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 다이렉트가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SK렌터카 다이렉트가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3년 만에 프로당구 PBA 팀리그 포스트시즌에 오른 SK렌터카 다이렉트(강동궁, 에디 레펀스, 강지은, 히다 오리에, 조건휘, 응오딘나이)가 7차에 걸친 치열한 파이널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SK렌터카는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정규 리그에서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며 전체 순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플레이오프에서 크라운해태 라온을 3승1패로 꺾고 파이널에 진출한 SK렌터카는 파이널에서 하나카드를 상대로 3승3패의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준우승에 올랐다.

대회 후 준우승의 기쁨보다 우승을 놓친 아쉬움이 컸던 SK렌터카의 주장 강동궁에게 준우승 소감을 뒤늦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준우승 시상식 후 기념 촬영 중인 SK렌터카와 대회 관계자들.
준우승 시상식 후 기념 촬영 중인 SK렌터카와 대회 관계자들.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기분이 어떤가?

올 시즌이 되게 힘들었는데, 마지막 7차전에서 아쉽게 져서 무척 아까웠지만, 그래도 생각지도 못한 포스트시즌 파이널까지 가게 돼서 결과적으로는 너무 좋았다. 비록 파이널에서 우승은 놓쳤지만, 우리 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프로당구 PBA 팀리그 정규 리그도 3위로 마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파이널 5차전에서 승리한 후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결국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 팀에서 가장 약한 세트가 4세트였는데, 오더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상의 끝에 마지막 세트로 갈수록 조금 더 강한 선수를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져서 끝까지 밀고 나갔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만약 오더를 바꿨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파이널 7차전을 앞두고 소개되는 SK렌터카 선수들.
파이널 7차전을 앞두고 소개되는 SK렌터카 선수들.

조건휘-히다 오리에가 4세트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두기도 하고, 장타의 하이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 4세트는 혼자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세트가 아니다. 결과로 평가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건휘-히다가 딴 팀에 비해 약체로 평가됐지만, 1점을 남겨두고 아깝게 진 경기도 몇 번 있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잘 못 살린 것 같다.

파이널 7차전 1세트에서 마무리 1점을 못 쳐서 결국 10:11로 역전을 당했다. 그 세트가 이날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그 세트가 우리 팀에게는 가장 안 좋은 결과였다. 아마 1세트를 따냈더라면 세트스코어 3-0까지도 밀어붙일 수도 있는 분위기였는데, 1세트를 허무하게 지고 나서 다음 경기에도 그 영향을 계속 받았던 것 같다.

솔직히 파이널 5차전까지 1세트 전승을 거뒀던 에디 레펀스-강동궁이 마무리 1점 앞에서 쩔쩔맨 것 자체가 이해가 잘 안됐다.

사실 나도 좀 어이가 없다. 평상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쳐도 맞는 공인데 이상하게 안 맞았다. 팔이 나쁘게 나간 것도 아닌데, 맞았나 싶었는데 안 맞고. 뭔가 이상한 기운이 있었던가 싶기도 하고, 공이 좀 외면을 하더라. 그런데 그게 또 실력인 거다.

주장 강동궁이 MVP로 뽑은 강지은.
주장 강동궁이 MVP로 뽑은 강지은.
주장 강동궁이 MVP로 뽑은 에디 레펀스.
주장 강동궁이 MVP로 뽑은 에디 레펀스.

1세트에서 레펀스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

계속 이기다 보니 기운이 좋았다. 또 앞에서 못 치면 뒤에서 받쳐주는 스토리가 계속됐다. 이번 팀리그에서 둘이 나가면 승률 60% 이상이 나왔지만, 사실 처음 팀리그를 시작할 때는 우리 둘이 진짜 너무 안 맞았다. 예전에는 승률도 30~40%밖에 안 됐다. 그래서 우리 둘이 조합을 거의 안 하고 있었는데, 5라운드 때부터 다시 호흡을 맞췄다. 함께 한 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믿음도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상대 팀인 하나카드도 1세트 레펀스-강동궁 조합이 너무 강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나카드가 못 했다기보다 애버리지도 그렇고, 우리가 좀 잘하긴 한 것 같다. 짧은 게임이다 보니 잘하면 기선제압이 되더라. 초반에 두세 판 정도를 먼저 이기고 가니까 자신감이 더 생기고 세트에 대한 부담감도 줄었다.

SK렌터카가 포스트시즌에 3년 만에 올라왔다. 감회가 어떤가?

첫 시즌에 포스트시즌에 올라왔는데, 그때는 원년이라 팀리그가 어떤 건지도 잘 모르고 그럭저럭 넘어갔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이벤트 경기가 아닌 진짜 승부의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번에는 포스트시즌에 관중들이 엄청났다. 이런 느낌도 오랜만에 받았고, 그래서 긴장도 많이 했던 것 같고, 즐기기도 많이 즐겼던 것 같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중압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면서 되게 재밌었다. 개인전 못지않은 특별한 느낌이었다. 특히 팀원들과 다 같이 뭔가를 해냈다는 게 뜻깊었다.

2세트 승리 후 기뻐하는 선수들.
2세트 승리 후 기뻐하는 선수들.

주장으로서 지난 3년의 시간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팀원들 모두 많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고, 이렇게 가는 게 맞나 싶은 회의가 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결과가 우리가 기대한 이상 나와서 기쁘다.

주장으로서 어떤 점을 보완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생각인가?

선수 개개인의 맞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 팀원들도 팀을 위해서 개인적인 희생이 더 필요하고, 연습뿐 아니라 더 많은 시간을 팀원들과 보내면서 팀워크를 다져야 할 것 같다. 특히 여자 선수들의 세트가 많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자 선수들의 기량을 올릴 수 있도록 남자 선수들이 레슨이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주장이 직접 MVP를 한 명 뽑는다면, 누구를 뽑고 싶나?

한 명은 힘들고, 만약 뽑는다면 에디 레펀스와 강지은을 뽑고 싶다. 두 선수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4세트 혼합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조건휘-히다 오리에.
4세트 혼합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조건휘-히다 오리에.
7세트 마무리를 담당한 응오딘나이.
7세트 마무리를 담당한 응오딘나이.

SK렌터카 팀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1년 동안 고생이 너무 많았던 것 같고, 힘든 와중에도 우리가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내서 팀원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고맙다. 1년 동안 너무 좋은 추억을 남겨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은 사람은?

이번에 우리 팬들의 사랑을 정말 많이 느꼈다. 팀리그를 하면서 전화도 많이 받았지만, 시합장에 정말 많은 SK렌터카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셔서 놀랐다. 회사 분들이 아니고 일반분들이 너무 많이 와서 응원해 주시는 걸 보고 진짜 많은 팬분들이 있구나 알 수 있었다. 우리를 응원해 주신 팬들께 너무 감사하고, 1년 동안 우리 SK렌터카 팀원들을 케어해주시고, 선수들이 정말 편하게 당구만 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SK렌터카팀, 황일문 구단주님과 단장님, 팀장님, 매니저님을 비롯해서 다 너무 감사드린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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