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김행직(전남)이 3쿠션 당구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김행직은 지난 9일 막 내린 '2017 엘구나 3쿠션 당구월드컵'을 8강으로 마무리하며 총점 244점을 기록, 2위 에디 멕스(벨기에)를 20점 차이로 제치고 타이틀을 획득했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당구 전설' 버금가는 성적표로 시즌 챔피언 올라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선수로는 최초 타이틀
김행직 "응원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빌리어즈=후르가다/장한얼 기자] 무려 20년 동안 지켜온 '사대천왕의 아성'이 마침내 무너졌다.

한국의 김행직(전남∙세계 랭킹 5위)이 2017년 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 당구 역사를 새로 썼다.

김행직의 월드컵 시즌 챔피언 등극은 한국 선수는 물론, 아시아권 선수가 처음 작성한 대기록이다.

이번 시즌에 김행직은 포르토 월드컵과 청주 월드컵을 연속 우승하며 32년 월드컵사에서 사대천왕 말고는 아무도 세우지 못했던 '월드컵 연승'을 기록했고, 또 시즌 챔피언 타이틀까지 거머쥐는 금자탑을 세웠다.

김행직은 이번 시즌에 열린 7번의 월드컵에서 우승 2회, 8강 2회, 16강 1회, 32강 2회 등의 성적을 올렸다.

사대천왕을 비롯해 레이몽 클루망과 루도 딜리스, 이상천 등 '당구 전설'들에게 버금가는 성적표다.

한국 선수로는 지난 93년에 이상천(전 대한당구연맹 회장)이 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오른 바 있지만, 당시 이 전 회장은 미국 국적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다.

또한, 97년 크리스티안 루돌프(독일)가 시즌 챔피언에 오른 이후부터 매 시즌 사대천왕이 독식하며 쌓아 올린 견고한 아성이 이번 시즌 김행직의 활약으로 무려 20년 만에 무너지게 되었다.
 

시상식에서 세계캐롬연맹(UMB) 파룩 엘 바르키 회장에게 '2017시즌 월드컵 챔피언' 트로피를 받는 김행직.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 엘구나 월드컵 마지막 날까지 타이틀 향방 알 수 없어

2017년 월드컵 시즌 챔피언 타이틀은 이번 엘구나 월드컵 대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향방을 알 수 없는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8일 열린 8강전에서 프레데릭 쿠드롱이 김행직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기 때문. 쿠드롱이 엘구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 김행직의 시즌 챔피언 도전은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시즌 랭킹 1위에 올라 있던 김행직은 쿠드롱을 비롯해 토브욘 블롬달, 딕 야스퍼스, 다니엘 산체스 등과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사대천왕 4명 모두 엘구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김행직을 제치고 시즌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블롬달과 산체스는 각각 32강과 16강에서 탈락해 후보에서 제외되었고, 야스퍼스도 8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김행직과 8강에서 진검승부를 벌인 쿠드롱이 승리하면서 시즌 챔피언에 누가 오르게 될 것인지 끝까지 알 수 없었다.

9일 오후 8시에 열린 준결승전에서 쿠드롱이 롤랜드 포툼(벨기에)에게 11이닝 만에 15:40으로 패했고, 쿠드롱의 결승 진출이 좌절되면서 결국 김행직에게 시즌 챔피언 타이틀이 돌아가게 되었다.

김행직은 엘구나 월드컵에서 8강 성적 점수 26점을 획득, 총점 244점으로 시즌 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엘구나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시즌 피날레를 장식한 에디 멕스(벨기에)가 총점 224점으로 2위, 마지막 순간까지 김행직의 대항마였던 쿠드롱은 220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시상식을 마친 김행직은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시즌 챔피언에 오르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응원해 주신 당구 팬 여러분과 LG 관계자 여러분, 한밭큐 권오철 대표님, 벤투스테이블 유재수 대표님 등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2017시즌 3쿠션 당구월드컵 랭킹

1  김행직(한국)  244

2  에디 멕스(벨기에)  224

3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220

4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218

5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204

6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188

7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  166

8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134

9  조명우(한국)  128

10 조재호(한국)  126

11 강동궁(한국)  125

12 N.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118

13 응웬꾸억응웬(베트남)  115

14 최성원(한국)  114

15 뤼피 제넷(터키)  112

16 허정한(한국)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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