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 조직위 회의실에서 열린 실무위원회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와 최고 성적을 목표로

부산 아시안게임의 종목 탈락 위기에서 천신만고 끝에 37개 개최 종목 중 막차를 탄 당구는 1년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할 준비와 개최국의 홈어드벤티지를 살려 최고의 성적을 거둘 대비책을 세워야 했다. 이에 대한당구연맹은 부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연계하며 타임 스케줄에 따라 당구 종목이 이행해야 할 사항에 대해 조금도 소홀함이 없이 대처해 나가는 한편, 최고의 선수 선발과 훈련 계획을 짰다.

그런데 당구 경기는 앞 대회인 방콕 아시안게임 때와 같이 10개의 종목으로 치러진다는 것은 결정되었으나, 대회 개최 1년 전까지도 세부 종목이 결정되지 않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것은 참가국들이 자국에 유리한 종목으로 치르기 위한 이해관계 때문이기도 했지만, 대한당구연맹(회장 유태성)이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아드에 배정된 5개의 금메달 중 1개를 포켓9볼 여자단식으로 돌리는 것과 캐롬의 원쿠션을 3쿠션 복식으로 돌리는 안을 관철하려고 집요하게 노력해 왔다.

그러나 포켓9볼 여자단식 종목은 참가 국가가 한국, 일본, 대만 3개국으로 한정됨으로써 종목 변경이 어려웠고, 3쿠션 복식 또한 이러한 형태의 경기를 공식대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경우가 없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대한당구연맹은 모처럼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에서 한 개라도 금메달을 더 따야 한다는 집념으로 원쿠션 대신 현재 한국에서만 행하고 있는 4구1할제 경기인 프리볼(공식 명칭은 빠띠리브레)의 종목 채택을 강력히 요청한 결과 아시아당구연맹(회장 신두 펄스봉)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웨이 지종 의장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2001년 10월 18일 당구 세부종목을 최종 확정 발표하였다.

당구의 세부종목은 스누커의 단식, 복식, 단체 3종목, 잉글리시빌리아드의 단식, 복식 2종목, 포켓볼의 8볼 남자단식, 9볼 남자단식, 9볼 남자복식 3종목, 캐롬의 3쿠션 단식, 빠띠리브레 단식 2종목 등 10개 종목으로 확정되었다. 한국과 일본, 대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자 포켓볼은 한 종목도 채택되지 않았다.

 

3쿠션 국가대표 선발전

대한당구연맹 요청으로 아시아당구연맹과 아시안게임 조직위 실무위원회 열어

대한당구연맹은 당구 종목에 대한 원활한 운영과 효과적인 준비를 위해 아시아당구연맹(ACBS)에 실무위원회 개최를 요청하였는데, 아시아당구연맹 측에서 이를 수락하여 대한당구연맹과 조직위원회에 통보해 옴으로써 2001년 11월 15일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이 실무위원회에서 당구경기 운영 전반에 관한 문제를 비롯하여 운영비 부담, 경기장 시설 확인과 경기용품 선정 등이 의제로 다루어졌다.

아시아당구연맹 대표로는 신두 펄스봉 회장과 빌리어드&스누커 조직위원장 Mr. W. Y CHIN, 경기감독관 수라삭 웨라퐁, 아시아캐롬당구협회장 가쿠 니시오 등 4명이 참석하였다.

이들과 함께 대한당구연맹 대표들(양귀문 부회장, 백충기 기술이사, 이흥식 캐롬이사, 박석준 풀이사, 문규섭 홍보이사, 이종부 부산지부장)이 이춘섭 조직위원장을 예방한 다음, 조직위원회 측에서 경기본부장, 경기조정부장, 경기2부장, 종목담당관, 경기7팀장, 경기기술팀장, 시설팀장, 의무팀장 등이 참석하여 실무회의에 들어갔다.

회의는 2시간 여 동안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실무위원회 참석자들은 회의가 끝난 뒤에는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소재의 동주대학교 체육관에 설치 중인 당구 경기장을 직접 답사하여 의견을 제시하였다.

12월에는 모두 78쪽으로 된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당구경기 세부운영계획이 발표되었다. 세부운영계획은 총괄, 경기운영계획, 기능별 운영계획, 소요자원 등 4장으로 분류하여 경기(경기개요, 경기일정), 시설(경기장, 연습장), 조직 및 직무기술, 경기진행계획, 연습장 운영계획, 각종 회의 운영계획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기술하였다.

이 세부계획에 따르면, 당구경기는 동주대학 체육관에서 10월 1일(화)~8일(화)까지 8일간 10개 종목이 열전을 벌이며 모든 경기는 스트레이트 녹아웃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국은 23개국에서 선수 115명과 임원 32명 등 147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편, 부산 아시안게임에 당구 종목을 채택시킨 각 부문 당구인들은 당구 종목의 성공 개최와 더 많은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주관단체인 대한당구연맹에만 이 일을 맡길 것이 아니라 범당구계 조직인‘당구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협조해야 한다는 데 합의를 이루었다.

여기에는 대한당구연맹으로만 막중한 국제대회를 치르는 데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재 회장이 자진사퇴하면서까지 영입한 제3대 유태성 회장이 재벌기업가라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연맹 운영에 요긴한 자금 지원을 흔쾌히 하지 않음으로써 선수 선발 계획이나 대표선수 훈련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당구발전협의회’를 구성하였으나 당구 종목 채택 때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것과는 달리, 재벌기업가 회장이 주관하는 행사에 당구용품 생산유통업체들은 한 발을 빼고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국내 당구용품의 메이저 업체 모임인‘원우회(회장 홍광선 허리우드 대표)’에서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선수에게 5백만 원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다른 어떤 업체도 대표선수 훈련비를 지원하겠다는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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