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트쌤과 '찾아가는 당구교실' 수업 중인 우송중학교 학생들. 사진=김민영 기자
빌리어트쌤과 '찾아가는 당구교실' 수업 중인 우송중학교 학생들. 사진=김민영 기자

(사)대한당구연맹(회장 박보환)은 올해 청소년의 당구 종목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학생 선수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2022 KBF 아이리그(i-리그)'를 선보였다.

이번 '2022 KBF 아이리그(i-리그)' 사업은 당구와 과학의 접목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며, 무엇보다 타 종목과의 경쟁력에서도 탁월하게 앞서며 당구의 학원스포츠 진입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22 KBF 아이리그(i-리그)'는 ▲ 찾아가는 당구교실 ▲KBF 아이리그 ▲ 아이리그 큐페스타 등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그중 '찾아가는 당구교실'은 핵물리학 박사인 박우진 박사의 '과학과 당구'를 주제로한 특강을 시작으로 해당 지역의 전문 선수로 구성된 '빌리언트쌤'이 5회에 걸쳐 당구 강습을 진행한다.

찾아가는 당구교실 1호 학교로는 대전의 우송중학교(교장 김학추)가 선정되어 11월 1일 첫 특강을 개최하며 역사적인 대한당구연맹 유·청소년클럽리그의 첫발을 떼었다.

이날 독일 국립 핵물리연구소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인 박우진 박사는 대전 우송중학교의 2학년 학생 68명을 대상으로 '당구의 물리'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으며, 대전연맹 소속의 홍진표 선수가 빌리언트쌤으로 당구 강의를 맡아 진행 중이다.

대전 우송중학교는 2019년부터 학교에 당구대를 설치하고 당구와 여러 교과 과정의 융복합을 시도하며 열린 교육을 펼치고 있으며, 대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수준별 스포츠리그'에 당구 종목으로 공모해 사제 간 당구 복식 대결 등을 기획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빌리어즈>에서 대전 우송중학교를 직접 찾아가 김학추 교장을 만나 당구와 유청소년 스포츠리그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았다.

우송중학교 김학추 교장 사진=김민영 기자
우송중학교 김학추 교장 사진=김민영 기자

이번 '2022 KBF 아이리그'의 찾아가는 당구교실의 첫 번째 학교로 선정되었다. 찾아가는 당구교실에 지원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예전에는 당구가 스포츠라는 이미지보다 놀이에 가까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최근 당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이번 '찾아가는 당구교실'에서는 당구가 생활교육 측면에 스며들면서 이 시대가 원하는 융복합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우리 학생들이 새로운 측면에서 당구와 학습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것들이 많이 창출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런 측면에서 당구가 좋은 교육의 매체가 될 것 같았다. 특히 학생들의 흥미 유발이라는 측면에서 당구가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찾아가는 당구교실'로 인해 학생들이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고, 당구도 새로운 모습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당구가 발전해 나갈지도 기대가 되는 바다.

 

'찾아가는 당구교실'에서 핵물리학자인 박우진 박사가 특별한 강의를 진행했는데, 반응은 어땠나?

지금 학생들은 당구를 잘 모르는 세대인데, 당구와 물리를 접목한 접근으로 당구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단순히 스포츠로서의 당구뿐 아니라 과학과 수학 등 학문이 연결되는 걸 보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당구를 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교장의 입장에서는 우리 학생들이 훌륭한 분들의 좋은 강연들 듣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선물이다. 이런 강연이 우리 학생 중 단 한 명이라도 인생을 바꾸는 등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은 적극 권장하고 있다.

 

우송중학교는 '찾아가는 당구교실' 이전부터 학교에 당구대를 설치하고 활용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공간혁신의 측면에서 숨은 공간을 찾아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지하 1층에 당구대 2대와 탁구대, 풋살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당구도 치고, 탁구도 치고, 풋살도 하고, 샌드백도 치고, 자전거도 타고, 독서도 한다. 당구대는 2019년에 선생님의 건의로 1대를 설치했는데, 2020년에 1대를 더 늘려 지금 2대가 설치되어 있다. 학생 수에 비해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이 희망한다면 계속해서 상황에 맞게 늘려나갈 예정이다.

 

당구대 설치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면?

과학과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학업에 생활 수학과 실용 수학을 적용하거나 여러 가지 물리의 법칙을 당구에 적용해 설명하면 아이들이 학업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구에 여러 과학적 원리를 적용했을 때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고, 단순히 책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직접 시연하면서 배우는 방식을 도입하고 싶었다.

선생님은 수업만 하고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배우는 그런 수동적인 교육 방법은 이제 환영받지 못한다. 상호작용 또는 상황에 따라서 학생들이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여건과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도 이제는 선생님들이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선생님과 아이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감의 장으로 아주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고, 현재 그렇게 잘 활용되고 있다.

 

이런 열린 교육을 하는 우송중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대전지역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글로컬 인재 육성 학교다. 1954년 전쟁 직후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동아연필이 설립한 학교로, 올해로 67회째 약 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송중학교, 우송고등학교, 우송대학교가 한자라에 위치해 교육의 실크로드를 이루고 있어 연계링크시스템으로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대전 우송중학교의 '찾아가는 당구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빌리언트쌤들. 사진=김민영 기자
대전 우송중학교의 '찾아가는 당구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빌리언트쌤들. 사진=김민영 기자

학교에 설치된 당구대는 주로 어떻게 이용되나?

각 교과 수업에 사용되기도 하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도 한다. '찾아가는 당구교실' 이전에는 전문 강사가 없어서 학교 선생님 중에 400점을 치는 선생님이 동아리 활동과 방과후학교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대전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수준별 스포츠리그'에 공모해 좋은 성과를 얻기도 했다. 잘하는 아이들은 잘하는 아이들끼리, 못하는 아이들은 못하는 아이들끼리 경쟁하는 한편, 사제 간 복식 경기를 통해 선생님과 학생이 같이 팀을 이뤄 경기를 하면서 더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당구의 유청소년클럽리그는 잘 정착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다. 옛날에는 당구를 스포츠로 인식하지 않고 부정적인 개념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은 당구인들의 노력으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었고 유명인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인기도 얻고 있다. 특히 당구는 청소년의 인성교육의 일환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이나 휴대폰에만 빠져있는데, 당구를 통해 학생들의 신체 발달을 돕는 일환으로도 너무 좋다.

학교 바깥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가는 당구교실' 같은 프로그램으로 학교 울타리 안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아이들이 아이리그나 당구대회를 통해 동기부여 받는다면 이 아이들은 또 다른 기회를 얻고 가능성을 갖게 된다. 당구가 지금은 학원 스포츠클럽 종목에서 빠져 있지만, 꾸준히 노력해준다면 당구 저변 확대에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내년에도 당구 아이리그와 찾아가는 당구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또 참여할 의사가 있나?

당연하다. 이번 찾아가는 당구교실 이전부터 당구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스포츠라고 생각했다. 승리의 쾌감을 맛보게 하는 것도 좋지만, 승리에 초점을 두는 것보다 원래의 취지대로 당구 자체의 즐거움, 스포츠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는데 더 초점을 두고 싶다.

 

우송중학교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 21세기 미래 세대의 주인공인 우리 학생들은 자기 꿈과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꼭 가졌으면 좋겠다.

당구는 멘탈과 피지컬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는 스포츠다. 실용 교육으로 우리 학생들이 당구와 다른 교과를 접목해 융복합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또 선생님과 사제 간에 복식으로 경기를 즐기면서 학교를 알릴 수 있는 무대가 되며 좋겠다. 우리 학생들이 단순히 책에만 매몰되어 있지 말고 당구를 치면서 신체도 단련하고 그 원리를 궁금해하면서 즐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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