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히가시우치 나츠미(41)가 '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고 새로운 LPBA 챔피언으로 탄생했다. 히다 오리에(SK렌터카)에 이어 두 번째 일본 챔피언이다.
히가시우치는 2012년 '제4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이미 한 차례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프로당구 투어 원년부터 LPBA로 전향해 활동해 온 히가시우치는 지난 4년 동안 4강에 두 번 오른 것 외에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결국 22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며 결실을 맺었다.
히가시우치는 앞서 4차 투어에서 오랜만에 두 번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또한, 이번 5차 투어에서도 김세연(휴온스)에게 3-2로 승리하며 두 대회 연속 4강을 달성했다. 이번 투어 4강전에서는 김보미(NH농협카드)와 풀 세트 접전 끝에 3-2로 신승을 거두고 처음 결승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히가시우치는 우승 직후 진행된 우승자 인터뷰를 능숙한 한국말로 해내 눈길을 끌었다.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교환학생으로 1년간 한국에서 지내며 당구와 처음 인연을 맺은 히가시우치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우선 결승전 경기 소감이 어떤가?
아직 믿기지 않고 실감이 안 난다. 한 게임, 한 게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된 것 같다. 요즘 일이 바빠서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서 약간 불안감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 때문에 부담이 안 됐던 것 같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나하나 열심히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다 보니 우승까지 하게 된 것 같다. 운도 많이 따라줬다. 그게 도움이 컸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샷이 성공하고 우승이 결정됐을 때 누가 가장 먼저 생각났나?
박수향 선수가 생각났다. PBA 시작하고 많이 친해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일본에 왔다 갔다 하기 어려워서 한국에 집을 얻어서 살고 있는데, 박수향 선수가 많이 도와줬다. 이번 시합도 자기 시합이 끝났는데도 나와 같이 있어 주고 너무 고맙다.
2012년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한 적도 있다. 그때랑 지금을 비교하자면?
세계선수권 우승은 당구선수 생활을 하고 3~4년 후라 운이 무척 좋았고, 여러 가지 조건들이 좋아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그때는 솔직히 실력이 좋았던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PBA로 전향하기 전에 당구를 그만둘까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PBA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했다.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그 시간을 지나서 우승하게 돼서 더 값지고 기쁘다.
한국말을 제법 유창하게 구사한다.
일본대학교에서 한국어 전공을 해서 5년 동안 공부를 했다. 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1년간 유학을 오기도 했다.
당구도 한국에서 시작했다던데.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캐롬 3D 게임을 했는데, 당구에 점점 관심이 생기면서 4구를 배우게 됐다. 하지만 한국 유학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갔는데 일본에서는 4구를 치는 곳이 없어서 대대 3쿠션을 치게 됐다. 아마 한국에 유학을 안 왔다면, 당구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당구선수가 될 수 있었다.
연습은 주로 어디서 하나?
집이 인천 주안이라서 근처 구월동에 있는 당구장에서 연습하고 있다. 평일에는 일본 당구용품대리점에서 재택근무로 사무일을 보고 퇴근 후 6시부터 당구장에 가서 11시나 12시까지 연습을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무조건 연습을 한다.
처음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게 어렵지만, 한 번 경험해봐서 앞으로 더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생길 것 같은데?
더 열심히 연습하고 이번에 대회를 치르면서 넣어치기가 진짜 너무 안돼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넣어치기 연습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