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황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동 대회 2년 연속 우승과 통산 7승, 시즌 첫 승, 그리고 프로 선수 중 유일하게 전 시즌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당구 황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동 대회 2년 연속 우승과 통산 7승, 시즌 첫 승, 그리고 프로 선수 중 유일하게 전 시즌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애버리지 6.429, 공격성공률 90.9%의 역대급 승리로 프로당구(PBA) 투어의 새 역사를 썼던 '당구 황제'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

쿠드롱이 결국 6차 투어의 대미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통산 7번째 우승으로 차순위 다비드 마르티네스(3승)를 더 멀리 따돌리며 '최다승 독주'를 이어갔다.

5일 밤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2-23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쿠드롱은 같은 나라 선수인 에디 레펜스(SK렌터카)를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통산 7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자기 페이스를 완전히 찾은 쿠드롱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쿠드롱은 3세트까지 연달아 따내며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서 승리를 거의 굳혔다.

1세트는 4-11 연속타로 3이닝 만에 15:0으로 승리했고, 2세트도 3-1-4-3-4 연속득점을 올리며 5이닝 만에 15:11로 차지했다. (2-0)

쿠드롱은 3세트 2이닝 7득점과 3이닝 6득점으로 한때 13:3을 만들면서 역대 가장 빠른 우승까지 기대됐다.

그러나 레펜스가 반격으로 3세트는 5이닝 만에 15:12로 어렵게 따냈고, 4세트는 12이닝 동안 4득점에 그치며 4:15로 패했다. (3-1)

잠시 숨을 골랐던 쿠드롱은 5세트 3이닝부터 4-2-4 집중타를 쏟아내며 13:7로 리드했다.

승리까지 2점만 남게 된 쿠드롱은 8이닝 타석에서 침착하게 2점을 득점하고 15:7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4-1)

결승전에서도 거침 없는 공격력을 보여준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도 거침 없는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준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매치포인트 득점 후 기뻐하는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매치포인트 득점 후 기뻐하는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지난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디펜딩 챔피언' 쿠드롱은 1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 2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또한, 이번 시즌 첫 우승을 거둬 프로 선수 중 유일하게 4개 시즌 동안 모두 우승을 기록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 총상금 8억8900만원으로 전체시즌 상금랭킹 1위를 이어갔고, 이번 시즌 상금랭킹은 1억3100만원으로 2위로 올라왔다.

쿠드롱은 프로 원년 시즌 4차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에는 독주라 할 만큼 우승 퍼레이드가 펼쳐지지는 않았다.

다음 시즌에도 2차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해 2년 동안 2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3쿠션 사대천왕'으로 불린 쿠드롱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뱅크 샷 2점제와 경기 마다 초구 배치가 달라지는 등 PBA 룰이 기존 아마추어 시절과 달랐고, 투어 1, 2라운드에 벌어지는 서바이벌 경기가 생소했다.

무엇보다도 사상 최초로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대회가 두 달에 한 번 꼴로 열렸기 때문에 투어 마다 우승자가 바뀌고 이변이 속출하는 등 선수들의 분위기가 남달랐다.

따라서 기대했던 쿠드롱의 독주는 2년 차까지 전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승전 뱅킹.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 뱅킹. 사진=이용휘 기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에디 레펜스.  사진=이용휘 기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에디 레펜스. 사진=이용휘 기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하면서 쿠드롱은 손목 수술을 받았고,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곧바로 2차 투어에 복귀했지만, 32강에서 '복병' 해커에게 0-3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처럼 세 번째 시즌 초반부터 악재가 겹치면서 쿠드롱의 재기는 불투명해 보였다.

그런데 쿠드롱은 4차 투어에서 레펜스(16강)를 시작으로 강동궁(SK렌터카)과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각각 준결승과 결승에서 꺾고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독주의 신호탄을 쏜 쿠드롱은 5차 투어에서도 결승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를 꺾고 2연승을 달렸고, 시즌 마지막 6차 투어에서는 김임권(TS샴푸-푸라닭)에게 4-3 신승을 거두며 프로 첫 3연승과 통산 5승 고지에 올라섰다.

쿠드롱은 이어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월드챔피언십까지 우승으로 장식하며 4연승과 통산 6승을 기록, 프로당구의 새 역사를 썼다.

세 번째 시즌에 초반 악재를 극복하고 투어 3승과 월드챔피언십 우승 등 4승을 거둔 쿠드롱은 이번 네 번째 시즌을 앞두고 모든 기록에서 프로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 쿠드롱은 앞선 세 번째 시즌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세 차례나 4강에 올랐지만, 번번이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준결승에서 패했다.

쿠드롱은 시즌 막바지에 다다르게 되면서 무관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심지어 5차 투어에서는 프로 4년 만에 처음 1라운드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시상식.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 내빈들과 기념 사진 찍는 쿠드롱. 왼쪽부터 장상진 PBA 부총재, 쿠드롱, 윤상운 NH농협카드 사장,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진=이용휘 기자
쿠드롱의 우승을 축하하는 웰컴저축은행팀 선수 및 관계자들.  사진=이용휘 기자
쿠드롱의 우승을 축하하는 웰컴저축은행팀 선수 및 관계자들. 사진=이용휘 기자

다행히 6차 투어에서는 16강까지 무난하게 통과했다. 그러나 8강에서 최고의 적수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하나카드)를 만나면서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쿠드롱은 카시도코스타스와의 프로 투어 상대 전적에서 1승 2패로 열세였다. 1년 10개월 전에 준결승전에서 벌인 마지막 대결에서도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4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던 경기였지만, 쿠드롱은 이 승부에서 프로 역사상 최고의 승리를 거뒀다.

단 7이닝 만에 3세트까지 45점을 모두 득점한 쿠드롱은 애버리지 6.429를 기록하며 인생 경기를 펼쳤다.

공격성공률이 무려 90.9%에 달했고,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하기 위한 플레이타임은 고작 37분에 불과했다.

박정근과의 준결승전에서도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이며 3-0으로 앞섰던 쿠드롱은 3-2까지 추격을 당했다가 4-2로 승리를 거두면서 284일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결승에서 본인을 가장 잘 아는 '절친' 레펜스와 승부를 벌였지만, 결승에서도 거침 없이 샷을 이어간 쿠드롱은 통산 7승을 향해 질주했다.

마침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쿠드롱은 "이번 투어는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며 "경기를 하면서 매 세트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 4세트 정도에 한 번씩 고비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시즌에는 준결승에 세 차례 올라갔는데, 만족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못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기대감이 너무 높아서 못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5차 투어 1라운드 탈락은 상대도 잘했고, 운도 없었다. 새로운 선수를 만났는데, 다들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언제 누구를 만나든 질 수 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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