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대망의 첫 우승 월드컵 손에 넣고, 시상대 위에 최성원, 김경률 등 3명의 한국 선수 나란히 올라

2014년의 첫 3쿠션 월드컵인 이스탄불 3쿠션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3쿠션 월드컵이 그 서막을 열었다.
프레데릭 쿠드롱을 비롯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물론 우리나라의 김경률, 최성원, 조재호, 강동궁, 허정한, 이충복 등을 포함한 국내의 톱 랭커들도 총출동했다.
예선 결과 김재근, 조재호, 허정한, 이충복, 황형범, 최성원, 김경률, 강동궁 등 총 8명의 한국 선수들이 32강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32강에서는 다케시마 오를 상대로 40:26으로 승리한 김재근이 한국 선수 중 16강에 제일 먼저 올랐으며, 조재호는 딕 야스퍼스를 14이닝 만에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또한, 이충복은 토브욘 블롬달을 15이닝 만에 꺾었으며, 김경률은 크리스티앙 루돌프를 하이런 14점으로 제압하며 16강에 올랐다.
강동궁은 터키의 뤼트피 세네트를 40:17로, 허정한과 최성원의 32강에서는 40:40으로 승부치기 접전 끝에 최성원이 16강에 올랐다.
허정한이 39:34로 먼저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으나 마지막 1점을 놓치며 39:37까지 추격을 허용하더니 40점을 먼저 얻은 상황에서 후공의 최성원의 추격을 막지 못하고 결국 승부치기 끝에 16강 자리를 최성원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16강
마르코 자네티를 만난 강동궁은 경기 초반부터 게임의 흐름을 주도하며 끝까지 흐름을 놓치지 않고 결국 게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으며, 장 폴 드브루인과 만난 최성원은 꾸준히 점수를 쌓으며 35이닝에 40:25로 먼저 점수를 완성했다. 예상대로 큰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한 드브루인은 후구에 5점만을 치고 말았다.
세계 랭킹 1위의 프데레릭 쿠드롱과 대결을 펼친 김재근은 쿠드롱의 벽을 넘지 못하고 40:31로 패하고 말았으며, 김경률은 하비에르 팔라존을 40:20 더블 스코어로 이기며 8강에 올랐다.
조재호 역시 콜롬비아의 까를로스 깜피노를 40:22로 완벽히 제압하며 8강에 안착했다.
한편, 꾸엣치엔트란과 경기를 펼친 이충복은 4:22로 힘없이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으나 브레이크 타임 후 돌아온 이충복은 11점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였다.
이후 7이닝 동안 무려 14점을 획득한 이충복은 29:29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좀처럼 승기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으나 38:37로 앞서던 꾸엣치엔트란이 1점만을 득점하며 마지막 1점 득점에 실패하자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충복이 나머지 3점을 모두 성공시키며 당당히 8강 한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로써 한국 선수 5명이 8강에 올라 8강전 네 개의 테이블에 한국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장관이 벌어졌으며, 에디 멕스와 다니엘 산체스, 프레데릭 쿠드롱이 나머지 8강 자리를 차지하고 우리 선수들과의 대결을 준비했다.

8강
8강전에서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최성원이 프레데릭 쿠드롱을 40:40 박빙의 승부 속으로 밀어 넣더니 승부치기에서 4:3으로 끝내 역전하며 준결승에 진출하는 하면, 조재호가 다니엘 산체스를 13이닝 만에 40:26으로 제압해 애버리지 3.076을 기록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한편, 이충복과 김경률은 각자의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치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힘든 싸움 끝에 40:38로 김경률이 간발의 차로 이충복을 이기고 4강에 올랐다.
대회 내내 좋은 경기를 보여주던 강동궁은 에디 멕스에게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이렇게 해 결국 준결승에 3명의 한국 선수가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준결승
김경률과 준결승에서 만난 조재호는 김경률을 쉴새 없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조재호의 기세에 눌린 김경률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고 결국 결승행 티켓은 조재호의 것이 되었다.
옆 테이블에서 에디 멕스와 대결을 펼친 최성원은 14:8로 에디 멕스를 리드하기 시작했으나 14점을 몰아친 에디 멕스가 눈 깜짝할 사이에 14:22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한 최성원이 재역전에 성공, 결국 24이닝에 먼저 40점 고지에 올랐다.
드디어 그동안 고대하고 고대하던 한국 선수들 간의 결승전이 눈앞에서 펼쳐지게 되었다. 한국 선수들의 놀라운 선전에 전 세계 당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이었다.

결승
상대 선수에 대해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던 조재호와 최성원은 경기 초반부터 견제를 시작하며 조심스러운 경기를 이어갔다. 쿠드롱과 에디 멕스를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최성원이 게임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 조재호가 최성원에게 발이 묶이는 듯 보였다. 40:32로 최성원이 먼저 정상에 올랐다.
후구의 조재호가 착실하게 점수를 올리며 최성원의 뒤를 쫓는 듯 보였으나 여섯 번째 득점에서 뒤돌려치기를 시도한 조재호의 수구가 1적구에 맞은 후 안타깝게도 예상 진로를 벗어나며 2적구에서 멀어져갔다.
하지만 그 순간 모두가 놀랄 만한 기적이 일어났다. 수구에 맞고 테이블을 한 바퀴 돈 1적구가 예상 진로를 벗어난 수구와 키스를 하더니 탄력을 받은 수구가 2적구로 연결되며 득점이 된 것이다.
행운의 여신이 자신의 편임을 확신한 조재호는 그 후로 거칠 것 없이 남은 2점을 성공시켰고 40:40 동점을 만들며 승부치기로 승부를 넘겼다.
예상치 못한 반전에 심리적 압박을 느낀 최성원은 결국 2점만을 득점한 채 조재호에게 기회를 넘겨야만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조재호는 결국 세 번째 득점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 우승컵이자 2014년 첫 월드컵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로써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1, 2, 3위 시상대에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서는 믿지 못할 그림이 연출되었다. 어쩐지 2014년의 출발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