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일 만에 프로당구(PBA) 투어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사진=이용휘 기자
405일 만에 프로당구(PBA) 투어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사진=이용휘 기자

'스페인 기수' 다비드 마르티네스(31·크라운해태)가 405일간의 침묵을 깨고 개인통산 3승에 성공했다.

마르티네스는 31일 밤 9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시작된 프로당구 시즌 4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한국의 김영섭(47)에게 세트스코어 4-3의 신승을 거두고 우승상금 1억원을 차지했다.

세트스코어 1-3으로 패색이 짙었던 마르티네스는 5세트부터 드라마를 시작해 끝내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전 초반에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마르티네스는 아깝게 세트를 여러 번 빼앗겼다.

1세트에서 어렵게 14:14 동점을 만든 마르티네스는 3점째 득점한 큐볼이 두 번째 목적구와 너무 붙어 있으면서 난구가 배치됐고, 부정확한 찍어치기를 시도하다보니 샷이 크게 빗나가 김영섭에게 마무리 기회를 내줬다.

평범한 제각돌리기로 세트포인트를 시도한 김영섭이 가볍게 득점에 성공하면서 1이닝 만에 14:15로 1세트를 끝냈다. (0-1)

마르티네스는 2세트에서 5이닝까지 7:3으로 앞서다가 6이닝 공격에서 남은 8점을 모두 득점하고 15:3으로 승리했다. (1-1)

3세트에서도 중반까지 흐름이 좋았던 마르티네스는 6이닝부터 1-2-5 연속타로 13:8로 앞섰다.

마르티네스가 경기 분위기를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11이닝 공격에서 김영섭이 6득점 끝내기타를 터트리면서 결과는 13:15로 뒤집혔다. (1-2)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경기에 앞서 뱅킹하는 마르티네스와 김영섭.  사진=이용휘 기자
경기에 앞서 뱅킹하는 마르티네스와 김영섭.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1-3의 열세를 뒤집고 4-3으로 승리한 마르티네스.  사진=이용휘 기자
마르티네스는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1-3의 열세를 뒤집고 4-3으로 승리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두 세트를 허무하게 패한 마르티네스는 4세트에서 벌인 힘겨루기에서도 승리는 김영섭의 몫이었다. 초구를 친 김영섭이 3-1-1-6 득점으로 4이닝까지 11점을 만들었고, 마르티네스는 2-6-0-2 득점으로 10:11의 살얼음판 승부를 펼쳤다.

7이닝에서 김영섭이 남은 4점을 모두 득점하면서 11:15로 패한 마르티네스는 세트스코어 1-3이 돼 벼랑 끝에 몰렸다.

김영섭이 첫 우승까지 마지막 한 세트를 남겨둔 상황. 그러나 경험의 차이가 드라마를 만들었다.

프로 투어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마르티네스는 첫 번째 결승전에서 엄상필(블루원리조트)에게 4-3 승리, 두 번째 결승전은 응우옌후인프엉린(NH농협카드)에게 4-2로 승리하며 왕좌에 오른 바 있다.

뒤로 갈수록 살아나는 마르티네스의 샷 감각은 이번 결승전에서도 결코 다르지 않았다.

마르티네스는 5세트 2이닝 공격에서 대거 7점을 득점한 데 힘입어 10이닝 만에 15:5로 승리하고 기사회생했다. (3-2)

그리고 6세트에서는 팽팽하던 흐름을 한 방에 깨트린 하이런 10득점을 4이닝 공격에서 터트려 15:8로 승리, 마침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3) 

마지막 7세트에서도 안정을 찾은 마르티네스는 2이닝부터 5-1-1-2 연속타로 9:1까지 달아났고, 대역전극의 완성까지 단 2점을 남겨놓았다.

우승하는 순간 포효하는 마르티네스.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하는 순간 포효하는 마르티네스. 사진=이용휘 기자
한 세트를 남겨두고 패해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김영섭.  사진=이용휘 기자
한 세트를 남겨두고 패해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김영섭.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 사진.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 기념 사진. 왼쪽부터 장상진 PBA 부총재, 준우승자 김영섭, 우승자 마르티네스, 휴온스 송수영 대표이사.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을 앞두고 마르티네스가 잠시 주춤하면서 마지막 반전의 위기도 있었지만, 김영섭의 공격이 6득점에 그치면서 마르티네스에게 기회가 넘어왔다.

쉽지 않은 배치를 받은 마르티네스는 기막힌 뱅크 샷으로 매치포인트 득점에 성공, 11:7로 7세트를 승리하며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2차 투어에서 두 번째 프로 우승을 차지했던 마르티네스는 월드챔피언십까지 10번의 출격 끝에 마침내 세 번째 우승을 일궜다.

우승 인터뷰에서 마르티네스는 "아내가 경기장에서 응원을 해줘서 더 의미가 깊은 우승이다. 특히, 준결승전에서 프레데릭 쿠드롱을 이겨서 더 만족스럽고, 결승전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해서 기쁘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다 잡았던 승리를 아쉽게 놓친 김영섭은 "첫 결승이어서 감격스러웠다. 아쉽지만, 기분은 좋다. 대학생인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 또한, 멀리 창원에서 응원 와준 팬들에게 고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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