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종목의 유일한 프로 투어 '월드 스누커'. 1990년대부터 프로 시스템을 도입한 '월드 스누커'의 선수들은 이미 수백억원의 상금을 받고 있다. <사진 = TAI CHENGZHE/빌리어즈>

3쿠션도 결국 프로화되어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멀리 내다보고 프로화할 수 있는 지향점을 찾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아직 프로의 조건에 충족되는 저변과 문화가 완벽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지금부터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가다 보면 어느 순간 3쿠션도 기회가 찾아오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3쿠션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 수십 년 동안 3쿠션은 스누커처럼 프로 스포츠가 되기 위한 많은 조건을 갖추었다.

세계적으로도 이제 캐롬, 포켓볼, 스누커 등의 ‘빌리어즈 스포츠’는 명실상부한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어도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저변과 의식이 성장했다. 

그러나 3쿠션은 당구 종목 중에서 세계적인 입지가 가장 좁다. 3쿠션을 즐기는 국가가 아직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과거 당구가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이었을 당시에, 3쿠션은 최소 출전국 기준인 6개국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국, 일본, 베트남 등을 제외하고는 아시아권에서 캐롬 종목을 하는 국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포켓볼 황제’로 불리는 필리핀의 에이프런 레이즈가 출전하면서 겨우 기준을 맞추고 아시안게임을 치르기도 했다.

아직 3쿠션을 즐기지 않는 국가에 3쿠션을 보급하고 선수를 육성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프로다. 그 방법밖에는 달리 대안이 없어 보인다.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스포츠가 워낙 많기 때문에 유망주들이 굳이 당구에 도전할 명분이 없다. 부모들이 아무것도 없는 당구에 도전하는 자식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답은 3쿠션이 도전할 만큼의 가치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중국에 캐롬 테이블을 보급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했지만, 보급은 더뎠고 저변 확대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캐롬연맹(ACBC) 차원에서 3쿠션의 프로화를 추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금이 많지 않더라도 ‘월드 3쿠션’ 투어를 아시아권에서 시작하여 <빌리어즈TV>를 통해 송출하고 점점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진행해야 한다. 

당구팬들은 3쿠션의 중심 국가인 한국이 프로화 추진에 앞장 서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세계캐롬연맹(UMB)도 은근히 한국 3쿠션의 성장에 기대는 눈치다. 다만, ACBC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후원에 의존해야 한다는 문제는 있다. 

30여 년 전, 한국 당구를 이끈 고 김영재, 고 임영렬, 고 이상천, 김문장 회장 등은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해서 지금의 한국 당구를 만들어 냈다.

지금은 그때보다 환경도 저변도 한참 나아졌다. 2017년에는 전처럼 뜬구름 잡는 프로화가 아닌 모두 함께 논의하여 계획을 세우고 중지를 모아 될만한 일을 추진하는 것이 어떤가.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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