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후 멈춰 선 야스퍼스와 쿠드롱의 시계, 과연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

부르사 3쿠션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레데릭 쿠드롱이 딕 야스퍼스를 만났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부르사 3쿠션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레데릭 쿠드롱이 딕 야스퍼스를 만났다. 사진=빌리어즈 DB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수십 년 동안 세계 3쿠션 무대를 독식한 두 선수,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과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는 영원한 라이벌이다. 두 선수는 프로당구 PBA 투어가 한국에서 출범한 2019년 이후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쿠드롱은 PBA 투어로 이적해 프로당구 투어에 출전한 반면, 야스퍼스는 UMB(세계캐롬연맹) 잔류를 선택했다. 세계 최고의 두 선수가 다른 투어를 뛰게 되면서 한동안 이 선수들이 벌이는 ‘세기의 대결’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나란히 PBA와 UMB 왕좌에 올랐다. 쿠드롱은 지난 12월 7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된 프로당구 투어 시즌 4차전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통산 3승을 기록했고, 야스퍼스도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제73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5번째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대회에서 두 선수는 양대 투어에서 여전히 세계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기록은 야스퍼스와 쿠드롱 중 누가 더 우세할까. 두 선수가 벌인 맞대결과 각종 대회 입상 기록을 토대로 야스퍼스와 쿠드롱이 벌인 ‘세기의 대결’을 분석해 보았다.

2016년 호치민 3쿠션 월드컵에서 야스퍼스를 이기 쿠드롱.  사진=빌리어즈DB
2016년 호치민 3쿠션 월드컵에서 야스퍼스를 이기 쿠드롱. 사진=빌리어즈DB

2010년 이후 ‘가장 강력한 사대천왕’으로 올라선 쿠드롱

야스퍼스는 2000년대까지는 쿠드롱에게 상대 전적과 기록 모든 면에서 다소 앞섰다. 대표적인 세계대회인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야스퍼스는 2010년 이전까지 우승 18회와 준우승 14회 등을 기록했고, 쿠드롱은 우승 9회, 준우승 6회에 그쳤다.

두 선수 간의 상대 전적도 21승 2무 13패로 야스퍼스가 우세했다. 쿠드롱은 2005년 열린 당구월드컵에서 3회 연속 결승에 올라가며 한때 상승세에 올랐지만, 벨기에 동료 롤랜드 포툼과 에디 멕스, 그리고 토브욘 블롬달에게 패해 3번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7년부터 2009년까지 5회 우승을 거두며 탄력을 받기 시작한 쿠드롱은 2010년으로 넘어가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쿠드롱은 라이벌 야스퍼스와의 상대 전적도 2010년 이후 30승 1무 28패로 앞섰고, 당구월드컵에서는 12승으로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야스퍼스는 당구월드컵에서 7승에 그쳤다. 멕스가 9승으로 쿠드롱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했고, 블롬달은 6승, 산체스는 5승을 거두었다.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사대천왕이 사이좋게 2승씩 나누었다. 2012년 멕스와 2014년 최성원(부산체육회)이 두 차례 사대천왕을 저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대천왕 전성시대’가 2010년대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그들 중에서 쿠드롱은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또한, 이 시기에 쿠드롱은 동료 멕스와 함께 벨기에를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012년 세계3쿠션팀선수권에서 쿠드롱은 멕스와 벨기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과 2014년, 2015년까지 벨기에의 4년 연속 우승을 견인했다.

2000년대 중반 팀챔피언십에서 5년 연속(2005~2009년) 우승한 스웨덴의 블롬달-닐손 팀 기록에 1년 모자랐지만, 쿠드롱은 당구월드컵, 세계선수권, 팀챔피언십까지 모두 휩쓸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임을 확인했다.

두 선수 맞대결, 야스퍼스 ‘우세’ → ‘막상막하’ 변화

시간이 갈수록 점점 강해지는 쿠드롱을 상대로 야스퍼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009년 말에 쿠드롱에게 유럽 대회에서 2연승을 거두었던 야스퍼스는 2010년에도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두 선수는 2010년 3월에 열린 아지피 빌리어드 마스터스 결승에서 다시 맞붙었다.

이 경기에서 야스퍼스는 34이닝 만에 50:43으로 쿠드롱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야스퍼스는 아지피 대회에서 쿠드롱에게 2008년 준결승전과 2010년 결승전 등 두 번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2011년 아지피 대회에서도 야스퍼스는 쿠드롱과 애버리지 3점 대의 진검승부를 벌여 15이닝 만에 50:42로 승리했고, 2013년 마지막 아지피 대회에서는 최종 리그에서 쿠드롱이 24이닝 만에 50:47로 승리했다.

2011년 초반까지는 야스퍼스가 쿠드롱과의 맞대결에서 여전히 우세했다.

2011년 3월 네덜란드 팀챔피언십에서 야스퍼스는 23이닝 만에 50:48로 쿠드롱을 꺾었고, 이어서 10여 일 뒤 아지피 대회에서 다시 승리했다. 야스퍼스는 1주일 후 네덜란드컵 결승에서 쿠드롱과 대결해 이번에는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이때까지 야스퍼스는 쿠드롱을 상대로 7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야스퍼스로 쏠렸던 흐름은 잠시 후 쿠드롱에게 넘어왔다.

쿠드롱은 프랑스 챔피언십 파이널에서 야스퍼스를 두 차례 꺾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어서 유러피안 클럽팀 챔피언십 파이널과 네덜란드 플레이오프 등에서 쿠드롱이 4연승을 거둔 이후 승부는 대등한 양상으로 바뀌었다.

2011년 6월에 열린 유러피안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야스퍼스는 쿠드롱을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거머쥐었다. 10일 후 포르투갈 마토지뉴스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전에서는 쿠드롱이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고, 다시 10여일 지나 페루 리마에서 열린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8강전에서는 야스퍼스가 세트스코어 0-2로 지고 있다가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우승하며, 2011년 세계챔피언과 유럽챔피언을 동시에 차지했다.

그해 11월 열린 유러피안 팀챔피언십에서는 쿠드롱이 11이닝 만에 30:18로 야스퍼스를 꺾어 설욕했고, 2012년에는 프랑스 챔피언십에서는 야스퍼스가 25이닝 만에 50:44로 다시 쿠드롱을 꺾었다. 두 달 뒤 쿠드롱은 유러피안 클럽팀 챔피언십 결승에서 12이닝 만에 40:14로 야스퍼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로잔마스터스 결승전에서 만난 야스퍼스와 쿠드롱이 뱅킹을 하고 있다.  사진=빌리어즈DB
2017년 로잔마스터스 결승전에서 만난 야스퍼스와 쿠드롱이 뱅킹을 하고 있다. 사진=빌리어즈DB

‘600점 챌린지’ 승리한 쿠드롱… 두 선수 라이벌전에 큰 영향

이렇듯 야스퍼스가 우세했던 두 선수 간의 라이벌전은 점점 쿠드롱이 승리를 거두면서 일승일부의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던 중 야스퍼스와 쿠드롱은 2012년 6월에 후안요 트릴레스 재단의 후원으로 스페인 간디아에서 4일 동안 600점을 치는 ‘세기의 대결’을 벌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의 승패는 두 선수의 구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두 선수 사이에 팽팽했던 균형은 이 경기에서 승리한 쿠드롱 쪽으로 점점 기울기 시작했다.

후안요 트릴레스 챌린지는 첫날 120점, 둘째 날과 셋째 날 각각 180점, 마지막 날 120점을 치는 대결이었는데, 당대 세계 최고의 3쿠션 선수인 세계챔피언 야스퍼스와 당시 세계랭킹 1위 쿠드롱이 과연 누가 진짜 세계 최강자인지를 가리기 위해 성사된 이벤트 경기였다.

경기는 총 60점씩 10개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중간에 휴식을 갖기 위해 10개로 세션을 나누었지만, 공 위치는 초기화되지 않기 때문에 600점 단판 경기나 다름없는 승부였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현지 시간으로 2012년 6월 27일 오전 11시에 세션1이 막을 올렸다. 초반 분위기는 야스퍼스가 앞섰다. 10이닝까지 9:17로 끌려가던 쿠드롱은 12이닝에서 연속 7득점을 올리며 추격을 시작했고, 14이닝째 24:2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15이닝 6점을 더한 쿠드롱은 17이닝에서 대거 10점을 올려 42:27로 전세를 뒤집었다.

세션1이 끝난 25이닝까지 두 선수의 거리는 10점 차 이상이 유지되었다. 쿠드롱은 세션1에서 25이닝 만에 61:45로 앞섰다. 첫날 오후에 재개된 세션2 경기에서 쿠드롱은 점수 차를 더 벌렸다. 40이닝까지 99:65로 달아난 쿠드롱은 105:73으로 앞선 46이닝 공격에서 연속 16득점에 성공하며 첫날 경기를 121:73으로 마쳤다. 세션2에서는 쿠드롱이 60점을 득점하는 동안 야스퍼스는 27득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둘째 날 세션3 초반에는 야스퍼스가 부진을 만회하며 58이닝까지 135:112, 23점 차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쿠드롱은 다시 공격력을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고, 66이닝에서 166:122로 44점 차까지 달아났다.

세션3은 86이닝 만에 180:151로 마무리되었다. 야스퍼스는 세션3에서 78점을 득점해 59득점에 그친 쿠드롱과의 점수 차를 좁혔다.

세션4 초반에는 야스퍼스가 180:167(90이닝)로 13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역전은 쉽지 않았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쿠드롱이 침착하고 점수를 쌓아 100이닝까지 202:171로 앞섰고, 116이닝에서 242:209의 점수로 세션4를 마감했다. 세션4에서 쿠드롱은 62점, 야스퍼스는 58점으로 비슷하게 득점했다.

둘째 날 계속된 세션5에서는 쿠드롱이 59점, 야스퍼스가 34점을 더해 136이닝 만에 301:243으로 마무리되었다.

반환점을 돌고 난 이후 두 선수의 점수 차는 58점이었다.

셋째 날 세션6에서는 151이닝까지 328:288로 40점 차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세션6에서 쿠드롱은 66점을 올려 58득점에 그친 야스퍼스를 367:301(167이닝)로 크게 리드했다.

세션7에서는 쿠드롱이 진가를 발휘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쿠드롱은 172이닝부터 178이닝까지 7번의 타석에서 10-2-5-11-10-3-10점 등 무려 51점을 득점했다. 점수 차는 418:313. 처음으로 100점 차까지 벌어져 쿠드롱의 승리가 유력해졌다.

종료 2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야스퍼스가 하이런 21점으로 만회해 세션7은 420:337(180이닝)로 끝났다. 세션7에서 쿠드롱은 12이닝 동안 53점, 야스퍼스는 36점을 기록했다. 이어서 계속된 세션8에서는 193이닝까지 436:368, 68점 차까지 야스퍼스가 추격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에 쿠드롱이 득점을 이어가면서 214이닝 만에 485:384, 101점 차로 크게 점수 차를 벌린 채 마쳤다. 세션8에서는 쿠드롱이 65점, 야스퍼스가 47점을 득점했다.

마지막 날 세션9에서는 224이닝까지 497:411로 잠시 점수 차가 좁혀지기도 했지만, 쿠드롱이 다시 벌려 계속해서 100점 차 이상이 유지되었다. 세션9에서는 쿠드롱이 55점, 야스퍼스가 51점을 득점하면서 242이닝 만에 540:435가 되었다.

마지막 세션10을 남겨두고 쿠드롱은 60점, 야스퍼스는 165점이 남은 상황. 야스퍼스가 승부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야스퍼스는 세션10에서 66점을 득점해 500점 고지를 넘었고, 쿠드롱은 274이닝 타석에서 60점을 마무리하며 600:501로 최종 승리를 거두었다.

쿠드롱, 2015년 초까지 야스퍼스 상대로 13승 5패 ‘일방적인 승리’

비록 이벤트 경기였지만, 세기의 라이벌과 나흘 동안이나 맞대결을 벌인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후안요 트릴레스 챌린지의 결과는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에 확실하게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 이후 큰 반전이 일어났다. 쿠드롱이 2015년 초까지 3년 동안 야스퍼스를 상대로 13승 5패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전까지 야스퍼스가 앞서거나 혹은 대등했던 두 선수의 승부는 600점 챌린지 이후 쿠드롱 쪽으로 순식간에 기울어졌다. 쿠드롱은 야스퍼스를 상대로 이후 7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야스퍼스는 이 경기에서 패한 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3회 연속 4강에 올라가기는 했지만, 그게 가장 좋은 활약이었다.

2010년에 수원 3쿠션 당구월드컵과 유러피언 챔피언십, 아지피 빌리어드 마스터스를 우승하며 성적을 이어갔던 야스퍼스는 세계선수권과 유럽선수권을 휩쓴 2011년 이후 잠시 주춤거리다가 2012년 6월에 벌어진 600점 챌린지 패배 이후 2014년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하고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세계랭킹도 6, 7위권에 머무르며 크게 부진했다.

반면에 쿠드롱은 그 사이에 여러 대회를 우승하며 생애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는 매년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 차지했고, 2013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14년 만에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또한, 2013년 버호벤 오픈도 우승했다. 그리고 국가대항전인 팀챔피언십에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벨기에를 4년 연속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이 기간에 쿠드롱은 2010년대를 대표하는 세계 최강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대회 후 한 시상대 위에 선 쿠드롱과 야스퍼스.  사진=빌리어즈DB
대회 후 한 시상대 위에 선 쿠드롱과 야스퍼스. 사진=빌리어즈DB

2019년 마지막 승부… 이후 멈춰 선 ‘야스퍼스와 쿠드롱의 시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야스퍼스는 예전 분위기를 회복했다. 2014년 포르토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으로 무려 4년 만에 트로피를 안은 야스퍼스는 2015년 첫 대회 룩소르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한국의 김행직(전남)을 단 8이닝 만에 40:1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2016년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쿠드롱에게 17이닝 만에 20:40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직전까지 쿠드롱과의 맞대결에서 6연승을 거두는 등 그간의 부진을 만회했다. 2016년 2월에 열린 부르사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야스퍼스가 19이닝 만에 40:34로 쿠드롱을 꺾고 한을 풀었다.

쿠드롱은 2017년 2월에 열린 부르사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야스퍼스와 또 한 번 대결을 벌였다. 이 경기에서는 쿠드롱이 전년도 패배를 설욕하며 단 7이닝 만에 40:14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두 선수의 2017년 대결에서는 야스퍼스가 다시 압승을 거두기 시작했다. 야스퍼스는 버펄로 리그와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 결승, 프랑스 D1 챔피언십, 맥크리리 챔피언 오브 챔피언스 등 경기에서 쿠드롱을 상대로 6연승을 거두었다. 야스퍼스는 2015년 로잔 대회 우승에 이어 2017년에도 우승하며 세월이 흘러도 결코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야스퍼스는 2017년에 3회 연속 당구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나 모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2018년에 야스퍼스는 쿠드롱과 나란히 2회씩 당구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017년에 쿠드롱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챔피언에 올랐고, 야스퍼스는 이듬해인 2018년에 세계챔피언을 차지했다. 2018년에는 15만달러(한화 약 1억8000만원)의 우승상금이 걸린 맥크리리 챔피언 오브 챔피언스가 열렸는데, 쿠드롱이 멕스를 꺾고 우승을 하며 당시 역대 최고 상금을 차지했다.

야스퍼스는 맥크리리 대회 예선에서 쿠드롱에게 20이닝 만에 40:31로 승리하기도 했으나 최고 상금은 쿠드롱에게 돌아갔다.

쿠드롱은 이후 LG유플러스컵 3쿠션 마스터스 예선에서 야스퍼스를 13이닝 만에 40:24로 꺾었고, 한 달여 뒤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경기에서도 야스퍼스를 13이닝 만에 40:20으로 제압했다.

2018년 말에 열린 후르가다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두 선수는 마지막으로 세계대회 결승에서 만났다. 이 경기는 야스퍼스가 21이닝 만에 40:34로 승리를 거두었다.

야스퍼스와 쿠드롱은 2018년 말 크리스마스 토너먼트에서 9점 치기 6선승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이 경기는 야스퍼스가 세트스코어 6-3으로 승리했다.

쿠드롱이 PBA로 전향하기 전 2019년 상반기에 두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네덜란드 버팔로 리그, 유러피안 클럽팀 챔피언십 등에서 4차례 승부를 벌여 쿠드롱이 4전 전승을 거두었다.

야스퍼스와 쿠드롱의 마지막 대결인 유러피안 클럽팀 챔피언십에서는 결승전에서 맞붙어 13이닝 만에 40:34로 쿠드롱이 승리했다.

지난 30년 동안 쿠드롱과 야스퍼스이 벌인 ‘세기의 대결’은 최종적으로 49승 3무 43패로 야스퍼스가 다소 우세했다.

현재는 쿠드롱이 프로당구 PBA 투어로 가면서 둘의 라이벌전은 잠시 중단되어 이들의 맞대결을 언제 다시 보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공교롭게도 2021년 마지막에 야스퍼스는 세계선수권을 우승했고, 쿠드롱은 PBA 투어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같은 시기에 두 선수 모두 PBA와 UMB 정상에 올랐다.

세계 최강자인 야스퍼스와 쿠드롱이 벌이는 세기의 승부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두 선수가 각자의 위치에서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당구 팬들은 2019년 이후 멈춰 있는 야스퍼스와 쿠드롱의 시계가 다시 한번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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