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월드챔피언십 타이틀 도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김가영이 4번째 결승에 도전한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두 번의 월드챔피언십 타이틀 도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김가영이 4번째 결승에 도전한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월드챔피언십이 생긴 후 모든 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결승에 오른 무시무시한 선수가 있다. 바로 김가영(41, 하나카드)이다.

김가영은 2021-22시즌 시작된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2021'에서 결승에 올라 김세연(29, 휴온스)에게 세트스코어 2-4로 패해 아쉽게 첫 타이틀을 놓쳤지만, 그다음 해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2022'에서 또 한 번 결승에 올라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34, 블루원리조트)를 4-1로 꺾고 월드챔피언 왕좌를 차지했다.

이어 다음 해인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2023'에 3연속으로 결승에 오른 김가영은 풀세트 접전 끝에 스롱에게 왕좌를 빼앗기고 말았다.

이번 2023-24시즌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은 'LPBA 제비스코 상금랭킹' 4위로 이번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에 출전한다.

강지은(32, SK렌터카), 장혜리(39), 장가연(20, 휴온스)과 함께 D조에서 예선 리그전을 벌이는 김가영은 9일 열리는 첫 예선 리그전에서 이번 시즌 데뷔한 '루키' 장가연과 첫 경기를 치른다.

다음은 월드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김가영의 인터뷰 전문이다.

이번 시즌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
이번 시즌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

지난 시즌까지 3연속으로 전 시즌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챔피언십도 결승 진출이 목표인가?

일단 3연속은 지나간 일이다. 늘 우승이 목표이기는 한데, 연속으로 결승에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은 깊게 해보지 않았다.

이번 월드챔피언십 예선 첫 경기에서 '루키' 장가연과 만난다. 개인 투어에서는 첫 만남인데, 어떤가?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특히 많이 두드러졌다. 장가연 선수뿐 아니라 눈에 띄는 선수들이 많았다. 사실 두렵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그동안 어린 선수들을 많이 가르쳐왔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보는 건 되게 좋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제일 경계가 되는 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친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보면 설레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또 어떤 모습이 나올지 기대도 된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은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나?

나로서는 지금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쿠션 당구에 대한 내가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싸우는 중이다. 나의 성장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3쿠션은 어떻게 쳐야 한다고 해주는 조언들하고,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3쿠션 당구선수로서의 내모습에서 오는 괴리감에 고전을 하고 있다. 그게 잘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 시합 때 어떤 윤곽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 시즌 스롱 피아비에게 빼앗긴 타이틀 회수에 나선 김가영과 데뷔 시즌 월드챔피언십에 도전하는 장가연이 예선전 첫 경기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시즌 스롱 피아비에게 빼앗긴 타이틀 회수에 나선 김가영과 데뷔 시즌 월드챔피언십에 도전하는 장가연이 예선전 첫 경기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당구선수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나와 같은 과정을 겪은 사람이 드물고,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차유람 선수나 김진아 선수가 있지만, 내 나름대로 먼저 그걸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포켓볼 선수 출신으로서 그 장점들을 뽑아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향을 찾아가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포켓볼 선수로서도 이런 과정이 있었나?

보통 세계적인 포켓볼 선수들은 스누커를 먼저 치다가 포켓볼을 치거나 원래 포켓볼이 베이스거나 한데, 나는 4구가 베이스였다. 4구를 치다가 포켓볼 선수가 됐기 때문에 이 비슷한 과정을 한 번 겪었다. 그런데 이제 반대로 포켓볼 베이스를 가지고 캐롬을 치는 거라서 그때보다 뭔가 이상은 더 높고 아는 게 더 많아서 그런지 그 타협점을 찾는게 어렵다.

그동안 경기력도 많이 성장하고, 성적도 잘 내고 있는 김가영 선수가 이런 고민을 할 줄 몰랐다.

사람들은 애버리지도 괜찮고, 우승 경험도 많은데 왜 그렇게까지 고민하냐고 생각한다. 왜 자꾸 뭔가 바꾸려고 하고, 생각도 많고, 고민하고 그러냐고 하는데, 나 스스로 만족이 안 되는 것 같다. 운동선수는 1등을 해야지 하지만, 또 그것만 쫓아갈 순 없으니까.

이번 시즌 팀리그에서 하나카드가 최종 우승을 한 후에 하나카드 하나페이 선수들의 기세가 좋다. 심지어 낙오자 한 명 없이 전원이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여자 선수들보다 남자 선수들의 상승세가 좋은 것 같다. 김병호 주장도 그렇고 무라트 나지 초클루도 그렇고, 큐스쿨을 가네 마네 했는데, 다 같이 월드챔피언십까지 왔다. 팀원으로서 너무 기쁘고,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우리 하나카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 다만 여자 선수들이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팀리그를 하면서 팀워크가 개인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한 것 같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큰 감정 기복 없이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꿋꿋하게 했던 그 꾸준함이 언제든 빛을 발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이번 월드챔피언십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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