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레펜스(SK렌터카, 왼쪽)는 준결승전 7세트에서 신정주(신한금융투자)의 매치포인트 뱅크 샷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빗나가면서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다.  사진=이용휘 기자
에디 레펜스(SK렌터카, 왼쪽)는 준결승전 7세트에서 신정주(신한금융투자)의 매치포인트 뱅크 샷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빗나가면서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탁 기자]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불과 종이 한 장 차이로도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휴온스 PBA 챔피언십' 우승자 에디 레펜스(SK렌터카)와 신정주(신한금융투자)의 준결승 대결에서 간발의 차로 승부가 갈리며 결국 우승상금 1억원에 도전하는 주인공도 바뀌었다.

만약 신정주에게 '종이 한 장의 불운'이 없었다면, 결승전은 신정주와 조재호(NH농협카드)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레펜스는 세트스코어 3-3, 마지막 7세트에서 신정주가 시도한 회심의 매치포인트 뱅크 샷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빗나가면서 결승 출전 기회를 얻었고, 마침내 상금 1억원을 차지했다.

준결승전에서 레펜스는 3-1로 앞서 거의 다 이겼던 경기를 신정주에게 3-3까지 추격을 허용하면서 마지막 7세트 경기를 벌였다.

더군다나 7세트에서 신정주가 9:6으로 앞서 승리까지 2점만을 남겨두자 레펜스는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레펜스에게는 12년 만의 세계대회 결승전 진출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상황이었다.

타석에서 한참 생각하던 신정주는 뱅크 샷을 조준하기 위해 엎드렸다. (영상 13:00)

이 2점짜리 뱅크 샷을 성공시키면 신정주가 11:6으로 7세트를 따내고 대역전승을 완성하게 된다.

공 배치도 제1적구를 잘 맞히면 득점할 수 있기 때문에 신정주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신정주가 아깝게 실패한 뱅크 샷 배치.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신정주가 아깝게 실패한 뱅크 샷 배치.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수구가 아슬아슬하게 제2적구를 지나치는 장면.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수구가 아슬아슬하게 제2적구를 지나치는 장면.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그러나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3쿠션을 돌고 제1적구에 잘 맞은 듯했던 신정주의 수구가 스치듯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두 번째 표적구를 지나친 것.

여기저기서 '으악'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결정타를 놓친 신정주는 큐를 바닥에 떨구고 크게 아쉬위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반면, 졸였던 가슴을 쓸어내린 레펜스는 소중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기회를 살려 대회전과 단-장-단으로 이어지는 역회전 뱅크 샷을 성공시키며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서 10점째 뒤돌려치기를 간발의 시간 차로 아슬아슬하게 키스를 빼내면서 성공했고, 묵직하게 제1적구를 눌러놓고 아웃사이드로 돌려서 완벽하게 매치포인트 득점까지 올렸다.

준결승전에서 이러한 최대 위기를 극복한 레펜스는 결승에 올라 마침내 우승까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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