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츄리당구클럽팀 (왼쪽부터) 정성현 김현태 박희철 김현수 선수.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센츄리당구클럽팀 (왼쪽부터) 박희철 김동민 김우혁 이동철 선수.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지난 첫 시즌 KBF 당구 디비전 리그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팀이 있었다. 경기도 수원시 캐롬 A, B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센츄리당구클럽팀이다.

한 팀에서 수원시 A리그와 B리그에 모두 출전해 동시에 두 리그 우승을 거머쥔 것.

물론 처음부터 우승을 염두에 두고 출전한 건 아니었다. 그저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자고 했다.

하지만 '센츄리당구클럽' 동호회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회원들의 내공 덕에 무난히 D5리그에서 우승을 거두고 A리그 출전팀과 B리그 출전팀이 사이좋게 나란히 D4 리그로 승급했다.

센츄리당구클럽팀의 김우혁 동호인선수를 만나 센츄리당구클럽팀의 우수한 성적 비결에 대해 물었다.

센츄리당구클럽팀의 김우혁 선수.  사진=이용휘 기자
센츄리당구클럽팀의 김우혁 선수. 사진=이용휘 기자

"운이 좋았다. 다만, 동호회 내에서 저점자들도 고수들과 자주 경기할 수 있어 공을 보는 눈이 좋다"

 

센츄리당구클럽팀이 수원시의 당구 디비전 리그를 휩쓸었다. 한 구단에서 두 개의 팀이 양쪽 리그에서 모두 우승했다.

생각지 못한 결과였다. KBF 디비전 리그에 참여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팀을 구성할 때만 해도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자는 분위기였다. 우리 팀의 경우, 저잠자인데도 동호회 내 고수들과 자주 경기를 하다 보니 공을 보는 눈이 좋다. 그런 부분이 성적하고 연결된 것 같다.

게다가 동호회가 자주 모이다 보니 게임 수가 많은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특히 우리 팀은 5년 이상 같이 당구를 치던 분들이라 팀워크가 월등히 좋았다. 

 

KBF 디비전 리그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우리 동호회 회원이자 모임 장소인 센츄리당구클럽의 사장님이 수원연맹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시는데, 이런 대회가 생기는데 우리도 한 번 참여해 보자고 건의해주셨다. 소식을 들은 회원들의 호응도 무척 좋았다. 그때 한 팀에 5명씩 10명의 선수를 모집하는데 20명 정도가 지원해서 자체 토너먼트로 선발전까지 치르고 선수를 뽑았을 정도다.

 

자체 선발전까지 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던 이유가 있나?

보통은 대한당구연맹이나 다른 단체에서 대회가 있다고 해도 잘 안 나가려고 하는데, 이 디비전 리그의 경우는 호응이 무척 좋았다. 아마도 동호인들은 자기 구장에서만 당구를 치다보니 다른 구장 사람들과 거의 교류가 없다. 그런 점에 아쉬움을 느끼던 차에 디비전을 통해 다른 동호회와 꾸준히 교류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센츄리당구클럽팀은 어떤 팀인가?

인터넷 동호회를 기반으로 하는 동호회다. 정기 모임을 경기도 수원시의 센츄리당구클럽에서 갖고 있어서 동호회 이름도 센츄리당구클럽이다. 클럽 사장님이 흔쾌히 사용해도 된다고 동의해 주셨다. 또 동호회 회원들에게는 정액제로 클럽을 이용할 수 있는 특전도 주셨다.

우선 우리 팀은 당구에 관심이 많고, 대회를 경험해 보고 싶은 회원들 위주로 팀원을 구성한다. 작년 같은 경우는 워낙 지원자가 많아서 선발전까지 해야 했지만, 올해는 다른 회원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5명 정도 선수를 교체했다.

주로 40대 남성 회원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 회원들도 꽤 많아서 그분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팀 최고령 팀원은 75세다. 우리 팀은 젊은 사람뿐 아니라 연령 제한이 없어 원하는 분들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난 대회에서 이미 우승을 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우승 욕심은 좀 내려놓고 여러 회원에게 기회를 골고루 주려고 한다.

센츄리당구클럽팀 (왼쪽부터) 정성현 김현태 박희철 김현수 선수.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센츄리당구클럽팀 (왼쪽부터) 정성현 김현태 박희철 김현수 선수.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당구대회에 관심을 안 갖던 회원들이 유독 디비전 리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요즘 TV에서 당구대회를 자주 방송해주다 보니 방송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기서 선수처럼 저런 긴장감을 느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게다가 단발성이 아닌 정기적으로 다른 구장 사람들과 경기를 하기 때문에 유독 디비전 리그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지고 이기고를 떠나서 대회를 처음 경험해 본 분들이 너무 재밌게 당구를 쳤다고 호응이 좋았다. 디비전을 기점으로 연맹에서 하는 다른 대회에도 나가봐야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늘었다. 디비전이 당구 활성화에 마중물이 된 것 같다.

 

디비전을 참가해 본 후 소감은 어떤가?

디비전에 처음 나갈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우리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었고, 상대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승부는 상관없었다. 구장에서 회원들과 게임할 때도 물론 진지한 자세로 임하지만, 디비전에서의 경쟁은 또 다른 기분이었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긴장감과 그 경험이 너무 좋았다.

 

디비전 리그에서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면?

팀별로 나가다 보니 먼저 끝나는 게임도 있고 좀 늦게 끝나는 게임도 있다. 그럴 때는 팀원들끼리 모여서 응원을 하는데, 크게 소리 낼 수 없어도 작은 감탄과 제스처, 눈빛만으로도 큰 힘이 되더라. 특히 그 게임이 이기면 경기 전체를 이기고, 지면 동점인 상황일 때 정말 진심으로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것도 서로 교감이 됐다. 당구를 치면서 이런 건 다른 데서 경험해 볼 수 없는 감정이었다.

 

KBF 디비전 두 번째 시즌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첫 시즌보다 오히려 더 긴장되는 것 같다. 지난 시즌 성적이 너무 좋았다. 경험이나 쌓아보자는 생각에서 좀 더 잘해야 다는 마음이 커졌다. 이번 시즌도 잘해서 내년에는 D3로 올라가자고 팀원들이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다.

 

디비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의 말 부탁한다.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디비전에 대해 말하면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지인들과는 당구를 자주 치지만, 더 많은 교류를 원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데, 그런 분들은 꼭 디비전 리그에 참가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일단 디비전은 팀전이기 때문에 가까운 동호회에 가입하시는 게 좋다. 수원에 계신 분들은 '센츄리당구클럽'으로 오시면 언제든 환영한다. 디비전 때문에 일부러 동호회를 찾아서 가입하시는 분들이 늘었다. 디비전 덕분에 동호회도 더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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