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F 디비전 리그 두번째 시즌 첫 경기에 참석한 빌리어즈팀 본캐롬 선수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KBF 디비전 리그 두번째 시즌 첫 경기에 참석한 빌리어드팀 본캐롬 선수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KBF 당구 디비전 리그가 6개월 만에 재개되었다. 지난해부터 KBF 디비전 리그에 참가해 뛰어난 팀워크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몇몇 팀을 <빌리어즈>가 만났다.

그중 서울시 서초구 캐롬A리그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빌리아드팀 본캐롬'은 20대의 남녀 청년선수들을 영입해 당구선수를 지망하는 청년들을 육성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다.

당구의 품위와 예절을 갖춘 역량 있는 선수 육성이라는 장기적인 비전에 목적을 둔 '빌리아드팀 본캐롬'의 민병화 단장과 김재문 부단장이 '빌리아드팀 본캐롬'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우선 멤버 소개 부탁한다.

'빌리아드팀 본캐롬'(이하 본캐롬)은 현재 전문선수 2명(김재문, 강애영), 청년선수 3명(권우철, 권형철, 임혜원), 일반선수 6명(민병화, 이병섭, 최민웅, 이지용, 김동현, 이재훈) 등 총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선수인 제가 단장을 맡고 있으며, 전문선수인 김재문 선수가 부단장을, 청년선수인 권우철 선수가 총무로 구단의 기본 운영을 맡고 있다. 김재문 부단장은 구리당구연맹 소속의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김재문 부단장과 나는 당구 스승과 제자 사이다.

우리 구단 청년선수인 권우철(24)과 권형철(24)은 쌍둥이 형제로 전문선수를 준비하고 있으며, 임혜원(25)은 지난 5월 서울당구연맹이 주관한 제1회 휴브리스배 오픈대회 여자부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머지 않아 세계 최초로 쌍둥이 형제가 본선 무대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세 선수를 앞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주시길 바란다.

 

본캐롬 팀은 어떻게 팀을 구성하게 되었나?

당구 스승인 김재문 부단장을 통해 그동안 당구인들의 고단한 삶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스포츠 중에 오래된 종목 중 하나이고 서민들과 아주 친숙한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당구는 그동안 평가절하되어 있어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부단장님과 젊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당구를 칠 수 있도록 돕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본캐롬' 구단을 만들게 되었다.

 

본캐롬 팀을 구성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본캐롬은 단순히 당구가 좋아서 모인 동호인들의 모임이 아니다. 청년선수를 발굴하고 후원, 육성하여 당구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우리 구단에 입단하기 위한 청년선수의 조건은 단 하나다. 당구선수가 되려는 예의 바른 사람이면 된다.

'빌리어드팀 본캐롬'의 민병화 단장(오른쪽)과 김재문 부단장(왼쪽)을 구단 연습에서 만났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드팀 본캐롬'의 민병화 단장(오른쪽)과 김재문 부단장(왼쪽)을 구단 전용 연습실에서 만났다. 사진=이용휘 기자

본캐롬 팀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당구를 사랑하는 전문선수와 동호인들이 당구선수가 되고자 하는 청년선수들을 육성하고 지원한다는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목적이 분명하고 목표가 선명하니까 활동에 거침이 없다.

또 하나는 구단 연습실을 보유하고 있다. 구단 회원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와서 훈련할 수 있다. 매월 1회 구단정기평가전을 통해 게임 운영 능력 등 경기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부단장님이 추진하는 일 중의 하나가 지역 연맹과의 교류전이다. 최근에는 동두천당구연맹과 교류전을 했고, 다른 지역과도 교류전을 추진하기 위해 섭외 중이다. 교류전의 또 다른 목적은 청년선수를 영입하고 지원하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도 있다.

우리 구단은 청년선수들이 메인 무대에 서기까지 돕는 인큐베이터 구단이다. 우리 구단의 성적이 얼마나 뛰어난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많은 청년선수들을 발굴하고 디비전리그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팀뿐 아니라 다른 700여 개의 디비전 참가팀에 한 명의 청년선수만 영입하고 후원한다고 하면 우리나라에 700명의 신인 당구선수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게 결국 당구의 미래고, 디비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KBF 디비전 리그의 어떤 점이 좋았나?

처음에는 이런 걸 당구도 할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막상 참가해보니 "재밌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KBF 디비전 리그의 긍정적인 면은 강한 개인 스포츠 성향을 띤 당구를 팀 스포츠로 인식을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둘이 즐기던 스포츠가 팀을 구성함으로써 우리가 즐기는 스포츠가 됐다.

특히 기존의 당구대회는 일부 잘 치는 동호인들만의 리그였다면, KBF 디비전 리그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이라 소외되어 있던 많은 동호인들이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작년에 보니 시합에 출전했던 사람들 얼굴이 전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얼마나 몰입하고 심장 뛰는 경험이었는지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KBF 디비전 리그에 참가한 '빌리어드팀 본캐롬'.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KBF 디비전 리그에 참가한 '빌리어드팀 본캐롬' 선수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혹시 개선을 바라는 점도 있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뼈와 살과 근육과 피부를 모두 준비하고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어설픈 운영과 그 과정은 살과 근육이 붙는 시간이다. 비판은 쉽지만 대안 없는 비판은 상처만 줄 뿐이다. 우리 동호인들에게는 인내하고 봐주는 여유로움이 필요한 시기다.

 

지난 시즌 KBF 리그에서 인상 깊었던 순간은?

작년에는 우리 리그에서는 유니폼을 입은 팀이 우리 팀밖에 없었다. 다른 팀들도 부러워했고, 연맹 관계자들도 유니폼을 갖춰 입고 출전한 우리 팀을 보고 너무 좋아해 줬다. 올해는 팀 유니폼을 권고 사항으로 넣어서 다른 팀들도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팀이 많아졌다.

팀들마다 단체복을 입으니 시합장 분위기도 한결 달라진 분위기고, 각자 개인의 행동에도 더 책임감이 따르는 것 같아서 너무 보기 좋았다.

 

KBF 디비전 리그에 참가할지 망설이는 동호인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단언컨대, KBF 디비전 리그에 한 번도 참가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참가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번만 참가해보면 얼마나 재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이 뛰는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느끼고 싶다면 꼭 참가해 보길 권한다.

 

'빌리어드팀 본캐롬'의 민병화 단장.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드팀 본캐롬'의 민병화 단장. 사진=이용휘 기자

KBF 디비전 리그를 진행하고 있는 연맹에 바라는 것이 있나?

우선 기존 당구의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디비전 리그를 시작한 것은 대단히 환영하고 큰 칭찬을 해드리고 싶다. 각 지역에서 디비전 리그가 진행되는 만큼 각 지역 연맹의 전문 선수들이 해당 지역 디비전 리그에 참가하는 동호인들과 교류전이나 이벤트를 통해 선수와 동호인 간의 교류를 넓히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당구선수를 바라보는 동호인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지고, 더욱 친밀한 유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디비전 리그를 장기적으로 바라보려면 교육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정상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저변의 실력을 정상적으로 향상 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빌리어드팀 본캐롬 소속 선수들에게 단장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함께'라는 말을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우리 회원들의 선한 의지로 청년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청년선수들에게 이런 기회가 돌아간다면 더 없이 감격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함께 선한 의지를 모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의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열심히 하겠다. 결국 스포츠는 승부다. 이기려고 노력하는 팀이 되겠다. 그리고 앞서도 말했듯이 당구의 미래는 청년이다. 청년선수를 만들어내는 팀이 되고, 디비전 리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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