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우메다 류지와 아라이 다츠오 등이 그동안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세계 여러 대회에서 활약을 펼치며 아시아의 3쿠션 선수로 이름을 떨쳐왔다. 하지만 세월이 점차 흘러 어느덧 한국으로 그 중심이 옮겨오면서 일본의 명성이 서서히 퇴조하기 시작했다.
물론 우메다 류지를 비롯한 일본의 3쿠션 선수들이 여전히 세계 대회에 출전을 하며 그들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고, 그 중심에 후나키 코우지가 있다. 일본 랭킹 1위의 자리는 진작 그의 차지가 되었으며, 일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후나키 코우지를 언급한다. 비록 일본에서 3쿠션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일본 3쿠션의 부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그가 있기에 아직 희망이 있다.
<빌리어즈>와의 첫 인터뷰다. 기분이 어떤가?
무척 기쁘다. 한국에는 그동안 자주 왔지만, 한국 당구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사하는 기회는 처음이다. 정식으로 인사하겠다. 일본의 3쿠션 선수 후나키 코우지라고 한다. 1971년생으로 43살이고, 가족으로는 부인과 9살, 14살 된 아들들이 있다.
당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당구를 쳤던 기억이 있는데, 정확히 몇 살 때였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꽤 유명한 당구선수셨다. 후나키 카즈야스라고 1960년대에 세계 대회에서 6위까지 한 실력자셨다. 덕분에 자연스레 당구를 접할 기회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럼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당구선수가 꿈이었나?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18살 때 당구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당구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기 시작해서 그때부터 당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결국 21살 때 당구선수로 데뷔를 해서 벌써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당구를 치고 있다.
아버지가 유명한 당구선수시라 아버지께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물론이다. 하지만 당구선수로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고모리 선수다. 일본을 대표하는 3대 선수가 있는데, 고바야시와 함께 고모리 선수가 그중 한 명이다. 18살 때 아르바이트했던 당구클럽이 바로 고모리 선수의 클럽이었다. 그 클럽에서 일하면서 당구의 매력을 알았고, 당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당구의 어떤 점이 당구에 몰입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당구 중에서도 3쿠션은 어렵기 때문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어려운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희열을 느끼게 된다. 당구는 평생 배워야 하고 풀어야 하는 숙제라는데 결국 당구에서 평생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거다.
현재 일본 랭킹 1위다. 최고의 전성기라고 생각되는데, 전성기 때의 아버지와 지금의 후나키 코우지 선수를 비교했을 때 누구의 실력이 더 좋은가?
음, 아무래도 애버리지로 따지면 지금의 내가 좀 더 높을 것 같다. 기술적인 면이나 여러 가지에서 당구에서도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으니까.
당구선수로 20년 동안 활동해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어떤 대회인가?
2010년 12월에 이집트의 후르가다에서 열렸던 월드컵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세계대회 경력 중 그게 나의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좀처럼 큰 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공동 3위까지 올라 무척 기뻤다.
일본에서 3쿠션은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나?
일본은 이제 3쿠션 클럽이 많이 줄었다. 더불어 선수층도 예전 같지 않고 특히 젊은 선수들의 수가 확실히 줄었다. 지금 일본에 60세 이상의 사람이 전체 인구의 1/3인데 20년 후에는 60세 이상의 수가 5천만 명이나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당구선수들 중에도 젊은 선수층이 점점 줄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많이 부럽다.
정확히 어떤 점이 부러운가?
한국 선수들이 요즘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게 한 선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젊은 선수들이 내고 있는 성적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뿐 아니라 유럽도 3쿠션 선수들이 많이 줄고 있다. 이런 현상 속에서 한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3쿠션을 즐기고 있고, 또 재능 ㅍ있는 젊은 선수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과 시합을 하면 느끼는 점이 많다. 그들과의 시합은 공부가 된다. 한국 당구는 강하면서도 멋있다.
당구선수로서 꿈꾸는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당구를 치는 동안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모든 당구선수들의 목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젊은 선수들을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
몇 살까지 당구를 치고 싶은가?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 당구는 큰 체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중력만 잘 유지할 수 있다면 할아버지가 된 후에도 지금 같이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시합을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