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률 추모배 3쿠션 오픈 당구대회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지난 3월 12일(토)부터 시작된 고 김경률 선수를 추모하기 위한 ‘김경률 추모배 3쿠션 오픈 당구대회’가 16일(수)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조재호, 강동궁 등 고 김경률 선수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당구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구성한 ‘김경률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김경률 추모배 3쿠션 오픈 당구대회는 당구선수 뿐 아니라 김경률을 기억하는 많은 동호인들이 함께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뉘어 치러진 이번 대회에는 55팀의 팀이 단체전에 출전했으며, 개인전에는 248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승부를 겨뤘다.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강동궁, 이상대, 최경영, 양우철 팀
단체전 준우승 정해명, 윤성하, 유명호, 박배경 팀
단체전 
선수와 동호인 등 4명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한 단체전은 두 번의 개인전과 한 번의 복식으로 경기가 진행되었으며, 55개의 팀 중 권익중・김세천・김기현・이상복 팀과 권국희・이병진・이정일・최종현 팀, 박광렬・이홍영・정성윤・이지연 팀, 강동궁・이상대・최경영・양우철 팀, 황득희・조명우・용운행・이진영 팀, 이정익・정연철・장병대・박수향 팀, 정해명・윤성하・유명호・박배경 팀, 강인수・오성욱・박종화・홍진규 팀이 본선 8강에 이름을 올렸다. 
 
8강 경기는 모든 팀의 승패가 단식 경기로 결정되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황득희와 조명우가 속했던 팀이 대구의 이정익・정연철・장병대・박수향 팀에 단식 2연패를 당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권국희・이병진・이정일・최종현 팀과 강동궁・이상대・최경영・양우철 팀, 그리고 정해명・윤성하・유명호・박배경 팀이 단식 두 경기에서 각각 2승씩을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황득희의 팀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이정익의 팀은 아쉽게도 정해명의 팀에게 패하며 결승 문 앞에서 공동3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반면, 권국희・이병진・이정일・최종현 팀은 또 다른 강팀인 강동궁의 팀을 만나 먼저 단식에서 1승을 챙겼으나 두 번째 단식에서 패하며 1-1로 동률을 이루었다. 결국 승패는 강동궁의 팀이 마지막 복식 경기에서 승리하며 결정되었다. 
 
강동궁・이상대・최경영・양우철 팀과 정해명・윤성하・유명호・박배경 팀의 결승전 경기는 단식과 복식 각 한 게임으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먼저 강동궁과 윤성하의 단식 경기에서는 강동궁이 윤성하를 가볍게 제압하며 1승을 챙겨 1-0의 스코어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벌어진 이상대와 양우철 대 정해명과 박배경의 복식 경기 역시 이상대와 양우철이 승리하며 2-0의 완벽한 스코어로 강동궁・이상대・최경영・양우철 팀이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 환호하는 서현민 선수
개인전
7점제 세트 경기로 치러진 개인전 경기는 기존의 경기 방식과 달라 사뭇 빠르게 전개되었다. 5전 3선승의 예선전과 7전 4선승의 본선 1차전을 통과한 선수들이 9전 5선승의 32강 본선 2차전을 치렀다.
 
7점제의 경기는 동호인과 선수의 실력 격차를 어느정도 해소해 상당수의 동호인이 32강 본선 2차전에 올라 현역 선수들과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쳤으며, 반면 조재호 같은 톱랭커들이 순간의 방심으로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서현민(충남), 최재동(강원), 이충복(서울), 박흥식(서울), 정해창(경기), 오성욱(서울), 김현석(광주), 이정익(대구)이 본선 8강에서 대결을 벌인 끝에 서현민이 5-4로 최재동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으며, 박흥식 역시 이충복을 상대로 5-4의 접전 끝에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오성욱은 5-2로 정해창을, 이정익은 5-3으로 김현석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공동3위의 이정익(대구)
공동3위 박흥식(좌)과 이정익(우)
서현민이 먼저 박흥식을 5-2로 꺾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결승행을 결정지었다. 오성욱과 이정익의 준결승전에서는 이정익이 먼저 3세트를 손에 넣으며 3-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하며 오성욱을 제압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오성욱이 전날의 기량을 되살리며 연달아 3세트를 따내며 3-3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남은 두 세트마저 먼저 손에 넣으며 3-5로 이정익에게서 역전승을 거뒀다. 
 
준우승을 차지한 오성욱(서울)
개인전 우승자 서현민(서울)

서현민과 오성욱의 결승전. 첫 세트를 손에 넣은 서현민이 먼저 앞서 나가기 시작했으나 오성욱이 이내 두 번째 세트를 따내며 1-1 동점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후 세 세트를 내리 따낸 서현민은 4-1까지 앞서 나가며 시합을 정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내 한 세트를 더 따낸 오성욱은 4-2로 추격의 시동을 걸었지만 준결승전에서와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서현민에게 마지막 1세트를 내어주며 5-2로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첫 번째 열린 김경률 추모배 3쿠션 오픈 당구대회는 서현민의 우승으로 끝을 맺었다. 
 
대회가 모두 끝난 후 당구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김경률 선수를 추모하는 순서를 가지며 김경률 선수가 당구에 남긴 의미를 되짚어 보았다.
 
특히 이 자리에는 고 김경률 선수의 가족이 함께 참석해 김경률 선수가 여전히 당구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추모사를 낭독하는 조재호 선수
고 김경률 선수의 부친인 김호남 씨는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여전히 김경률 선수를 아끼는 많은 사람에게 감사를 표했으며, 조재호 선수가 선수를 대표해 추모사를 낭독했다. 또한 김경률 추모위원회 측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모은 기부금을 부인인 김윤정 씨에게 전달했다. 
 
김경률 선수가 보여준 당구에 대한 애정과 수많은 업적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그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어떤 의미인지. 비록 그가 우리와 함께 웃으며 당구를 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그가 우리 곁에서 함께 할 것임을 믿는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