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여름휴가는 애초부터 계획에 없었다. 대신 10월쯤 스페인으로 가을 휴가를 갈 예정이었다. 봄 즈음 방영된 <꽃보다 할배_스페인 편>의 영향이 컸다. 몇 년 동안 버킷 리스트 안에 유럽 여행을 넣어놓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저 희망 사항일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작정을 하고 여행 스케줄을 짰다.
같이 갈 친구도 구했다. 둘이 얼추 휴가를 맞추고, 항공편 예약을 위해 마지막 점검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옆의 동료에게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10월에 나 휴가 낼 건데, 특별한 스케줄 없지?”묻지 말걸 그랬다. 그냥 비행기 예약했다고 우길 걸 그랬다.
그동안 대부분 9월에 열렸던 3쿠션 월드컵이 이번엔 10월에 열린다. 게다가 월드컵 후엔 곧바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월드챔피언십까지 개최된다. 결국 난, 여권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었다. 뭐, 어느 책상 서랍 안에선가 잘 있겠지.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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