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민영 기자] 대한당구연맹(회장 박보환)의 장기프로젝트인 KBF 당구 디비전 리그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시행 첫 시즌 큰 성과를 거두었고, 올해 그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총 170개 리그, 704개 팀, 약 7천여 명의 동호인들이 디비전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팀들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대회를 치르게 되는 만큼 디비전 리그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시스템이다.

지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디비전 리그의 시작부터 함께해온 추종호 교수는 디비전 리그의 가장 기본적인 자격 요소로 시스템을 꼽았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당구만큼 시스템이 잘 갖춰진 종목이 없다고 극찬했다.

이번 [KBF 디비전 리그를 이끄는 사람들]에서는 KBF 당구 디비전 리그의 시스템 개발을 맡은 (주)큐스코의 박정규 대표를 만나 디비전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KBF 디비전 리그 시스템 개발을 맡은 (주)큐스코의 박정규 대표.  사진=김민영 기자
KBF 디비전 리그 시스템 개발을 맡은 (주)큐스코의 박정규 대표. 사진=김민영 기자


큐스코는 KBF 당구 디비전 리그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큐스코는 그동안 대한당구연맹의 종합대회에서 시스템을 담당해왔다. 이번 디비전 리그 사업에도 입찰을 통해 시스템 개발과 구축을 맡게 되었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디비전 전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 첫 번째 시즌부터 전국에서 진행되는 'KBF 당구 디비전 리그'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기존의 대한당구연맹의 종합대회에서 이용하던 큐스코 시스템과 디비전 시스템은 전혀 다른 시스템인가?

그렇다. 디비전 전용 시스템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했다. 일단, 대한당구연맹의 종합대회는 개인대회 위주인데, 디비전 리그는 팀으로 출전하는 대회라는 점이 가장 다른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을 완전히 다시 구축했고, 지금은 전용 디렉터 앱을 개발 중인데 올 연내에는 완성될 예정이다.

 

KBF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점은?

시스템 구축 시 중점을 둔 건 딱 하나다. 불특정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스템을 사용해도 문제없이 결과가 잘 들어오게 하는 것. 이미 큐스코 시스템은 전국의 1,000여 개의 불특정 다수의 클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

여기에 부득이 큐스코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 디비전을 할 때 수기로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이 경우, 매 이닝 기록은 남기기 어렵지만 총 포인트와 총 이닝, 애버리지, 하이런 등을 기록할 수 있다.

 

디비전 시스템을 통해 동호인들의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정리가 가능해졌다.

그렇다. 디비전 리그가 동호인 기록 정리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여기에 개인 기록도 기록이지만, 더 큰 의미를 두는 건 팀 기록이 쌓인다는 점이다. 이 기록으로 인해 결속력과 개인의 팀 기여도 등을 알 수 있고 다양한 활용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시즌 첫 번째 디비전 리그를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내가 직접 디비전 리그에 동호인 선수로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직원들은 각자 지역의 디비전 리그에 직접 참가했다. 회사 차원에서 그만큼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는데, 참가한 직원들의 만족도와 평가가 좋았다.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면, 아무리 잘 만들어진 시스템도 초기연도에는 동시다발적으로 접속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이슈가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그 부분에 대한 대응에 주력했는데, 1, 2라운드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개선을 하고, 3라운드부터는 안정화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디비전 리그 시스템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이미 우리가 다 갖고 있는 기술이었다. 다만 개인의 기록이 아닌 팀으로 묶여서 팀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 외에는 어려운 점은 없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처음 사용할 때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아무리 디렉터들을 교육해서 사용법을 알려줘도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초기 발생하는 이슈들은 예상하고 대응을 준비했다. 1, 2라운드를 거치면서 디렉터들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안정될 수 있었다.

어려웠던 건 딱 그 부분이었다. 초반 디렉터들의 적응과 시스템에서 체크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 지금도 사용하면서 디렉터들이 불편사항이나 개선사항을 요청하면 계속해서 대응하고 있다.

 

디비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디비전 시스템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

디비전 전용 앱을 통해서 개인 기록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우리 팀의 스코어나 랭킹을 확인할 수 있다. 라이벌 팀의 스코어와 랭킹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디비전 당일 현장에서 사용량이 높은 편이다. 그 외에도 미리 라이벌 팀에 대한 전략을 분석할 수 있어 팀 전략 수립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캐롬 종목 외에 포켓 종목이 디비전 리그에 추가되었다. 새롭게 시스템을 추가해야 했을 텐데.

랭킹 산정이나 여러 부분에서 캐롬 종목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포켓볼 종목을 위해 추가적인 개발이 있었다. 포켓볼도 디비전을 통해 참여하는 사람들을 늘려나가고 대회에 참여하는 재미를 찾아 나가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캐롬보다 치는 사람들이 적지만 디비전 리그를 통해 점차 유저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디비전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올해 새롭게 완성된다. 어떤 점이 달라지나?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독성이 좋아지고, 기록을 보기도 훨씬 편리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이렇게 두 가지다. 디자인과 접근성의 편리함. 추후에는 경기 영상도 제공하고 싶지만 그 부분은 많은 트래픽이 발생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추천하는 기능이 있다면, 계속 개발하고 적용할 예정이다. 

 

개인종목으로 즐기던 당구가 디비전 리그로 인해 팀 종목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유럽에는 이미 이런 팀 리그가 너무 잘 되어 있다. 아마추어뿐 아니라 1부 리그의 프로 선수들까지도. 우리나라도 이런 팀 리그의 활성화로 아마추어가 팀으로 소속되어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더 이 디비전 리그를 응원하고 있다.

종합대회에서도 개인전보다 단체전이 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다. 나 역시도 개인전보다 단체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유기적인 경험이 너무 좋아서 주로 단체전에 출전하곤 한다. 지금은 디비전 리그에 한 팀당 4명의 선수로 구성해 대회를 진행하지만 나중에는 경기 수를 더 늘려서 좀 더 많은 팀원이 한팀으로 출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팀원 수도 짝수보다는 홀수로 하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지금 디비전 리그는 개인 대 개인의 경기 밖에 없다. 혼성 복식 경기를 추가해서 여성 동호인의 참여를 늘리자는 의견도 있던데.

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여성 동호인이 전무한 곳도 있다. 그렇게 되면 팀 구성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디비전 리그 자체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차라리 핸디를 아예 없애고, 최종적으로 부수만 남기면 핸디 논란도 없어지고 게임이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스카치 복식 경기도 부수별로 묶어서 출전하게 되면 혼성이든 동성이든 상관없게 출전할 수 있어 팀 상황에 맞게 선수를 구성할 수 있어 이게 더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디비전 리그가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까?

작년에도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잘 마무리되었다. 올해도 역시 코로나 때문에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앞으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고 하니 내년에는 D5에 더 많은 동호인들이 참가했으면 좋겠다. 상금에 연연하지 말고, 당구를 순순하게 즐길 수 있도록.

나중에 우리 팀이 D1까지 올라가서 활약하는 팀이 되면 그만큼 리워드가 오니까 그걸 목표로 꾸준히 지치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거기에 또 시스템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더 있다면 우리도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디비전 리그에 참여하는 동호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디비번 리그는 상금이 없다 보니 참가를 주저하는 동호인들이 있다. 디비전 리그는 초심자부터 마니아층까지 두루 참가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의의를 두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상금을 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당구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 되었으면 좋겠다. 팀을 만들고 그 팀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즐겼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연맹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사업이다. 그동안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심혈을 기울였다. 동호인들이 이 취지를 잘 이해하고 팀으로 당구를 즐길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지역에 따라 동호회가 활성화된 지역이 있는데, 그런 지역들을 중심으로 더 활발하게 디비전 리그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