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와 4세트에서 승리한 김보미. 특히 4세트에 아빠 김병호와 적으로 만난 김보미는 인정사정없이 공격력을 뽐내며 9:2의 승리를 거뒀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2세트와 4세트에서 승리한 김보미. 특히 4세트에 아빠 김병호와 적으로 만난 김보미는 인정사정없이 공격력을 뽐내며 9:2의 승리를 거뒀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NH농협카드 그린포스의 김보미가 20일 열린 프로당구 팀리그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세트 혼합복식에 출전해 하나카드 하나페이의 주장이자 친아빠인 김병호와 맞대결을 펼쳤다.

이번 '부녀 대결'은 9:2로 딸 김보미의 압승. 오성욱과 합을 맞춘 김보미는 1이닝부터 4득점을 올리고 5이닝 만에 9:2로 김병호-김진아를 꺾었다.

특히 이날 NH농협카드는 하나카드를 세트스코어 4-0으로 꺾으며 무실세트 승리를 거뒀다.

'아빠'를 이긴 '딸' 김보미가 경기 후 밝은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김민아와 2세트에 출전한 김보미.
김민아와 2세트에 출전한 김보미.

오늘 플레이오프 첫 경기 소감이 어떤가?

개인적으로 한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것 같다. PBA 팀리그 첫 시즌 SK렌터카였을 때 올라오고 처음 올라온 거다. 그래서 그때 기억이 좀 나면서 긴장이 많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긴장이 너무 안 됐다. 덕분에 좀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던 것 같다. 플레이오프를 하고 있다는 게 아직 뭔가 얼떨떨하고 실감이 잘 안난다.

'아빠팀' 하나카드와 벌인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4-0으로 이겼다.

솔직히 4-0으로 이길지는 예상 못 했다. 그냥 너무 이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왜 그렇게 간절했나?

우선 아빠가 있는 팀이기도 하고, 사실 첫 포스트시즌 갔을 때 아빠 때문에 우리 팀이 떨어졌었다. 그때 아빠가 에디 레펀스 선수한테 역전승을 하면서 승부치기까지 갔는데, 거기서 져서 아빠네 TS팀이 올라가서 우승까지 했다.

그 기억이 갑자기 확 떠오르면서 이번에는 정말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긴장된다, 떨린다, 이것보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특히 하나카드, 농협카드, 둘다 카드사여서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오성욱 4세트 경기 중인 김보미.
오성욱 4세트 경기 중인 김보미.

오늘 4세트에서 아빠와 직접 맞대결을 벌였는데, 기분이 어떤가?

아빠가 4세트에 나오실 줄은 예상을 못 했다. 최근에는 거의 4세트에 안 나와서, '왜 저러지, 뭐지, 불편하게'라고 생각했다. (웃음) 사실 굉장히 불편하다. 개인적으로는 하나카드가 제일 불편한 팀이다.

같은 카드사이기도 하고, 아빠가 있는 팀이기도 하고, 또 잘 치는 가영 언니가 있는 팀이기도 하고,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팀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

4세트에서 오성욱 선수와 단골로 호흡을 맞췄다. 오늘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는데.

재작년에 신한금융투자에 있을 때도 오성욱 프로와 4세트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인지 같이 했을 때 마음 편한 사람 중에 1번이다. 특히 나의 초이스를 많이 존중해 줘서 편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오성욱 프로와 좀 많이 붙여주시는 것 같다.

주장 조재호는 어떤가?

솔직히 조금 어렵고 진짜 불편하다. 대놓고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웃음) 뭔가 자신이 없으면 자신이 없다고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캡틴한테는 살짝 그게 어려운 감이 있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팀리그가 연속으로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의 코치를 많이 받았다. 실수를 많이 하는 공이나 내가 어려워하는 공을 남자 선수들이 캐치를 많이 해줘서 거의 한 달 동안 주입식으로 계속 코치를 받았다. 연습을 많이 했다기보다 당구를 계속 많이 쳤다.

플레이오프 1차전 4세트에 출전한 하나카드의 김진아-김병호
플레이오프 1차전 4세트에 출전한 하나카드의 김진아-김병호

올 시즌 NH농협카드의 기세가 무섭다. 정규 리그에서 두 라운드 우승을 거뒀고, 14연승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오늘도 엄청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는데, NH농협카드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 팀은 수비적으로 플레이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공격적일 때는 엄청 공격적이다. 다른 팀들도 그런 걸 느끼고 부담을 갖는 것 같다. 우리 팀에는 자신감 있게 파워 스트로크로 치는 사람들이 많은 게 강점인 것 같다.

가장 껄끄러운 하나카드와 앞으로 최소 두 경기 이상을 쳐야 하는데, 어떻게 경기에 임할 생각인가?

오늘보다 더 열심히 칠 거다. 너무 지기가 싫다. 더 더 이를 악물고 칠 거다. 내가 못 해도 이길 수도 있고, 내가 잘한다고 해도 팀이 질 수도 있지만, 우리 팀은 단합력이 좋고 성격이 너무 잘 맞기 때문에 오늘처럼 끝까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아빠는 챔피언팀을 한번 해봤으니 이번에는 나한테 양보해라 이런 마음인가?

물론 아빠가 우승하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우승하는 게 더 기분 좋지 않을까? 나도 그 기분을 너무 느껴보고 싶기 때문에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더 사정없이 치겠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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