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는 물론 모든 종목의 스포츠는 몸에 힘을 빼는 것부터 시작한다. 당구는 운동 반경이 작기 때문에 힘이 작용하는 범위가 더 크다.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면 극히 미세한 부분까지 영향을 미쳐 제대로 된 샷을 하기 어렵다. 

6개월 만에 대대 17점에서 24점으로 실력이 급상승한 <김정규당구스쿨> 김창기(50) 씨도 힘 빼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오죽하면 힘 빼는 데만 3년, 다시 힘주는 데 3년 걸린다고 하지 않나? 그러나 몸의 힘을 뺀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김창기 씨처럼 말이다.


많은 종목 중에 당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골프나 낚시도 좋아하는데, 당구는 가장 간편하게 자주 접할 수 있는 종목이다. 골프나 낚시처럼 장비가 무겁지도 않고 큐케이스에 큐 한 자루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아닌가? 그리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동시간까지 감안하면 골프나 낚시는 가끔, 당구는 매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대를 치기 전에 원래 실력은 어땠나?

4구는 한 300점 정도 쳤는데 동네 당구 수준이었다. 당구 좋아하는 직원들하고 가끔 치는 정도였다. 어떤 때는 일주일에 몇 번씩 갈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바빠서 일 년에 몇 번 못 갈 때도 있고. 그러다가 어느 날 대대를 치게 되었는데 중대에서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에 빠지게 된 거다. 당구를 본격적으로 배워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보통 당구는 큐만 잡으면 칠 줄 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배워야 한다.

난 대학 때까지 빙상선수였다. 그때는 빙상은 스포츠, 당구는 여가를 즐기는 취미라고 생각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스포츠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놀이로 착각하고 있다. 자세, 조준방법, 두께 맞히는 법, 스트로크, 샷 등에 대해 배우지 않고 곧바로 큐만 잡으면 30이다. 나도 그랬고, 누구든지 다 그러지 않나? 김정규당구스쿨 같은 교육기관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말이다.


김정규당구스쿨에서 당구를 배워보니 어떤가?

김정규 원장님에게 당구를 배우고 나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당구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이래서 당구를 치는 거라는 느낌. 6개월을 레슨을 받으면서 실력도 늘었지만, 당구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김정규 원장님은 기술만 가르쳐 주시는 게 아니라 그걸 가르쳐 주신다.


전직 빙상선수의 입장에서 당신이 느낀 당구는 어떤 스포츠인가?

내가 보기엔 손맛과 쾌감이 최고인 스포츠다. 육체적인 고통을 극복해야 하는 빙상 같은 종목과는 또 다른 멘탈 스포츠다. 일반적으로 스포츠는 상대방과 대결하는 것이지만, 빙상이나 당구 같은 종목은 상대방보다도 자기와의 싸움이 크다. 그래서 더 어렵고 재미있다.


짧은 기간에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는데, 어떤 마인드로 당구를 배웠나?

나도 50대다. 스포츠를 배우고 시작하는 것이 망설여지기 시작하는 연령대다. 그러나 50대지만 노력하면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와이프와 고3 아들, 7살 딸에게 50대인 아빠가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니깐 게을러지지 않고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점수가 오른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트로크다. 그 전에 아무 것도 모를 때 하던 습관이 오래 베어 있어서 그걸 잡는 게 가장 어려웠다. 지금도 100%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한 30% 정도는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흔히 힘빼삼, 힘주삼이라고 하지 않나? 힘 빼는 데 3년, 힘 주는 데 3년이라는 말이다. 난 아직 2년 6개월 더 빼야 한다. 30% 힘이 빠진 것이 이만큼 실력 향상을 가져온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하루에 얼마나 연습했나?

평균 4~5시간 정도는 했다. 레슨 때 원장님이 강조했던 거를 이렇게도 쳐 보고, 저렇게도 쳐 보면서 왜 이렇게 쳐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게임보다는 연습에 집중했다. 이런 연습 없이 실력이 향상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연아 선수도 빙판에 오르기 위해 고무판 위에서 수만 번 점프한다. 당구도 매번 게임만 치는 것보다는 연습과 게임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슬럼프도 왔을 텐데 문제는 없었나?

김정규당구스쿨이 좋은 것이 언제든지 원장님한테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뭐가 잘 안 되고, 궁금할 때면 얼마든지 물어볼 수 있다. 원장님은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 주신다. 슬럼프가 올 때마다 원장님의 말 한마디가 엄청나게 도움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당구 실력을 늘릴 수 있는지, 당신이 6개월 동안 느낀 것에 대해 말해 달라.

첫 번째, 몸에 힘을 빼는 것이다. 힘이 들어가 있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샷을 할 수 없다. 두 번째, 마음을 비워야 한다. 당구는 어차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너무 상대방을 이기려고 아등바등하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 무너진다. 세 번째,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생각대로 몸이 따라주는 데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다. 네 번째, 좋은 스승과 환경에서 당구를 쳐야 한다. 당구를 치는 목적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서로 도움이 되고 발전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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