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통합 대한체육회 설립 등기... 사실상 72시간도 의미없어

한국 당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당구 종목을 살리려면 박종화 회장이 희생하라. 시간이 많지 않다. 72시간 남았다”

당구 종목의 생존을 볼모로 비리를 감추겠다는 행태가 결국 당구의 목숨줄을 잡았다.

자신들의 비리에서 촉발된 문제를 박종화 회장의 학력 문제로 전가시키다 실패하자, 끝내 당구 종목의 생존을 마지막 볼모로 쥐어 잡고 말았다.

지난 두 번의 정기총회 시도가 서울, 인천, 대전, 전남, 광주 등 9개 시도연합회의 대의원들의 불참으로 성원이 되지 못해 끝내 무산이 된 가운데, 이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대의원 18명은 다시 보이콧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당구 종목은 통합이 되더라도 한쪽 단체가 해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 통합이 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어 그 결과로 단체 지위 강등이라는 철퇴를 맞게 된다. 

이들이 무엇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엄청난 집단행동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당구 종목의 생존을 볼모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협상을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1,200만 명 동호인과 900명의 당구선수, 아직 수는 적지만 당구선수를 목표로 꿈을 키우고 있는 100여명의 꿈나무들까지 짓밟는 비도덕적인 집단 행동이다.

지금까지 그들은 ‘파면당한 A씨의 명예회복’, ‘박종화 회장의 무조건적인 사퇴’, ‘그 둘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을 원천 무효화’ 등을 주장해 왔다. 

문장 하나로 정리하면, “박종화 회장이 사퇴하고 비리 등의 문제를 덮어주자”는 것이다. 그동안 두 차례의 간담회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펼친 주장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박종화 회장 재신임 또는 자진사퇴
▲ 전 사무처장 A씨에 대한 횡령 혐의 고발 취하
▲ A씨에 대한 징계를 파면에서 권고사직으로 조정
▲ <월간 스포츠당구> 발행금지가처분신청 취하
▲ A씨에 대한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인장부정사용 혐의 등 고소 취하 
▲ 우인구 사무처장 인준 불가
▲ 박 회장을 폭행하여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대의원 B씨 고소 취하
▲ 박 회장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여 고소당한 대의원 C, D씨 고소 취하
▲ 시도연합회장 E씨의 보조금 불법 전용 징계 해제

이러한 요구사항은 A씨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박 회장을 사퇴시키고 A씨의 회복과 자리 보존, 또는 A씨를 돕다 법적 판단 대상이 된 이들에 대한 법적 절차 및 징계 절차 철회 등으로 귀결된다.

박 회장은 학력, 부인, 아들까지 들먹이는 협박과 명예훼손, 그리고 전치 4주의 폭행까지 당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제거 1순위 대상이었던 박 회장이 이렇게 버텨낼 줄 아마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박 회장은 2015년 2월 5일 3년의 임기를 보장 받은 선출직 회장이어서 지금처럼 악다구니를 부려서 몰아낼 수 없다는 사실도 이제는 깨달았을 것이다. 

박 회장을 궐위시키고 나서 모 부회장을 회장대행으로 앉혀 놓고 상황을 유리하게 덮고 정리하겠다는 계획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지난 16일 박종화 회장의 사퇴 요구와 관련하여 "인준취소 불가능, 정관에 없는 재신임 요구 불가능, 정관에 따라 불신임 절차밖에 진행할 수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거듭되는 논란을 털고 가기 위해 ‘회장 불신임안’을 17일 열렸던 정기총회 안건에 상정하게 됐지만, 대의원 18명이 불참하여 성원에 미달했다.

이들 중 3명만이라도 오기를 정말 애타게 기다렸지만 끝내 아무도 오지 않았고, 결국 국체회 직원은 전국당구연합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는 보고서를 올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종화 회장과 대의원 14명은 마지막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십시오. 당구를 도와주십시오”라는 간절한 부탁은 “그동안 많이 드렸다”는 허무한 답변으로 묵살됐다. 

그래도 박종화 회장을 비롯한 14명의 대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관리단체 지정 절차를 밟는 것과 관계없이 22일 오후 2시에 세 번째 정기총회 날짜를 다시 잡았다.

정상적으로 박 회장을 사퇴시킬 방법이 없다면 나머지 18명의 대의원들은 이제 집단 행동을 그만 하고 총회에 나와야 한다. 

전국당구연합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어 박종화 회장이 사퇴하면 모 부회장을 회장대행을 하면서 모든 것이 덮어지고 감춰질 것이라는 계획은 결코 불가능하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집행부는 총 사퇴한다. 

씨름협회도 비리로 파면당한 전 사무국장 측이 내세운 회장이 새로 당선되었지만, 체육회에서 인준을 내주지 않았고 결국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비리 세력 측의 인사가 회장이 되면 민원은 계속 제기될 것이고 대한체육회에서 인준을 내려주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 남은 시간은 72시간도 없다. 대한체육회 법적 등기일이 21일, 내일이다. 

법적 등기가 완료되면 더 이상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애초에 통합설립기획단에서는 18일을 최후 통첩일로 통보했던 것이다.

통합 체육단체 법정 가입 기간은 27일이지만, 단체 해산의 최종 기한은 18일이었다는 것이다.

당구와 함께 지연 대상 종목이었던 보디빌딩협회가 18일 극적으로 해산 총회를 보고했다.

결국, 당구 한 종목만 남았다.

오늘, 그리고 내일 오전에 어떻게든 당구는 해산 절차에 대한 가닥을 잡아야 한다. 아래 32인의 전국당구연합회 대의원들 손에 당구의 운명이 달렸다.


<전국당구연합회 대의원 32인>

서울 - 태현선, 이남영
경기 - 마광현, 변만주
인천 - 김영수, 김영조
강원 - 김운근, 남영
대전 - 이철희, 김재호
세종 - 류제규, 이진명
충북 - 강원일, 이한근
충남 - 박승덕, 이시우
광주 - 정건표, 김대봉
전북 - 이정길, 이병주
전남 - 김용구, 정철
대구 - 배영대, 김정동
경북 - 이병규, 이동언
경남 - 방효성, 김수웅
울산 - 김영길, 김정수
부산 - 안상철, 윤미화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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