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솔.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서한솔.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서한솔(블루원리조트)이 준결승전에서 이번 투어를 마쳤다.

프로당구 2023-24시즌 파이널 투어인 '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와 대결한 서한솔은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고 말았다.

서한솔은 1세트를 11:4(8이닝)로 차지했지만, 이후 2, 3, 4세트를 연달아 6:11(8이닝), 10:11(13이닝), 7:11(8이닝)로 패했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3세트에 6이닝에 9:4로 리드한 서한솔은 세트 승리까지 불과 2점을 남겨뒀으나 10:7의 상황에서 역전당해 10:11로 아깝게 패했다.

4세트도 1이닝 4득점을 올리며 출발은 좋았으나 김민아에게 끝내기 하이런 5점을 허용하며 7:11로 세트를 내줬다.

PBA 투어 원년 2차 투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서한솔은 3차 투에서 연달아 준결승까지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그다음 시즌부터 많은 실력자들이 LPBA 투어로 속속 이적하며 서한솔은 차츰 자리를 잃어갔다.

그렇게 네 시즌을 보낸 서한솔은 이번 시즌 중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준결승이 끝난 후 큐를 정리하는 서한솔.
준결승이 끝난 후 큐를 정리하는 서한솔.

올 시즌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32강에 오른 서한솔은 이어진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16강에 올랐고, 7차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도 16강에 진출했다. 비록 8차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에서 첫 경기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연달아 열린 시즌 파이널 대회인 이번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준결승까지 오르며 유감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PQ라운드에서는 한수아를 상대로 애버리지 2.273을 기록하며 자신의 최고 애버리지를 달성했고, PPQ라운드에서 차유람을 꺾은 후 64강에서 임경진, 32강에서 정보윤, 16강에서 '여자 3쿠션 세계 챔피언' 출신 이신영까지 연달아 제압했다.

또한, 8강에서는 '시즌 2승'과 팀리그 우승을 거둔 일본의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까지 세트스코어 3-1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준결승전 후 서한솔은 "뭔가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 홀가분하기도 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항상 지금처럼 꾸준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여러 상황들이 따라주면서 자신감이 더 붙었다. 여러모로 합이 좋았다"고 투어를 마치는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준결승전 후 서한솔과 가진 짧은 인터뷰의 전문이다.

서한솔이 김민아와 준결승을 치르고 있다.
서한솔이 김민아와 준결승을 치르고 있다.

지금 기분은 어떤가?

뭔가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하다.

어떤 점에서 홀가분한가?

한 3시간가량을 초긴장 상태로 있다가 경기가 끝나서 그런 것 같다.

이번 투어는 오랜만에 서한솔의 진가를 보여주는 대회였다. 유독 좋았던 이유가 뭘까?

특별한 건 잘 모르겠다. 나는 항상 지금처럼 꾸준했었는데, 이번에는 많은 상황들이 이렇게 따라주면서 자신감도 더 붙고, 또 이번에는 내가 알고 있는 거에 대해서 정리도 너무 잘 돼 있는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해서 여러모로 합이 좋았던 것 같다.

이번 시즌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나?

연습 방법을 바꿨다. 이전에는 당구장에 가면 좀 지칠 때까지 연습하고 쉬는 날 몰아 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적당히 하는 게 목표다. 대신 하루도 안 빠지고 루틴을 지키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조금 더 연습을 하고 싶은 날도 그냥 접고 들어간다.

서한솔.
서한솔.

결승 직전에 패한 거라서 많이 아쉬울 것도 같은데.

김민아 선수가 워낙 톱랭커이기도 하고 내가 너무 오랜만에 4강에 올라온 거기도 해서 일단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보다 너무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누구와의 경기였나?

톱 애버리지를 찍었던 PQ보다 이신영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신영 선수와 경기 전에 마음을 비우고 들어간 것 자체가 정말 나에게는 큰 레벨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가 생각하고 정리한 거를 내가 아는 수준에서 거의 완벽하게 표현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다음으로는 방금 마친 김민아 선수와의 준결승전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특별히 고마운 사람들이 있나?

진짜 너무 많은데, 일단 나에게 공을 알려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블루원엔젤스 팀원들. 그리고 연습하고 있는 구장의 홍석태 사장님, 권혁민 프로님, TV를 보면서 항상 응원해 주시는 당구장 삼촌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가족들이 대회 동안 고3 수험생을 두고 있는 것처럼 눈치를 많이 보셨는데, 항상 컨디션 신경 써줘서 너무 고맙다. 마지막으로 '솔방울' 팬카페 회원분들께도 그동안 너무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내가 다시 이 자리에 올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였다.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이제 또 열흘 정도 후면 '월드 챔피언십'이 열린다. 이번 투어 성적으로 월드 챔피언십에도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각오 한마디 들어보자.

언제나 그랬듯이 묵묵하게, 이전처럼 똑같이 연습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뭔가 더 하려고 악쓰는 건 내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꾸준히 묵묵하게 하던 대로 연습하고 월드 챔피언십에 임하겠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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