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0시부터 다음달 6일 자정까지 8일간 '영업 중단'

'당구산업 원천' 당구장 영업 중단에 따라 당구계도 피해 불가피

당구계 일각 "정부의 조치에 협조해 국가적 위기 상황 잘 버텨내야"

코로나19 사태 이후 당구장에서는 경기 중에도 가급적 마스크를 쓰도록 해 집담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4월경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자이언트당구클럽에서 마스크를 쓰고 포켓볼을 치는 모습.   빌리어즈 자료사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국의 당구장에서는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쓰도록 조치해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2월 말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자이언트당구클럽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포켓볼을 치는 모습.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김탁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가 확대되면서 결국 전국의 당구장도 문을 닫게 되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고, 당구장을 포함한 2만8000여개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2.5단계는 3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침방울(비말)에 의해 감염 우려가 높은 당구장을 비롯한 헬스장, 골프연습장, 탁구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운영할 수 없게 된다.

이번 행정조치에 대해 박능후 1차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일상생활과 서민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마지막 카드라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밝히며, 2.5단계를 시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기간은 오는 30일 0시부터 다음 달 6일 자정까지 8일간이며,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할 경우에는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집합금지 조치를 어기고 운영을 하다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치료비, 방역비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당구장 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당구선수와 소상공인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당구장이 국내 당구산업의 원천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로 인한 피해가 국내 당구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종전 2단계에서는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어 소규모 실내체육시설인 당구장은 해당되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부 작성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운영이 가능했다.

수도권 일부 당구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저녁 시간에는 대기자들이 많고, 그런 상황에서도 집담감염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당구는 코로나를 비껴갔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강원도 원주시 체조교실(64명)과 광주 탁구클럽(12명)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여파로 실내체육시설 전체의 영업 중단으로 이어져 당구장 운영도 중단됨에 따라 당구업 종사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2.5단계 조치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보건복지부
2.5단계 조치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보건복지부

방역 수칙 철저 준수하던 당구장 업주들 '전전긍긍'
훈련 일정 차질 생긴 당구선수와 동호인도 아쉬움 토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당구장 업주들은 이용객들에게 실내에서 필수로 마스크를 착용을 시키고,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하는 등 방역에 각별히 유의해온 상황이기 때문에 당구계 내부에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당구선수와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이번 영업 중단 조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울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A씨는 "밀린 월세와 관리비만 2000만원이 넘는데, 8일 동안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어 눈 앞이 캄캄하다"라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지난달 당구장을 오픈한 업주 B씨는 "업주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어 유감이다"라고 말했고, 지방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다른 업주 C씨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영업을 해왔는데 느닺없이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구 동호인 C씨도 "자주 이용하는 당구장이 행여나 이번 사태를 버티지 못할까 걱정된다"라며 "개인적으로도 8일이나 당구를 강제로 못 치게 되어 허탈하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여러 당구선수들은 장기간 큐를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훈련에 차질을 빚게 되었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마음을 나타냈다.

한편, 당구계 일각에서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당구계도 정부의 조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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