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성공적인 세계3쿠션선수권대회가 갖는 의미

2014 서울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사진 우철>

1988년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서방에서는 변방의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과연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 것인지 반신반의했다. 올림픽은 선진국 중심으로 개최되었는데, 한국은 개발도상국에 불과했고 더군다나 전시 중인 분단국가였다.

스포츠를 통한 동서의 화합, 이념과 체제의 갈등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된 88 서울 올림픽은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한국이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한국은 88 올림픽을 발판 삼아 국제 사회에서 선진국들과도 당당하게 마주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국가’라는 타이틀을 통해 많은 나라에 신뢰를 주어 수교를 맺을 수 있었고,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의 과감한 진출하는 판로를 구축하여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는 기반이 될 수 있었다.

근대 사회에서 한국의 성장은 올림픽과 스포츠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한강의 기적’은 그 88 올림픽이 열렸던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된 셈이다.

종합운동장은 그러한 의미에서 역사적 가치가 깊은 곳이다.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린 최초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그저 잠실야구장이나 공연장, 또는 생활체육 시설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지만, 잠실 종합운동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중심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소임은 분명하다.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개최 장소가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결정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순간 가슴이 설레었다. 종합운동장이 담고 있는 도약과 전진의 가치가 한국 당구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과연 어떤 도약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한국 최초로 3쿠션 세계 챔피언이 탄생했다. 최성원은 끝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했다. 피땀 어린 노력 끝에 맺은 결실, 그것을 바탕으로 최성원 역시 도약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자, 이제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리가 얻은 결과와 성과를 가지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 수년 동안 월드컵을 치르면서 세계 당구계에 한국은 중요한 국가로 성장했다. 이제는 세계 당구계가 어떤 발전을 모색할 때 한국은 그 중심에서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대한당구연맹 장영철 회장은 아시아캐롬당구연맹(ACBC) 회장과 세계당구연맹(UMB) 부회장을 역임하며 세계 당구계에서 한국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져가고 있고, 향후 아시아당구선수권대회와 같은 큰 이벤트를 성사시켜 당구의 발전을 모색하는 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

세계 속에서 당구가 스포츠로 발전하고 한국 스포츠에서 당구가 바로 서야 할 중요한 시기임을 인식해야 한다. 1988년 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된 한국의 도약이 2015년에는 세계 당구와 한국 당구의 새로운 도약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계3쿠션선수권대회를 기반으로 우리는 다시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 멈추지 말고 말이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