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스포츠당구협회 제2대 김영재 회장

대한스포츠당구협회, 대한체육회 준가맹 단체로 승격

2000년 11월 12일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스쿼시와 함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의 종목으로 채택된 당구 종목 경기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대한스포츠당구협회를 대한체육회 인정 종목에서 정가맹 종목 경기단체로 격상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대한스포츠당구협회 김영재 회장은 새해 2월에 있을 대한체육회 정기 대의원총회에 98년 인정 종목 가맹 후 3년 차 되는 2001년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무국 직원들을 독려하여 체육회가 요구하는 준가맹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도록 지시하였다.

김영재 회장의 업무 처리 스타일은 그가 누구를 만나서 해결되는 일이라면 직접 찾아가서 몸으로 부딪쳐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므로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났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아직도 당구인들을 스포츠맨으로 보는 데 인색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올림픽공원 내에 사무실을 쓰고 있는 체육회로서는 지난 7월의 대한스포츠당구협회 제2대 회장 선거 때 있었던 불미스러운 난동을 보고로 다 듣고 있는 터이기에, 당구인들의 체육회 준가맹 또는 정가맹은 좀 더 시일이 소요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따라서 2월 2일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열리기 이틀 전까지도 2001년도 대한체육회 준가맹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때도 스쿼시는 당구보다 한발 앞서 단독으로 준가맹되는 것으로 거의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집요하기로 이름난 김영재 회장은 임원진을 대동하고 체육회 관계자들을 만나 끝까지 설득하고 이해시킨 결과, 대한체육회 측이 요구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시정을 약속하는 문건을 제출함으로써 이사회 상정을 허락받았다.

 

대한스포츠당구협회가 김영재 회장 주재로 그의 후임 회장을 추대하는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그 문건의 주요 내용은, 당구계에서 개최하는 모든 당구대회는 체육회 가맹단체인 대한스포츠당구협회가 주관할 것, 앞으로의 협회 집행부 구성은 행정(사무국)과 경기부문을 분리하여 전문화하되 가급적 젊은 사람들로 개편할 것, 필요한 재정을 확보할 것, 외부에서 보기에 문제 있는 집단으로 보지 않도록 화합하고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2월 2일 오후 2시 올림픽파크텔에서 2001년 들어 처음 개최된 대한체육회 제16차 이사회에서 대한스쿼시연맹과 함께 대한스포츠당구협회를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로 승인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열린 2001년도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추인되어 준가맹이 확정되었다. 이것이 인정 종목 승인 후 3년 만의 쾌거였다. 그러나 아직도 정가맹과 전국체전 종목 채택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 있었다.

 

김영재 회장 다음으로 추대된 유태성 제3대 회장


김영재 회장의 소신은 변함이 없었다

당구계 발전을 위해서는 당구계 내부 인사로는 한계가 있었으므로 대한스포츠당구협회 회장의 외부 인사 초빙에 대한 노력은 여러 갈래로 시도되고 있었다. 그중의 한 시도가 유모라는 중진 국회의원을 모셔 오는 일이 본인의 수락이 다 이루어져 대한스포츠당구협회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의 추대 결의까지 해놓고는 끝내 불발되는 일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01년 5월 초에 당구장 창업 체인을 운영하는‘대한빌리어드뱅크’이영재 대표가 필자에게 연락이 와 만났더니, 자기가 대한스포츠당구협회 회장에 적합한 재계 인사를 천거하고 싶으니 대의원들의 동의를 얻는 데 협조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가 추천하는 인사는 신원종합개발(주)의 유태성 회장으로 신진 재력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고 당시 김대중 정권 인사들과 긴밀한 사이이며, 체육계 인사들과도 교류가 많은 사람이라고 하였다. 이영재 대표가 하는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대한스포츠당구협회 회장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물로 판단되었다.

무엇보다 김영재 회장의 의중이 중요하였으므로 필자는 김 회장을 만나 전후 사정을 다 이야기하고 견해를 물었다. 김영재 회장은, 자신이 회장 선거 때 이미 밝혔듯이 당구계 발전을 책임질 수 있는 적합 인물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회장직을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였다.

그리하여 김 회장과 이영재 대표의 면담이 이루어지고, 스포츠당구협회 지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대의원들 중 핵심자들을 만나 유태성 회장 천거에 대한 논의는 급진전되었다.

 

부산아시안게임 당구 종목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5월 22일 오후 올림픽공원 내 제2체육관 회의실에서 개최된 대한스포츠당구협회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김영재 회장 후임의 제3대 회장으로 신원종합개발(주)의 유태성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 결의하였다. 지난 4월에 유모 국회의원을 회장으로 추대 선출한 바 있었지만 취임하지 못하는 전례가 있었으므로 모든 일은 신중하게 처리되었다.

이날 총회 결의는 유태성 회장이 회장직을 수락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총회가 끝난 후 김영재 회장을 비롯한 대의원 일동과 교섭역을 맡았던 대한빌리아드뱅크 이영재 대표와 필자 등이 서초구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내의 유 회장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김영재 회장이 추대 결의 사실을 알리고 회장직 수락을 정중히 요청하자, 유 회장은 “부족한 사람을 회장으로 추대해 주니 참으로 감사하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당구는 잘 모른다. 앞으로 당구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하면 되지 않겠느냐. 여러분들이 뽑아 주었으니 보답하는 뜻으로라도 열심히 해보겠다.

여러분들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라는 말로 회장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이에 김영재 회장과 방문자 일행은 힘찬 박수로 화답함으로써 새 회장의 추대 절차가 다 마무리되었다.

이로써 99년 7월 29일 제2대 회장선거에서 당선된 김영재 회장은 2000년 11월 12일에 부산 아시안게임에 당구 종목을 채택시키고, 2001년 2월에 대한스포츠당구협회를 대한체육회 준가맹 경기단체로 승격시킨 후 이듬해 10월에 개최되는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새 회장에게 바통 터치로 인계하면서 1년 10개월 재임 끝에 아름답게 퇴진하였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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