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자프로당구 'LPBA 파이널 챔피언' 김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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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자프로당구 'LPBA 파이널 챔피언' 김세연
  • 김민영 기자
  • 승인 2021.04.26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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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작은 체구로 속사포 같은 공격을 퍼붓는 김세연이 LPBA의 첫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프로당구 첫 시즌 챔피언의 왕좌에 올랐다. 아울러 그동안 유례없던 우승 상금 1억원까지 차지하며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었다. 

‘당구장 알바생’으로 시작해 ‘챔피언’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4년. 단시간에 폭풍 성장할 수 있었던 비법을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LPBA 첫 시즌 챔피언이 된 것 축하한다. 게다가 우승 상금이 무려 1억원이다.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좀 있었나?

솔직히 월드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고 목표는 16강 통과였다. LPBA 투어 첫 대회였던 파나소닉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그러다 두 번째 시즌 10월에 열렸던 TS샴푸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해 월드 챔피언십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우승까지 할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리그전을 통과하고 8강에 가니까 결승도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8강도, 4강도 안 했는데 벌써 결승전을 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 이러면 안 된다고 다독였다. 우선 8강부터 이기고 4강 가자고. 

 

8강전을 이기고 4강전에 갔을 때, 결승전도 가능하겠다는 예감이 들었나?

8강전을 김경자 선수랑 했는데, 가장 큰 고비였다. 두 세트를 양쪽 선수 모두 1점씩 남겨둔 세트 포인트 상황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경기를 했는데, 결국 11:10으로 이기고 4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만약 그 두 세트 중에 하나라도 빼앗겼다면 4강 진출이 힘들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김경자 선수를 이기고 4강에 올라갔을 때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4강을 가니까 진짜 욕심이 났다. 이번 경기 이기고 딱 결승까지만 가자! 운 좋게 결승까지 올라갔는데, 우승에 대한 욕심이 안 날 줄 알았는데 욕심이 나더라. 그런데 상대 선수가 김가영이었다.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특히 이번 대회 동안 김가영 선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전적을 보면서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 같다. 결승전은 어땠나?

역시 김가영은 김가영이었다. 당연히 너무 잘 쳤다. 하지만 매번 쉬운 공이 서는 게 아니니까 그 기회를 노려보자고 생각했다. 근데 막상 결승전에 들어가니 우승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하던 대로만 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하던 대로'가 정말 안 되더라. 

 

왜?

이번 결승전은 이전 대회들과 좀 다른 환경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계속 마스크를 끼고 경기를 해서 어느새 적응이 됐는데, 이번 대회는 마스크를 벗고 했다. 게다가 관심을 많이 받은 대회다 보니 관계자들과 지인들이 현장에 응원하러 많이 왔다. 관객 없이 경기하다가 지켜보는 시선이 많아지니 부담스러웠다.

또 TV나 유튜브 등으로 지켜보는 당구 팬들도 너무 많아서 실수를 하면 안될 것 같았다. 결승전인데 경기를 너무 못하면 안될 것 같아서 어떻게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초반 경기가 오히려 더 안 풀렸다. 

1세트를 이기고 나니 2세트와 3세트에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겨서 오히려 경기가 잘 안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우승 후보인 김가영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해 거금 1억원을 손에 넣었다. 대회 직후 실감이 났나?

전혀 안 났다. 우승 소감 때도 “저 우승한 거 맞나요?”라고 반문했을 정도다. 시상식 후에도 응원 온 사람들한테 “나 정말 우승한 거 맞냐”고 계속 물어봤다. 나중엔 다들 그만 좀 하라고 할 정도였다. 

 

월드 챔피언십을 앞두고 특별히 준비한 훈련이 있나?

평소 개인 연습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는 개인 연습보다 다른 구장에 가서 모르는 사람들과 게임을 많이 쳤다. 개인 연습에서는 내가 치고 싶은 공만 연습하게 돼서 남이 주는 공을 실전처럼 연습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모르는 당구장에 가서 양해를 구하고 PBA 룰대로 손님들과 게임을 쳤다. 그때 집중력이 많이 올라갔던 것 같다. 긴장감에 대한 훈련도 된 것 같고. 

 

우승 후에 당구장 알바생이 세계 챔피언이 됐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당구는 어떻게 치게 된 건가?

서울 양재동에 대대 6대 있는 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당구를 치는 모습을 보고 저게 대체 뭔데 저렇게 열심히 치나 싶었다. 계속 보다 보니까 저건 왜 그런 건가 묻기도 하면서 관심이 생겼다. 결국 당구장 사장님께 ‘저도 한번 쳐볼래요’ 했다가 지금의 프로 당구선수 김세연이 된 거다. 

 

첫 스승이 당구장 사장님인가?

그렇다. 사장님이 뱅킹은 이런 거다, 초구는 이렇게 치는 거다 가르쳐 주셔서 배우기 시작했다.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당구선수 데뷔한 지 이제 겨우 4년이 지났다. 경력으로만 보면 엄청 빠른 성장이다. 

2017년에 대한당구연맹 선수로 등록해서 연맹에서 2년, PBA에서 2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빠른 성장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당연한 말이지만 계속 꾸준히 당구를 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구를 너무 좋아하고, 또 욕심이 많다. 자존심도 세고, 승리욕도 강해서 그런 것들이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다. 

 

상금 1억으로 강지은 선수와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겠다고 밝혔다. 

강지은 선수와는 동호인 시절에 정읍 대회 8강전에서 만나 대결한 이후 친해져서 5년째 룸메이트로 지내고 있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면서 1년 동안 당구를 안 쳤는데, 결국 원하는 대학에 못 가고 원치 않던 학교를 다녔다.

그러다 강지은 선수랑 당구선수를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후 같이 살면서 당구만 쳤다. 목표가 같으니까 끈끈한 유대감이 더 생긴 것 같다. 

 

두 선수가 좋은 연습 상대가 되기도 할 것 같은데. 

아니다. 평소에 둘이 같이 연습하지 않는다. 특히 같은 대회 출전을 앞두고는 절대 같이 게임을 안 한다. 만약 경기 중에 둘이 만나게 되면 그전에 했던 연습 경기의 결과가 대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당구선수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성적이 안 나는 게 가장 힘들다. 입상을 못 해서라기보다 PBA 개막전인 파나소닉 오픈 때 준우승을 한 후에 계속 예선 탈락을 했다. 그때가 당구 인생 중 가장 힘든 때다. 4강이나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계속 예선 탈락을 하다 보니 너무 힘들었다. 

 

프로당구협회가 생기자마자 이적을 결심했다. 본인의 의지였나, 주위의 권유가 있었나?

내 의지가 확고했다. 김민아 선수처럼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운 좋게 PBA가 생기기 직전에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때 태극마크를 한 번 붙여 봤기 때문에 후회 없이 PBA로 이적할 수 있었다. 

 

이적 후 본인의 선택에 만족했나?

일단 개막전에서 준우승을 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다음 시즌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몸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마사지도 받고, PT도 받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기존의 루틴을 보다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훈련할 예정이다.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다음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더 얻었나?

그렇다. 하지만 뭔가 더 불편해진 것도 같다. 어쨌든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당장은 기분이 좋지만 다음 시즌이 더 걱정되기도 한다.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뭐 그런.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사진=이우성 / 메이크업&헤어=신오키새날(02.542.1475)

지난 시즌 TS샴푸 챔피언십 우승과 최종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다음 시즌 팀리그 지명 0순위다. 가고 싶은 팀이 있나?

지난 시즌에 팀리그를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 팀원들끼리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모습이나 뛰어난 남자 선수들이 같은 팀 여자 선수들을 지도해 주는 것 전부 부러웠다. 그러니 팀리그에 참가하는 여자 선수들이 실력이 늘 수밖에 없다.

가고 싶은 팀은 스승인 김병호 선수가 있는 TS・JDX 히어로즈지만 갈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낮은 팀이다. 2순위를 꼽자면 블루원리조트 팀에 합류하고 싶다. 

 

김세연은 어떤 당구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진짜 당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무도 그 열정을 못 따라가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잘 치는 것보다 그런 마음가짐을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켜보고 있는 당구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당구는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종목이다. 나도 작은 키가 핸디캡일 수 있지만 충분히 극복해내는 것처럼 두려움 없이 당구를 즐기고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선수에 도전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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