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교과서' 에디 멕스(벨기에)가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11시에 열린 2017 엘구나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롤랜드 포툼(벨기에)을 19이닝 만에 40:2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시상대에 오른 대회 입상자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시즌 2승' 멕스, 결승서 하이런 14점 40:25 승
블롬달∙야스퍼스∙쿠드롱 꺾고 준우승한 포툼
'전통의 강호' 벨기에 우승∙준우승∙3위 휩쓸어
김행직, '2017년 월드컵 시즌 챔피언' 올라


[빌리어즈=후르가다/장한얼 기자] 올해 마지막 월드컵 우승은 '당구 교과서' 에디 멕스(벨기에∙세계 랭킹 2위)가 차지했다.

멕스는 지난 9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에 시작된 '2017 엘구나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롤랜드 포툼(벨기에∙세계 27위)을 19이닝 만에 40:25로 꺾었다.

이번 결승전의 승부처는 4이닝. 멕스는 연속 14득점을 올리면서 22:2로 전반전을 마쳤다.

자로 잰듯한 정확한 포지션 플레이로 경기 초반부터 대량 득점을 이어가던 멕스는 중반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마지막 19이닝에서 연속 8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이번 시즌 피날레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멕스는 이번 엘구나 월드컵에서 32강전 하이런 15점, 8강전 11점, 결승전 14점 등 화끈한 득점포로 당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본선 토너먼트 다섯 경기에서 총 200점을 88이닝에 마무리한 멕스는 최종 합산 애버리지 2.272의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했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 화려한 득점포 앞세워 우승한 멕스... 세계 랭킹 2위로 수직 상승

지난 5월 열린 호찌민 월드컵에서도 우승했던 멕스는 엘구나 월드컵 우승으로 시즌 2승을 거두며 세계 랭킹도 8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다.

멕스는 결승전에 앞서 열린 준결승 경기에서도 폭발적인 득점포를 가동해 19이닝 만에 40:37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세계 5위)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5:6으로 1점 지고 있던 9이닝 연속 9득점을 시작으로 2점, 4점, 그리고 다시 8득점하며 28:10으로 크게 점수를 뒤집은 것이 준결승전 승부처였다.

자네티도 만만치 않았다. 자네티는 14이닝에서 10점, 17이닝에서 10점을 올리며 36:31까지 추격했고, 19이닝에서 또 6득점하며 39:37까지 따라왔다.

그러나 멕스가 마지막 1점을 바로 끝내면서 숨 막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준결승전에서 쿠드롱을 11이닝 만에 40:15로 꺾은 포툼이 큐를 들고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포툼은 이번 대회에서 사대천왕 중 3명을 가볍게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 블롬달∙야스퍼스∙쿠드롱 꺾고 준우승한 포툼

결승에 진출한 포툼은 이번 엘구나 월드컵에서 사대천왕 중 3명을 꺾는 활약을 펼쳤다.

32강전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세계 6위)을 22이닝 만에 40:32로 꺾고 이변을 시작한 포툼은 16강전에서 강동궁(동양기계∙세계 18위), 8강전에서는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세계 3위)를 18이닝 만에 40:32로 꺾었다.

그리고 9일 오후 8시에 시작한 준결승전에서 포툼은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2017년 세계 챔피언'으로 '월드컵 시즌 챔피언'까지 석권을 노린 세계 랭킹 1위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과 준결승에서 만난 포툼은 4이닝부터 공타 없이 11이닝까지 40점을 몰아치며 40:15로 쿠드롱마저 꺾는 기염을 토했다.

포툼은 4이닝 2점을 시작으로 5-3-5점을 이어가며 7이닝까지 16:10으로 앞섰고, 8이닝에서 대거 연속 13득점을 성공하며 29:10으로 전반전을 끝냈다.
 

포툼이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쿠드롱과 포옹하고 있다. 포툼은 쿠드롱에게 승리하며 지난 2015년 이스탄불 월드컵 이후 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후반전에서도 포툼의 득점은 계속됐다. 포툼은 시작과 동시에 9이닝에서 연속 7득점을 올려 36:12로 앞서 결승 문턱에 도달했고, 10이닝에서 1점 그리고 11이닝에서 남은 3점을 마무리했다.

후구에 나선 쿠드롱이 1득점에 그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포툼의 준결승전 11이닝 승리는 애버리지 3.363으로 이번 대회 '베스트게임(Best Game)'에 기록되었다.

결승전에서도 포툼은 선전했다. 경기 중반에 점수가 5:27(8이닝)까지 벌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어 막판에 25:32까지 점수 차를 좁히기도 했다.
 

한국 및 아시아 당구선수로는 최초로 3쿠션 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오른 김행직(전남). 시상식을 마친 후 김행직은 <빌리어즈>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큰 기록을 세워 기쁘고 영광스럽다.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 김행직, 한국∙아시아 최초 '월드컵 시즌 챔피언' 등극

한편, 준결승전에서 쿠드롱이 포툼에게 패하면서 '2017년 월드컵 시즌 챔피언'이 김행직(전남∙세계 5위)으로 결정되었다.

이번 대회를 8강으로 마감한 김행직은 총점 244점으로 최종 시즌 랭킹 1위에 올랐다.

이처럼 김행직은 이번 시즌에 세계 당구사에 한 획을 긋는 두 가지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 포로토 월드컵과 청주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하며 32년 동안 사대천왕만 세웠던 '월드컵 연승'에 성공한 김행직은 최종 시즌 챔피언 등극으로 97년 이후 20년 동안 사대천왕이 독식하던 월드컵 시즌 챔피언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폐회사를 하는 세계캐롬연맹(UMB) 파룩 엘 바르키 회장. 이번 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이 참석해 한국 선수들과 입상자에게 시상과 격려를 하기도 했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지난 3일 이집트 후르가다에서 막을 올린 올해 마지막 엘구나 월드컵은 폭발적인 득점포로 승승장구한 멕스의 우승, 2년 만에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은 포툼의 재기, 그리고 사대천왕의 아성을 무너트린 김행직의 시즌 챔피언 등극 등 많은 화제를 낳았다.

다음 대회는 내년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독일 피르젠에서 열리는 '2018 3쿠션 월드팀챔피언십'이다.

 

◆ 결승 및 준결승 경기 결과

<준결승>
마르코 자네티 37(19이닝)40 에디 멕스
롤랜드 포툼 40(11이닝)15 프레데릭 쿠드롱

<결승>
롤랜드 포툼 25(19이닝)40 에디 멕스

 

◆ '2017 엘구나 3쿠션 당구월드컵' 최종 순위

1  에디 멕스(벨기에)  2.272

2  롤랜드 포툼(벨기에)  1.887

3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1.764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1.666

5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1.866

6  김행직(한국)  1.700

7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  1.611

8  토니 칼센(덴마크)  1.552

9  N.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1.750

10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1.645

11 비롤 위마즈(터키)  1.304

12 제러미 뷰리(프랑스)  1.300

13 에디 레펜스(벨기에)  1.293

14 강동궁(한국)  1.288

15 후안 자파타(스페인)  1.142

16 사메 시덤(이집트)  1.014

 

경기결과 제공=코줌큐스코/UMB 세계캐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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