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하나페이가 이번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둔 NH농협카드 그린포스를 꺾고 프로당구 팀리그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 파이널에 올랐다. 자신들을 상대로 6연승을 거둔 팀을 단 3승으로 막았다.
정규 리그에서 NH농협카드는 하나카드에 전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에 올라왔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세트스코어 0-4로 하나카드를 꺾고 먼저 1승을 챙겨 대부분 NH농협카드의 우위를 점쳤다. 하지만 하나카드는 세 번의 승리로 포스트시즌 파이널 진출을 결정짓고 NH농협카드를 돌려세웠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 오더를 재정비한 하나카드는 NH농협카드에 4-0으로 승리를 거두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으며, 3차전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 4차전에서 4-1 승리를 거두고 먼저 3승을 차지하며 파이널 진출을 확정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NH농협카드를 이기고 파이널에 올랐다. 소감이 어떤가?
파이널에 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우리 선수들을 믿었다. 파이널에 올라가게 돼서 고맙고 감사하고 또 너무 기쁘다.
NH농협카드를 이기고 파이널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나?
비록 정규 리그에서 전패를 당했지만, 3-4로 진 경기도 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만 더 뭉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5라운드와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팀원들의 경기력이 살아나는 걸 보고 농협카드여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사실 농협카드가 1등 팀이었기 때문에 1등한테 지면 그래도 마음이 좀 덜 불편하니까 우리는 마음 편하게 경기를 했다. 솔직히 이겨서 좋기도 하지만 보미를 생각하면 좀 찜찜한 부분도 있다. 경기 끝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보미가 잘 안 하려고 하더라.
첫 시즌 포스트시즌에서도 김보미 선수 팀이 아빠 김병호 선수 팀에 졌다. 이번에도 아빠가 또 딸을 가로막았다.
보미는 아직 나한테 안된다. 실력을 더 길러서 와야 한다. (웃음)
상대 팀으로서 NH농협카드의 패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내 생각에 농협카드의 패인은 보미가 아닐까? 내가 조재호 선수한테는 질지 몰라도 김보미한테는 아직 이기지 않나. (웃음) 농협카드가 막강 멤버를 가지고 있지만, 둘째 날 우리가 4-0으로 이기면서 뭔가 휘청거렸던 것 같다. 우리가 1차전에서 0-4로 졌는데, 2차전에서 4-0으로 똑같이 갚아줬다. 그러면서 하나카드가 좀 달라졌다고 느끼면서 살짝 당황한 것 같다. 확실히 2차전에서 우리가 기선제압을 잘한 것 같다.
정규 리그부터 파이널에 오기까지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
4라운드 전까지는 살짝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4라운드부터 팀워크가 조금씩 좋아지더니 5라운드부터는 점점 좋은 성적을 냈고, 파이널에 갈 수 있을 정도로 팀워크가 단단해졌다. 팀원들을 믿었더니 결국은 자기 역할을 해줬다. 믿음의 힘이 팀원들의 단합을 만들어낸 것 같다.
김진아가 포스트시즌 오더에서 배제되고 있는데, 파이널에서도 김진아의 자리는 없나?
일단 김진아 선수도 우리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자기는 신경 쓰지 말고 오더를 짜라고 했다. 대신 자기는 응원을 열심히 하겠다고. 진아가 한 발짝 물러서니까 가슴이 좀 짠하다. 스스로 이런 말까지 할 때 본인은 얼마나 수많은 감정으로 힘들었을지 생각하니까 대견하고 이쁘다. 파이널 오더는 초반에는 지금처럼 갈 것 같다.
계속 오더에서 배제되면 다음 시즌에도 김진아의 자리가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을 것 같은데.
김진아 선수가 득점은 많이 없었지만, 5라운드 때 김가영과 2세트에서 디펜스도 잘하고 김가영이 점수를 낼 수 있게 도왔다. 덕분에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올 수 있었기 때문에 김진아도 수훈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초클루나 김진아나 다 똑같이 중요한 선수다.
김병호 선수만 유일하게 파이널 경험이 있다. 두 번째 파이널 진출 소감이 어떤가?
그때 기분이랑 지금이랑 좀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때는 첫해라 그냥 어리둥절했는데, 이제는 그 느낌을 아니까 그 기분을 한 번 더 느끼고 싶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기분 좋은 것 같다.
경험자로서 파이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
팀원에 대한 믿음이다. 팀원들 간에 약간의 불신만 있어도 알게 모르게 응원할 때 티가 난다. 7명의 팀원이 똘똘 뭉쳐서 화이팅을 외칠 때와 껄끄러운 한 명이 있을 때는 확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이 7명의 팀원이 다 똘똘 뭉쳐야 된다. 그래야 1점이라도 더 치고, 그 1점이 승패를 나눌 수도 있으니까.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