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리에서는 당구 축제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오프닝 이벤트부터 당구 선수들과 당구팬들, 그리고 구리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말 그대로 축제의 7일을 보냈다.
전 세계 22개국에서 참가한 124명의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고, 특히 한국 선수들은 자국에서 열리는 3쿠션 월드컵을 열렬히 응원하는 당구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 32강전에 무려 9명의 선수가 올라가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기존의 당구 대회와는 다른 대회 월드컵을 선보이리라 장담했던 구리 세계3쿠션월드컵조직위원회의 호언장담처럼 2013 구리 세계3쿠션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전야제를 열어 당구팬들과 구리시민들이 장자못 야외공연장을 가득 메웠으며, 대회기간 중 국내외의 유명 당구용품 업체들이 당구용품 전시회를 개최하여 대회 열기를 한층 뜨겁게 달궜다.
다채로운 공연과 이벤트는 대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했으며, 덕분에 예선부터 많은 이들이 대회장을 찾았다.
2013 구리 세계 3쿠션 월드컵의 핫이슈는 바로 강동궁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열린 7번의 월드컵 중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에 올랐다.
그동안 김경률과 조재호가 한국에서 개최된 월드컵 결승전에 올라 우승컵을 넘봤지만, 번번이 야스퍼스나 블롬달 등 4대 천왕에게 발목을 잡혔다.
지난 대회에서도 역시 강동궁과 4대 천왕 중 한 명인 다니엘 산체스의 결승전이 벌어졌다. 초반부터 하이런 10점을 올리는 등 맹타를 퍼부은 강동궁은 끝까지 산체스를 압도하며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ISSUE 1.지난해 준우승자 다니엘 산체스의 운명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다니엘 산체스가 월드 랭킹이 13위까지 떨어진 가운데 이번 대회의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해 예선 마지막 라운드부터 출전할 운명에 놓였으나 CEB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본선 32강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다.
2013 구리 세계 3쿠션 월드컵의 준우승자였던 그가 다시 한 번 구리에서 멋진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그의 수많은 팬들이 숨죽여 그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ISSUE 2. 세미 사이그너, 구리 월드컵 출전
세미 사이그너가 돌아왔다. 무려 7년 만이다. 2007년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모든 공식적인 당구대회의 출전을 보이콧했던 그가 그와 마찰을 빚고 모든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터키당구연맹의 집행부가 교체되자 다시금 당구선수로 돌아와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었다.
비록 7년 동안 공식적인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한순간도 당구선수임을 잊은 적이 없었다는 그의 활약을 많은 당구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단, 그동안 랭킹이 없었던 만큼 예선 4라운드부터 차근차근 본선까지 올라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덕분에 당구팬들은 이번 구리 월드컵에서 그의 경기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ISSUE 3. 구리 월드컵의 돌풍, 응오딘나이
작년에 열린 구리 세계 3쿠션 월드컵에서 가장 큰 이변을 일으켰던 베트남의 응오딘나이가 이번에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당구 강국으로 급부상한 베트남은 응오딘나이 외에도 3쿠션 월드컵에서 여러 명의 새로운 이변의 주인공들을 선보였다.
2014 구리 세계 3쿠션 월드컵에서는 어떤 베트남의 당구 선수가 또 이슈의 핵으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구리 월드컵에서 주목되는 한국 선수들
불멸의 승부사, 최성원
소속 부산시체육회
출생 1977년 4월 30일
랭킹 세계 5위, 한국 7위
경력 2010 세계선수권대회 3위
2011 아지피 마스터스 1위
2012 세계선수권대회 2위
2012 안탈리아 월드컵 1위
2014 이스탄불 월드컵 2위
2014 포르투 월드컵 3위
최성원은 한국 선수 최초로 아지피 마스터스와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무대에 오른 유일한 선수다. 최근 하이런 26점의 국내 기록을 갱신하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강동궁
소속 수원시청
출생 1980년 3월 16일
랭킹 세계 9위, 한국 11위
경력 2013 구리 월드컵 1위
한국 선수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우승한 강동궁은 세계 최강의‘파워 빌리어드’를 구사하여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는 특기가 있다.
최고의 파이터, 조재호
소속 서울시청
출생 1980년 4월 7일
랭킹 세계 10위, 한국 3위
경력 2011 마토지뉴스 월드컵 1위
2011 수원 월드컵 2위
2014 이스탄불 월드컵 1위
한국 선수 중에서도 세계 톱 랭커들로부터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손꼽히는 조재호는 거세게 몰아붙이는 공격형 플레이를 구사하여 항상 관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는다.
한국의 자존심, 김경률
소속 전남당구연맹
출생 1980년 2월 23일
랭킹 세계 8위, 한국 8위
경력 2008 수원 월드컵 2위
2010 안탈리아 월드컵 1위
2011 트라브존 월드컵 2위
2012 아지피 마스터스 2위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경률은 가장 오랜 기간 세계랭킹 10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당구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김경률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으로 모든 대회에서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힌다.
한국 랭킹 1위, 허정한
소속 경남당구연맹
출생 1977년 4월 25일
랭킹 세계 23위, 한국 1위
경력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2013 세계팀선수권대회 동메달
한국 랭킹 1위에 올라있는 허정한은 세련되면서도 정교한 플레이로 상대방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선수다. 월드컵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하지만, 언제든지 세계 정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리의 희망, 윤명신
소속 구리시당구연맹
출생 1969년 11월 12일
경력 2013 경기도체육대회 3쿠션 금메달
2013 전국체육대회 단체전 동메달
개최지인 구리시에서 활동하는 윤명신은 오랜 구력을 밑바탕으로 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한 플레이가 보는 사람들에게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할 정도로 훌륭한 게임 운영능력을 보여준다.
뚝심의 빌리어디스트, 이충복
소속 동양기계
출생 1973년 9월 10일
랭킹 세계 17위, 한국 5위
경력 2011 아시아선수권대회 1위
2014 룩소르 월드컵 3위
큰 덩치만큼이나 강한 의지와 뚝심으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당구선수로 알려진 이충복은 실력 향상의 비결은 성실함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충복은 오전 일찍부터 체력훈련, 개인훈련을 수년 동안 계속해 오고 있다. 그 때문에 이충복은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신성, 황형범
소속 부산시당구연맹
출생 1983년 9월 1일
경력 2013 하림배 전국대회 2위
2013 춘천월드레저 전국대회 2위
최근 열린 대회에서 계속해서 결승전에 오르고 있는 황형범은 최성원과 함께 부산지역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구리 월드컵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세계 톱랭커 6인
세계 랭킹 1위, 쿠드롱
국적 벨기에
출생 1968년 1월 27일
랭킹 세계 1위
경력 2009 슬루이스낄 월드컵 1위
2010 마토지뉴스 월드컵 1위
2011 비엔나 월드컵 1위
2012 후르가다 월드컵 1위
2013 메델린 월드컵 1위
2013 세계선수권대회 1위
2014 룩소르 월드컵 1위
프레데릭 쿠드롱은 세계 톱랭커 중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힌다. 가장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이며, 항상 높은 애버리지로 전 세계 당구팬들을 놀라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가장 오랜 챔피언, 블롬달
국적 스웨덴
출생 1962년 10월 26일
랭킹 세계 2위
경력 1987 세계선수권대회 1위
1988 세계선수권대회 1위
1991 세계선수권대회 1위
1997 세계선수권대회 1위
2005 이스탄불 월드컵 1위
2006 이스탄불 월드컵 1위
2007 슬루이스낄 월드컵 1위
2007 마니사 월드컵 1위
2007 포르토 월드컵 1위
2007 후르가다 월드컵 1위
2011 수원 월드컵 1위
2012 수원 월드컵 1위
2013 안탈리아 월드컵 1위
2013 펠로폰네소스 월드컵 1위
토브욘 블롬달은 가장 오래된 세계 챔피언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무려 30여년을 챔피언으로 살고 있는 사상 최고의 당구선수다.
레이몽 클루망 이후 당구선수 중에 단 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우리는 두 번 망설일 필요 없이 블롬달을 선택할 수 있다.
그는 여전히 4대 천왕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원조 4대 천왕, 야스퍼스
국적 네덜란드
출생 1965년 7월 23일
랭킹 세계 3위
경력 2005 슬루이스낄 월드컵 1위
2006 슬루이스낄 월드컵 1위
2008 포르토 월드컵 1위
2008 이라푸아토 월드컵 1위
2008 수원 월드컵 1위
2008 앙카라 월드컵 1위
2010 수원 월드컵 1위
2014 포르토 월드컵 1위
한동안 야스퍼스는 세계 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쿠드롱이나 블롬달 같은 라이벌들이 있었지만, 야스퍼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매번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야스퍼스는 랭킹 포인트를 챙겨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다소 부진한 성적을 올리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라이벌들에게 내주게 되었고, 5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얼마 전 열렸던 포르토 월드컵에서 챔피언에 다시 오른 야스퍼스가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위에 도전하는 반항아, 카시도코스타스
국적 그리스
출생 1983년 11월 14일
랭킹 세계 4위
경력 2003 세계선수권대회 2위
2004 세계선수권대회 2위
2009 세계선수권대회 1위
2013 세계선수권대회 2위
2010 후르가다 월드컵 1위
2010 수원 월드컵 2위
주니어 세계챔피언 출신 중 가장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바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다.
2009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는 대활약을 펼쳤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세계 톱랭킹 안에 머물러 있다.
최고의 자부심, 자네티
국적 이탈리아
출생 1962년 4월 10일
랭킹 세계 7위
경력 2002 세계선수권대회 1위
2005 바렌드레츠 월드컵 3위
2006 볼로스 월드컵 3위
2008 세계선수권대회 1위
2008 이라푸아토 월드컵 3위
2012 수원 월드컵 2위
마르코 자네티의 직설적인 표현력은 상대를 즐겁게 할 때도 있고, 간혹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경기 중에도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눈길을 받는 이유다.
프로라는 마인드가 강한 자네티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행동은 과정이 간결하다고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즉흥적으로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자네티의 성격을 알 수 있다. 테이블 위에서 특히나 그는 진중하다. 테이블 밖에 나와 있는 자네티와는 정반대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이것은 자네티가 가진 최고의 자부심에서 도출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자네티의 경기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캐롬의 교과서, 멕스
국적 벨기에
출생 1968년 9월 4일
랭킹 세계 6위
경력 2006 세계선수권대회 1위
2012 세계선수권대회 1위
2005 바렌드레츠 월드컵 1위
2009 마토지뉴스 월드컵 1위
2011 트라브존 월드컵 1위
2013 후르가다 월드컵 1위
에디 멕스는 가장 신사적인 당구선수로 불린다. 타석에서는 누구보다도 매섭게 상대를 몰아 붙이지만, 항상 좋은 매너를 보여준다.
그의 모든 플레이는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