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만나게 돼 반갑다. 많은 당구선수와 동호인들이 카무이 팁과 초크를 쓰고 있고, 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우선 카무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여러분들께서 카무이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셔서 감사한다. 카무이가 시장에 등장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됐다. 팁을 시작으로 초크, 팁 쉐이퍼, 상대 손질 가죽 등이 카무이에서 출시되기 시작했고, 초창기에는 지금의 회사가 아닌‘Air Trip Promotion’이란 회사를 통해 카무이팁이 판매 되었다.
Air Trip Promotion? 카무이팁을 판매하는 회사가 카무이가 아니었나?
Air Trip Promotion은 콘서트와 협상, 광고 대행업을 하는 회사다. 지금도 내 소유의 회사다. 카무이팁이 출시를 앞두었을 당시 다른 8개 정도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카무이 프로젝트도 그중 한 가지였다. 그 프로젝트들의 성격이 완전히 달랐었는데, 당시 파트너로는 미쓰비시 중공업이나 일본 정부, 대만의 CPU 냉각기 제조업체, 선풍기 제조업체 등으로 다방면의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다양한 프로젝트 중에 당구용품인 카무이팁을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왜냐하면, 당구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이기 때문이다. 그때 여러 종류의 일들을 추진하느라 무척 바빴다. 항상 일을 통해 일종의 성취감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돈을 버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냥 꾸준히 일을 하고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일을 완성시키면 된다. 하지만 열정 없이는 일을 제대로 진행시킬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카무이는 나에게 열정을 불어넣어 줬다.
다른 많은 팁 사이에서 카무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특별한 비결은 무엇인가?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 개선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팁은 매우 작은 제품이다. 제품은 물론이고 포장까지도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처음 팁 박스를 열었을 때의 느낌, 그리고 팁을 장착하고 처음 샷을 하는 순간이 아주 중요하다.
직원들 역시 고객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상세하고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직원 교육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카무이 공장 안에는 특별한 종이가 있는데, 이 종이는 QC(제품검수)의 체크 포인트를 써 놓은 종이다. 그 체크 포인트가 100가지가 넘는다.
카무이팁을 더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서 5년 전부터 팁에 시리얼 번호를 붙이기 시작했다. 제품에 대한 모든 데이터와 기록을 시리얼 넘버로 관리하고 있어 불량이 나면 이 기록을 제일 먼저 점검한다. 제품에 대한 계절, 날짜, 온도, 습도 정보까지 모두 알 수 있다. 보통의 제조업체는 큰 문제가 있을 때만 피드백을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리얼 넘버를 붙이고 나서 소비자에게 보다 자세한 피드백을 수집할 수 있었다. 우리는 품질에 대해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카무이 팁과 초크는 누가 개발하나?
처음에는 나 혼자 개발을 시작했다. 나는 세일즈와 개발, 검품, 회계, 발송을 동시에 하느라 아주 바빴다. 거의 24시간을 일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는 계속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슈지를 고용해서 개발을 맡기고 나는 세일즈와 회계에 집중했다. 물론 계속해서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만, 분야를 나눈 후 정말 빠르게 성장하게 되었다.
큐와 초크 제작에는 특별한 기술과 지식이 필요하지 않나?
지금 우리는 그 분야의 전문가이나 처음 시작할 때는 우리도 남들과 같았다. 우리도 그 분야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미 팁과 초크에 대한 많은 책이 있고, 인터넷 등에서 쉽게 필요한 지식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차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싶다면, 서점에서 관련 책을 찾아보거나 인터넷에서 차의 제작과정에 대해 찾아볼 수 있다.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차를 만들 수 있는 기초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역시 그랬다. 모든 전문가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였다. 처음부터 전문가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우리라고 전문가가 못 될 이유가 없다.
카무이 팁을 처음 만들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낮에는 팁을 만들고, 저녁에는 국내와 외국에 메일을 보내고, 손님을 응대하고, 회계를 해야 해 거의 잘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변호사를 살 돈이 부족해서 외국과 거래 계약서도 내가 만들어야 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엔화의 환율 문제였다.
수출 물건에 대해 항상 엔화로 결제를 받았기 때문에 엔화가 비쌀 때는 정말 어려웠다. 비싼 가격 때문에 외국에서의 주문이 대폭 줄었다. 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욱더 최종 소비자에 대한 광고와 홍보를 늘리는 것이었다. 소비자들이 카무이 제품을 찾으면 대리점에서는 우리에게 주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카무이 팁을 쓰는 사람이 몇 명 정도인지 알고 있나?
정확한 수는 모르지만, 한 달에 35,000개 정도의 팁이 팔린다. 아마도 60~80%는 재구매자인 것 같고, 나머지 20% 정도는 새로운 사용자들이라고 본다. 현재 포켓볼 쪽에서는 80% 정도가 카무이 팁을 쓰고 있다고 보는데, 우리에게 캐롬 시장은 거의 새롭게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2년 10월에 벨기에에서 열린 캐롬 대회를 보러 갔었다.
결승전에서 쿠드롱과 필리포스 선수가 대결을 펼쳤는데, 두 선수 모두 카무이 팁을 쓰고 있었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카무이 팁 마케팅에 특별한 전략을 썼다고 하던데?
카무이 팁 초기에는 일본 내 시장을 겨냥했었다. 하지만 이미 모리팁이 시장을 거의 장악한 후였다. 카무이 팁에 대해 신경 쓰는 대리점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모리팁보다 마진이 많은지에만 관심을 보였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마진이 적은 제품에는 신경을 안 쓴다. 하지만 선수들이나 당구를 좋아하는 아마추어들은 다르다.
제품이 좋으면 찾는다. 우선 미국과 유럽 선수들에게 접근했다. 미국에서 유행하면 일본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해외의 유명세를 일본에 사용하는 전략이었다. 카무이팁이 미국에서 유명해지기까지 4년이 걸렸다. 그 후에 일본 당구 잡지에 영어로 광고를 실었다.
그리고 광고에‘제품 구입을 원하시면 가까운 대리점을 찾으세요.’라는 문구를 넣었다. 소비자들이 대리점에 카무이팁에 대해 문의 전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대리점에는 카무이팁이 전혀 없었다. 그때부터 일본 대리점에서 카무이팁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마진이 적다며 안 산다고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먼저 물건을 사겠다며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다.
작전이 성공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4년이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국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앞으로 카무이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당구는 아주 독특한 스포츠다. 당구는 모든 계절에 할 수 있고 하루 중 아무 때나, 또 성별에 상관없이, 세대를 넘어서 즐길 수 있다.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고, 국적도 관계가 없다. 당구가 주는 즐거움을 전 세계에 더 많이 보급할수록 사람들의 행복의 총량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 나는 팁과 초크를 선택한 것이다. 2년 전에 회사 이름을 카무이에서 Envision으로 바꿨다. 카무이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경쟁자가 필요한데, 우리는 우리 스스로 경쟁자가 되기로 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카무이와 경쟁할 것이다. 그래야 카무이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앞으로 내가 더 이상 이 회사에 필요 없게 되는 것이 나의 목표다. 많은 회사들이 설립자가 회사를 떠나면 위기를 겪게 되는데 내가 없어도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야 비로소 제대로 된 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직원 교육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직원 중 능력 있는 인재가 내 뒤를 이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