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프로당구 투어 5차전 1일차 128강에서 탈락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프로당구 투어 최다 우승자인 쿠드롱을 128강에서 돌려 세운 주인공은 큐스쿨 출신의 김욱(42).
지난 10일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2022' 128강전에서 김욱이 승부치기에서 쿠드롱을 1:0으로 꺾고 64강에 진출했다.
두 선수는 세트스코어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한 번씩 교대로 공격을 하는 승부치기로 승자를 가렸다.
1세트는 쿠드롱이 6이닝 만에 15:1, 2세트도 10이닝 만에 15:14로 따내면서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3세트 반격에 나선 김욱이 5이닝 만에 15:5로 만회했고, 4세트에서 8:12로 지고 있던 10이닝 타석에서 남은 7점을 쓸어 담고 15:12로 역전승을 거두며 2-2 동점을 만들어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초구 배치가 까다로웠기 때문에 뱅킹 승리로 우선권이 있는 쿠드롱이 선구를 양보해 승부치기에서 먼저 타석에 들어선 김욱은 키스가 났지만 운 좋게 초구 득점에 성공했다.
아쉽게도 김욱의 2점째 시도한 옆돌리기가 아슬아슬하게 득점에 실패하면서 쿠드롱에게 절호의 기회가 온 듯했다.
그런데 쿠드롱의 배치가 쉽지 않았다. 직접 공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쿠드롱은 원뱅크 샷 한 방으로 승부를 걸었다.
쿠드롱의 큐 끝을 떠나 긴 레일을 맞은 수구가 안타깝게도 제1적구에 두껍게 맞으면서 득점에 실패, 경기는 김욱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지금까지 프로에서 4년을 뛰는 동안 쿠드롱은 단 한 차례도 128강 첫 경기에서 탈락한 적이 없었으나, 이번 경기에서 패하면서 사상 첫 128강 탈락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앞서 세 차례 1부 투어에 출전한 김욱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 강민구(블루원리조트), 김임권(TS샴푸-푸라닭) 등 모두 강호들과 만나면서 탈락했으나, 4번째 출전에서 '프로 최강자' 쿠드롱을 꺾고 첫 6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욱은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1년 전까지 철강업에 종사하던 직장인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당구 실력을 알기 위해 PBA 챌린지 투어(3부)에 도전했고, 1부 선수를 선발하는 PBA 큐스쿨 출전 자격을 얻어서 이번 시즌에 당당히 꿈의 무대에 입성했다.
쿠드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김욱은 "승리 직후 심장이 터질 뻔 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쿠드롱을 이긴다는 것은 물론, 1부 투어 선수가 되리라는 것도 꿈꾸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승부치기 직전까지 승리를 장담 못 했다. 1, 2세트를 너무 허무하게 내줘서 3세트부터 질 때 지더라도 시원하게 치자고 마음 먹은 것이 승리 원동력이 됐다"라고 밝혔다.
오는 12일 열리는 64강전에서 김욱은 카시도코스타스와 32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김욱은 지난 2차 투어 128강전에서 카시도코스타스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바 있다.
한편, 이날 128강전에서는 카시도코스타스를 비롯해 조재호(NH농협카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신정주(하나카드) 등 강호들이 무사히 첫 관문을 통과했고, 에디 레펜스(SK렌터카)와 서현민(웰컴저축은행), 김병호(하나카드) 등은 쿠드롱과 함께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