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 세계랭킹 11위)의 우승으로 베트남에 빼앗겼던 '아시아 당구 맹주' 자리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9년 준우승에 머물렀던 조명우가 이번 대회에서 2회 연속 아시아선수권 결승에 진출해 아시아챔피언에 재도전했고, 준결승에 3명이나 올라온 베트남의 매서운 돌풍을 잠재우며 마침내 생애 첫 3쿠션 아시아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4일 밤 9시에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청춘체육관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아캐롬당구선수권대회' 3쿠션 남자부 결승전에서 조명우가 베트남의 쩐딴룩을 16이닝 만에 50:20으로 누르고 생애 첫 3쿠션 아시아챔피언에 올랐다.
조명우는 결승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세계랭킹 151위의 반란'을 일으킨 쩐딴룩을 가볍게 제압했다. 쩐딴룩은 이번 대회 조별 리그부터 8강까지 역대 아시아챔피언 3명을 모두 꺾으며 사상 최고의 이변을 일으킨 선수다.
조별 리그에서는 2015년에 제7대 3쿠션 아시아챔피언에 올랐던 한국의 김행직(전남, 세계 6위)을 27이닝 만에 40:36으로 꺾었고, 16강에서는 제5대 아시아챔피언(2011년 우승) 이충복(시흥체육회)에게 26이닝 만에 50:27로 승리하며 한국의 두 챔피언을 연달아 탈락시켰다.
심지어 8강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자인 '베트남 최강자' 쩐뀌엣찌엔(세계 10위)을 42이닝 혈투 끝에 50:41로 제압, 역대급 돌풍의 정점을 찍었다.
쩐딴룩의 무서운 기세는 준결승에서 같은 베트남 선수 바오프엉빈을 만나 23이닝 만에 50:45로 승리하며 결승까지 이어졌지만, 마지막 상대로 조명우를 만나면서 준우승으로 끝을 맺었다.
베트남 3강의 틈바구니에서 나 홀로 4강을 밟았던 조명우는 원맨쇼를 펼쳤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도 베트남 선수들의 상승세가 한국을 여러 차례 위협했으나, 조명우의 벽은 넘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조명우는 타이홍찌엠을 26이닝 만에 50:2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 지난 2019년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챔피언 킬러' 쩐딴룩을 상대로 1이닝부터 11이닝까지 연타석 득점 퍼레이드를 펼쳐 초반 승부를 압도했다.
조명우는 전반전을 10이닝 만에 마치며 31:15로 크게 리드했고, 11이닝까지 35:15, 무려 20점 차로 앞서 상대방의 기세를 완벽하게 꺾었다.
12이닝에서 시도한 뒤돌려치기 대회전이 공 1개 정도 길게 빠지면서 빗나간 것이 이번 결승전에서 유일한 무득점 타석이었을 정도로 조명우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13이닝에서 5득점을 시작으로 다시 포문을 연 조명우는 14이닝 2득점과 15이닝 3득점으로 45:20으로 사실상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전의를 상실한 쩐딴룩이 15, 16이닝 모두 점수를 올리지 못하자 조명우는 16이닝 타석에서 왼손으로 시도한 길게 비껴치기를 성공시켜 마무리를 시작, 뒤돌려치기와 비껴치기 등으로 남은 4점을 쓸어담고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2019년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조명우가 쩐뀌엣찌엔에게 38:40으로 아깝게 패해 베트남에 내줬던 한국의 아시아 당구 맹주 자리를 되찾은 것과 동시에 조명우의 생애 첫 아시아챔피언 등극, 그리고 2018년 제9대 아시아챔피언 조재호에 이은 5년 만의 우승이다.
또한, 총 11번 열린 아시아캐롬당구선수권에서 한국이 차지한 6번째 우승 타이틀로, 3회 우승한 베트남의 추격을 따돌린 의미 깊은 기록이다.
조명우는 지난해 2월에 18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출정에 나섰다. 완전히 큐를 놓고 군 생활을 했기 때문에 복귀 이후 예전 같지 않았지만, 착실하게 대회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쌓은 조명우는 9개월여 만인 지난해 11월에 동트는동해배 전국당구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서 12월에 이집트에서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에 출전해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를 꺾고 사상 첫 3쿠션 당구월드컵 챔피언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 앞서 열린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에서도 우승한 조명우는 5개월 동안 국제대회 2회와 국내대회 2회 등 총 4차례 우승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