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이 목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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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이 목표" (인터뷰)
  • 김민영 기자
  • 승인 2022.01.05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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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지난 4일 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 차지

인터뷰에서 3쿠션 전환한 소감, 2년 만에 우승컵 든 솔직한 심정 밝혀

"3쿠션에서 속도 조절이 어려워... 지금 수준은 키스 빼는 정도가 장점"
우승 후 미디어룸에서 인터뷰를 하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 후 미디어룸에서 인터뷰를 하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이 목표다"

여자 프로당구 LPBA에서 통산 2승을 거둔 김가영(신한금융투자)은 인터뷰에서 다음 목표를 어김없이 '우승'이라고 밝혔다.

그의 우승 목표는 응당 이상할 게 없다. 김가영은 어떤 종목으로, 어떤 대회를 나가도 우승 후보다.

당구선수로 20년 동안 쌓아 올린 커리어로 인해 김가영은 '당연한 우승 후보'가 되었다.

주 종목이었던 포켓볼과 지금 도전하는 3쿠션, 심지어 스누커 대회를 나가도 김가영은 우승이 기대되는 선수다.

역사상 포켓볼과 캐롬 종목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는 전 세계에서 김가영 한 명뿐이고, 그만큼 김가영은 누구보다도 당구를 잘 이해하고 잘 친다는 얘기다.

지난 4일 밤 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오른 김가영은 기자들과 나눈 공동 인터뷰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굵은 이야기를 전했다.

김가영은 LPBA 투어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는 이유로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KBF)에서 징계를 받아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하자 3쿠션으로 급하게 유턴했다.

그러다 보니 준비가 덜 된 상태로 LPBA 투어를 뛰게 되어 과거의 명성처럼 타이틀을 휩쓸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가영은 프로 첫 시즌에 4강과 8강을 넘어서며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고, 여섯 번째 출전한 LPB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년 넘게 쳐 온 포켓볼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는데도 김가영은 예상했던 대로 3쿠션 프로 무대에서 랭커로 올라섰다.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김가영은 KBF의 징계로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서 3쿠션으로 전환, LPBA 투어에서 제2의 당구 인생을 걷고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김가영은 두 번째 시즌도 2차 투어를 제외하고는 전부 8강 이상 입상하며 활약을 이어갔다.

총 다섯 차례 투어에서 준우승 1회와 4강 2회, 8강 1회 등의 성적을 올렸고, 여자 당구 역사상 최초로 우승상금 1억원을 걸고 시즌 마지막에 열렸던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세 번째 시즌에서도 김가영은 준우승 1회와 8강 3회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첫 우승 이후 두 번째 정상에 오르기까지 결승전에서만 세 번 패했고, 2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당사자인 김가영은 누구보다도,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싸움을 했다.

김가영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3년 동안 모든 노력과 고생들을 보상받은 느낌이다.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진 인터뷰에서 '당구 여제'라는 김가영은 자신을 한없이 낮추었다.

두 번째 우승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질문에 김가영은 "첫 우승은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잡은 거나 다름없었다. '무조건 공격, 맞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런 수준이었다. 점점 3쿠션을 알아갈수록 내가 아직 단단하지 못한 부분에서 겁나는 게 많아졌다. 어떻게 어떻게 결승까지 올라가면, 긴장감에 스스로 잡아 먹혔다. 지난 3년간 이런 경험을 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실력이 좋아졌다고 알아봐 주었다. 나름 열심히 해왔다.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그날 같다"라고 덧붙였다.

손을 흔들며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손을 흔들며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자 사인을 하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이 끝나고 김가영이 챔피언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세 번이나 결승에서 졌던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라는 질문에는 "준우승 징크스보다는 나를 믿지 못하고 중요한 순간에 망설이는 것, 준비했던 것을 하지 못하는 것, 이런 것들의 반복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느낀 포켓볼과 3쿠션의 차이에 대한 생각도 털어놓은 김가영은 "모든 게 어려웠다. 포켓볼은 스트로크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한두 개만으로도 잘 할 수 있는데, 3쿠션은 스트로크가 다양하다. 또, 스트로크가 조금만 어긋나도 한 끗 차이로 빗나가기 때문에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한, "포켓볼 선수는 수구보다 목적구를 쫓아가는 습관이 있다. 이런 습관을 연습을 통해 고치려고 노력했고, 연습 때 잘 돼던 것이 막상 경기에서는 잘 안 된다. 심지어 수구 당점을 놓치거나 공을 바꿔 치거나 아주 어릴 때 말고는 해본 적이 없는 헛웃음 나는 실수들까지 겹치면 경기가 더 어려워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쿠션은 조절할 게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많아진다. 일단 속도 조절이 어렵다. 포켓볼에서 포지셔닝을 했던 경험도 나중에 포지션 플레이를 하는 경지까지 오르면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수준에서는 키스를 빼는 정도가 장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그동안, 3년 동안 모든 노력과 고생들을 보상받은 느낌이다. 너무 행복하다"  사진=이용휘 기자

포켓볼 선수로 100점이었다면, 지금 3쿠션 선수로 김가영은 몇 점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어디쯤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떨 때는 잘 치는 데 애버리지도 좋은데, 이러다가도 또 그다음 날은 엉망이 될 때도 있다. 나는 어디에 있지,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가영은 이번 대회 결승과 준결승에서 수구를 바꿔서 치는 일명 '오구 파울'을 범했다. 

이에 대해서 "수구가 계속 바뀌어서 남의 공을 '약탈'해서 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아무래도 과몰입해서 그런 거 아닌가 생각한다. 다행히 이번 결승에서 실수가 나왔을 때 무너지지 않고 4세트와 5세트를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면서 "내 수준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애버리지가 1점이면 30번 칠 때 30번 실수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실수를 하면 화가 나는데 그게 컨트롤이 잘 안 된다. 포켓볼은 하나둘 실수를 하면 지기 때문에 실수를 받아들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처음에는 3쿠션에서도 실수를 용납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3쿠션과 포켓볼이 다르다는 걸 몸으로 체감하고 경험하면서 그런 강박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밖에 "다음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이 목표다"라고 포부를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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