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투어 32강전에서 한국의 이영훈에게 세트스코어 3-2로 어렵게 승리한 쿠드롱. 사진=PBA 제공
3차 투어 32강전에서 한국의 이영훈에게 세트스코어 3-2로 어렵게 승리한 쿠드롱. 사진=PBA 제공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프로당구(PBA) 투어의 바늘구멍 승부는 사대천왕도 힘겹게 한다.

'PBA 황제'로 불리는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 역시 매번 힘겨운 고비를 넘어야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수 있다.

쿠드롱은 추석 명절을 맞아 열리는 이번 시즌 3차 투어 'TS샴푸·푸라닭 PBA 챔피언십'에서 32강까지 무사히 마치고 16강에 입성했다.

지금까지 쿠드롱은 추석에 열린 투어에서 2년 연속 우승하며 추석의 제왕으로도 불렸지만, 이번에도 16강까지 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 9일 밤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32강전에서 쿠드롱은 한국의 이영훈을 맞아 풀세트의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1세트를 6이닝 만에 15:8로 승리한 쿠드롱은 2세트(11:15, 13이닝)와 3세트(8:15, 10이닝)를 연속으로 패해 1-2로 코너에 몰렸다.

4세트를 패하면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쿠드롱은 극적인 한 방으로 겨우 살아났다.

쿠드롱은 5:8로 지고 있던 7이닝에서 반전의 서막을 올린 하이런 10점 끝내기타로 15:8로 4세트를 승리하며 어렵게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5세트 1:1 동점인 4이닝부터 2-5-3 연속타를 성공시켜 11:3으로 승리하고 세트스코어 3-2로 이영훈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쿠드롱은 PBA 투어에서 통산 6승과 연속 4승을 비롯해 월드챔피언십, 투어, 팀리그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등 PBA 대회를 전부 우승하며 최초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하며 PBA 최정상에 우뚝 섰다.

하지만, 이번 시즌 투어에서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다. 1차 투어 4강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에게 3-4로 패한 쿠드롱은 2차 투어 64강전에서 '복병' 노병찬에게 승부치기에서 패해 탈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2차 투어 64강 탈락과 이번 대회 32강 탈락 위기까지 아무리 쿠드롱이더라도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투어의 승부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쿠드롱은 10일 밤 10시 30분 열리는 16강전에서 '퍼펙트큐'를 달성한 이영천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이영천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영천은 32강전에서 조건휘(SK렌터카)를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16강에 올라왔다.

16강전 3세트에서는 한 큐에 15점을 전부 득점하는 '퍼펙트큐'까지 기록했다.

이번 경기는 새로운 도전자를 저지하는 쿠드롱의 멋진 플레이를 감상하거나 한가위 당구대전의 최대 이변을 연출하는 승부가 되거나, 어느 쪽이든 흥미로운 대결이 될 전망이다. 

김임권.  사진=PBA 제공
김임권. 사진=PBA 제공

한편, 이번 대회 32강전에서는 바늘구멍 승부가 여러차례 벌어졌다. 강민구는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를 3-2, 김임권(TS·샴푸푸라닭)은 이상용을 3-2, 김경민은 김종원(TS·샴푸푸라닭)을 3-2로 꺾고 어렵게 16강에 진출했다.

그밖에 조재호(NH농협카드)가 임준혁을 3-1로 꺾었고, 신정주(하나카드)는 오태준을 3-1, 김재근(크라운해태)은 고상운(휴온스)에게 3-1로 승리하고 16강에 진출했다.

김라희는 우승후보 중 한 명인 서현민(웰컴저축은행)에게 3-1로 승리하며 프로 데뷔 이래 첫 16강을 달성했다.

'다크호스' 노병찬은 주시윤에게 3-0, 2차 투어 준우승자 이상대도 3-0으로 잔 차팍(블루원리조트)을 꺾고 16강에 입성했다.

외국 선수 중에서는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에디 레펜스(웰컴저축은행),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 응오딘나이(SK렌터카) 등이 32강을 통과했다.

10일 열리는 16강전에서는 쿠드롱-이영천, 조재호-김재근, 레펜스-김임권, 팔라존-이상대, 마르티네스-김경민, 노병찬-강민구, 위마즈-응오딘나이, 신정주-김라희 등의 대결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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