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서, '15:14' 박빙의 1·2세트 모두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3-0 완승
한체대 2년 재학 중인 고준서... 올해 프로 데뷔 이후 첫 16강 진출 달성
"128강 직전 폐차 수준 교통사고 당해... 액땜이라 생각하고 결승까지 달릴 것"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99년생 새내기' 고준서(22)가 프로당구 PBA 투어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다.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당구 인플루언서' 해커(HACKER)를 32강에서 꺾고 프로 무대 16강에 입성한 것.
지난 11일 저녁 8시 경기도 고양시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고준서는 세트스코어 3-0으로 해커를 누르고 첫 프로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대부분 유망주 고준서보다는 경험이 많은 해커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고준서는 두 차례 '1점 차' 박빙의 세트를 모두 따내며 해커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1세트에서 고준서는 5이닝에서 해커에게 6점을 얻어맞고 7:7 동점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6이닝 4득점으로 달아나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8이닝까지 13:10으로 고준서가 앞서 있던 상황에서 해커가 4점을 득점해 순식간에 경기가 뒤집힐 뻔했다. (13:14)
그러나 고준서는 세트포인트를 해커가 마무리하지 못하자 10이닝 공격에서 남은 2점을 모두 득점하고 15:14로 1세트를 따냈다. (1-0)
2세트에서도 고준서의 우세가 계속되었다. 고준서는 2이닝부터 1-4-2-1 연속득점을 올리며 8:1로 리드했다.
해커가 6이닝 6득점으로 1점 차로 쫓아오자 고준서는 8이닝에서 다시 4점을 달아나 12:7 리드를 지켰다.
1세트처럼 경기 막판에 해커가 전세를 뒤집는 한 방을 터트려 역전이 되기도 했다.
10이닝 6득점을 올린 해커에게 12:13으로 역전당한 고준서는 다시 11이닝에서 1점을 더 허용해 12:14로 코너에 몰렸다.
위기의 순간에 고준서는 다시 살아났다. 11이닝 공격에 나선 고준서는 '끝내기 3득점'에 성공하며 15:14로 2세트를 승리,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두 번의 힘든 승부를 고준서가 모두 가져가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기울었다. 2이닝부터 3-4-2 연속득점을 올려 9:3으로 3세트를 시작한 고준서는 14이닝 만에 15:5로 승리를 거두었다. (3-0)
고준서는 당구 명문고 매탄고를 나와 한체대(사회체육·2년)에 재학 중인 지난 2019년 발렌시아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2020-21 시즌부터 PBA에 합류해 세 차례 투어에 출전하며 서현민(웰컴저축은행), 김재근(크라운해태) 등 강호들과 대결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결과 이번 투어에서 오성욱(신한금융투자)과 해커 등 쟁쟁한 선수들을 꺾으며 처음으로 프로 무대 16강에 입성하게 되었다.
경기 후 프레스룸을 찾은 고준서는 "이번 대회 대진표를 보고 해커를 만나겠구나 생각했다. 공식 대회에서 처음 (해커와) 경기를 했는데, 상대 플레이에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대회 매 경기가 힘들었다. 조금 앞섰다가 역전을 허용하고 상대 선수가 한두 점 남으면 그제서야 '아차' 싶어서 따라붙었다. 그렇게 재역전해서 이기는 경기가 되풀이되다 보니 아버지가 '시원시원하게 이겨라'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128강 첫 경기 당일 폐차할 정도로 큰 교통사고가 났는데,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 액땜이라 생각하고 다음 경기부터는 시원하게 이기는 경기로 결승까지 달려보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고준서는 16강전에서 두 살 위의 스페인 유망주 카를로스 앙귀타(24)와 대결한다.
앙귀타는 32강전에서 박정근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16강에 올라왔다. 두 선수의 대결은 12일 오전 11시 30분에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