113점 센추리브레이크로 승리한 브리셀은 다음 프레임도 73:0으로 승리했고, 이어서 101점과 141점 센추리브레이크를 성공시키며 4연승을 달렸다. (13-8)

다음 두 프레임을 35:86, 56:78로 셀비에게 내줘 13-10까지 추격을 당했다가 곧바로 119점 센추리브레이크를 성공시켜 위기를 벗어났다.

결승에서 경기하는 브리셀.  사진=WST 제공
결승에서 경기하는 브리셀.  사진=WST 제공

세션3 마지막 프레임도 60:40으로 승리한 브리셀은 15-10으로 우승까지 단 세 프레임만 남겨놓게 됐다.

우승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월드챔피언십 결승전만 6번째인 셀비는 마지막 세션4에서 5연승을 거두며 16-15,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흐름 상 브리셀이 내리막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역전도 우려되는 상황.

그러나 브리셀은 마지막 두 프레임에서 침착하게 득점을 이어갔고, 66:2, 11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18-15)

프로 13년 차인 브리셀은 그동안 랭킹토너먼트 3승을 거두며 벨기에 국적의 선수로는 유일하게 톱랭커로 발돋움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브리셀은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자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며 "특히, 오설리번과 윌리엄스에 이어 결승전에서 가장 힘든 상대였던 셀비를 이긴 것은 정말 대단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16-13에서 너무 긴장해서 샷을 할 수 없었고 긴 볼을 많이 놓치면서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셀비는 더 강해져서 나를 너무 곤경에 빠트렸다. 그런 기분이 들면 감당하기가 정말 힘들다. 다시 안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필요했다. 마지막 16-15에서 51점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그 이후 좀 더 편안해졌다"라고 결승전을 돌아봤다.

"우승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현실로 받아들이려면 몇 주가 걸릴 것 같다"며 "지난 며칠 동안 벨기에에서 스누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 기대가 된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승리를 자축하는 브리셀.  사진=WST 제공
승리를 자축하는 브리셀.  사진=WST 제공
브리셀과 포옹하며 우승을 축하하는 셀비.  사진=WST 제공
브리셀과 포옹하며 우승을 축하하는 셀비.  사진=WST 제공

준우승에 머문 셀비는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싸웠고 브리셀은 이틀 동안 환상적인 경기를 펄쳤다. 오늘은 그의 날이다"라며 축하해 주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랭킹 10위에 있던 브리셀은 사상 처음 2위까지 순위가 치솟았고, 우승상금 50만파운드(한화 약 8억 3764만원)를 받아 총획득상금 185만파운드(약 31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월드챔피언십 결승 4전 4승의 무패 전적을 자랑하던 셀비는 17년 만에 결승에서 패배를 당했다. 

준우승에 머문 셀비는 20만파운드(약 3억3500만원)를 받아 총획득상금은 746만파운드(약 125억원)가 됐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