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김행직(전남)이 독일의 마틴 혼에게 40:39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2승 1패로 B조 1위에 올라 8강에 극적으로 올라갔다.  사진=Ton Smilde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김행직(전남)이 독일의 마틴 혼에게 40:39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2승 1패로 B조 1위에 올라 8강에 극적으로 올라갔다. 사진=Ton Smilde

한국이 개최국 독일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3쿠션 팀선수권 8강행에 성공했다.

11일 오후 7시에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제35회 세계3쿠션팀선수권'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김행직(전남·세계 6위)의 역전승에 힘입어 독일을 4-0으로 꺾고 2승 1패로 B조 1위에 올랐다.

김행직은 이날 독일의 간판선수 마틴 혼(세계 15위)에게 18점 차로 크게 뒤지다가 막판에 따라잡아 22이닝 만에 40:39로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같은 시각 열린 B조 경기에서 멕시코(1승 2무)가 최하위 이집트(1무 2패)와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에 만약 김행직이 마지막 40점을 채우지 못했다면 전날까지 1승 1패였던 한국은 1승 1무였던 독일과 멕시코에 밀려 3위로 내려가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김행직과 나란히 경기에 나선 허정한(경남·13위)은 독일의 젠기즈 카라카(75위)를 28이닝 만에 40:31로 먼저 이긴 상황이었다.

허정한이 34:31로 앞선 28이닝에 끝내기 6점타를 성공하며 승리할 때 김행직은 옆 테이블에서 혼에게 36:37로 지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허정한도 10이닝까지 13:18로 뒤지다가 후반에 따라잡아 28:27로 역전시켰고, 막판에 4-1, 1-6 연속타로 스퍼트를 내 어렵게 승리를 거두었다. 

김행직은 초반에 혼이 6이닝까지 3-4-7-2-5-2 연속타로 23점을 솎아내면서 9:23으로 힘겨운 승부를 이어갔다.

9이닝부터 혼의 4-2-2-2 연속타가 다시 터지면서 점수는 한때 16:34(12이닝)로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독일전에서 허정한(경남)은 젠기즈 카라카를 28이닝 만에 40:31로 꺾었다.  사진=Ton Smilde
독일전에서 허정한(경남)은 젠기즈 카라카를 28이닝 만에 40:31로 꺾었다. 사진=Ton Smilde
독일의 간판선수 마틴 혼.  사진=Ton Smilde
독일의 간판선수 마틴 혼. 사진=Ton Smilde

그러나 김행직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붙어 막판에 치열한 살얼음판 승부를 연출했다.

13이닝 공격에서 3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한 김행직은 14이닝에서 8점을 뽑아내며 27:36으로 쫓아갔다.

혼이 4점밖에 남지 않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김행직은 침착하게 다음 공격에서 다시 8득점에 성공해 35:36, 마침내 1점 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컨디션이 좋았던 혼은 김행직이 1점 차로 쫓아오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행직도 막판에 역전을 시도했지만, 다섯 타석 동안 점수를 내지 못했다.

22이닝에서 2득점을 올린 혼이 먼저 39점에 도달하면서 한국의 8강행은 어려워 보였다.

혼이 김행직을 꺾고 2-2 무승부가 되면 한국은 1승 1무 1패로 3위로 내려가게 되고 독일과 멕시코가 1승 2무로 8강에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혼의 장거리 역회전 비껴치기가 빗나가면서 김행직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왔다.

후공인 김행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22이닝 공격에서 침착하게 1점씩 연결하며 39:39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40점째 길게 비껴치기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고 40:3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8강에서 한국의 김행직과 대결하는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사진=Ton Smilde
8강에서 한국의 김행직과 대결하는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사진=Ton Smilde
허정한과 8강에서 대결하는 장 폴 더브라윈.  사진=Ton Smilde
허정한과 8강에서 대결하는 장 폴 더브라윈. 사진=Ton Smilde

한국은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2년 연속 팀선수권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후 2019년과 2022년 두 번의 대회에서는 각각 4강과 8강 탈락했고, 1위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이번 대회에서 5년 만에 정상 탈환과 1위 복귀를 노렸던 한국은 첫 경기에서 복병 멕시코에게 패하면서 8강행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이집트와 독일을 잡으면서 B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됐다.

8강전 한국의 상대는 '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가 버티고 있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조별 리그에서 1승 2무를 기록해 C조 2위로 8강에 올라와 한국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새벽 1시에 시작되는 8강전에서는 김행직이 야스퍼스를 상대하고, 허정한은 장 폴 더브라윈(42위)과 대결한다.

한편, 16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 조별 리그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튀르키예가 2승 1무로 A조 1위, 그리스가 3무로 2위를 차지했다.

B조에서는 한국과 멕시코가 각각 1, 2위를 꿰찼고, C조는 스페인(2승 1무)이 1위, 네덜란드가 2위에 올랐다.

D조는 2승 1무를 거둔 스웨덴과 1승 1무 1패를 기록한 베트남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는 한국 vs 네덜란드, 튀르키예 vs 그리스, 스페인 vs 베트남, 스웨덴 vs 멕시코의 대결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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