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트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이 위닝샷을 성공시키자 제일 먼저 달려나가 포옹하는 하나카드의 주장 김병호.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7세트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이 위닝샷을 성공시키자 제일 먼저 달려나가 포옹하는 하나카드의 주장 김병호.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하나카드 하나페이가 프로당구 PBA 팀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두고 무사히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19일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에스와이 바자르와 풀세트 접전을 벌인 하나카드는 끝내 세트스코어 4-3의 승리를 거두고 플에이오프에 올랐다.

사실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1세트를 에스와이가 먼저 차지했지만, 2세트부터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3-1로 앞선 하나카드는 5세트에서도 신정주가 2이닝부터 2-2-6득점을 올리고 4이닝 만에 10점 매치 포인트에 도달하며 금방이라도 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위닝샷에 부담감을 느낀 신정주의 샷은 무려 6이닝 동안 공타를 기록했고, 그 사이 6이닝째에 6득점 하이런을 친 박인수가 10이닝째에 남은 4점을 마저 득점하며 10:11로 역전승을 차지하고 말았다.

5세트에서 일찌감치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신정주가 위닝샷을 놓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5세트에서 일찌감치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신정주가 위닝샷을 놓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6세트에 나선 김가영이 11이닝째에 6득점을 올리고 8:4로 한지은을 압도했으나 남은 1점을 처리 못한 채 두 이닝을 허비하는 사이 한지은이 13이닝에 남은 5점을 획득해 8:9로 또다시 매치 포인트만 남겨둔 상황에서 세트를 빼앗기고 말았다.

세트 스코어는 3-3. 이쯤 되니 위기감이 몰려왔다. 7세트에 나선 응우옌꾸옥응우옌이 10이닝에 매치 포인트에 먼저 올라 10:2로 이영훈을 압도했지만, 또다시 마지막 1점을 놓치자 불안감은 더 높아졌다.

응우옌이 매치 포인트를 놓친 10이닝과 11이닝 동안 에스와이 응원석에서는 "일어나라, 이영훈"이라는 희망의 응원이 터져 나왔다. 이영훈도 기대에 부응하듯 10이닝과 11이닝에 1-2득점을 올리며 차분이 점수를 모았지만, 12이닝째에 응우옌이 그토록 고대하던 매치 포인트를 성공시키고 결국 하나카드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하나카드의 주장 김병호는 경기 후 "이런 경기는 다시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너무 열정적이고 힘든 경기였다"며 "힘든 만큼 승리가 더 뜨겁게 다가온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지은과의 6세트에서 8:4로 앞서던 김가영도 매치 포인트를 놓치며 8:9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지은과의 6세트에서 8:4로 앞서던 김가영도 매치 포인트를 놓치며 8:9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매치 포인트 1점을 남겨둔 상황에 연속해서 역전패를 당한 것에 대해서는 "장난으로 얘기하지만, 다 패주고 싶더라. (웃음) 진짜 너무 속이 상했다. 우리 선수들도 끝내기 싫어서 안 끝낸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너무 잘 안다. 나도 전에 그런 경험을 많이 해봤고, 같이 속은 타는 데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지만 자꾸 매치 포인트에서 잡히니까"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한, "신정주도 그렇고, 김가영도 그렇고, 또 응우옌도 매치 포인트를 놔두고 또 공타를 또 한두 번 하다 보니까 그때 진짜 미치겠더라. 내가 웬만해서는 목이 잘 쉬는 편이 아닌데, 마지막 포인트 전에 좀 칠 수 있는 공이 나와서 남아 있는 힘을 다해서 파이팅을 한번 외쳤더니 목이 다 쉬었다. 응우옌이 그걸 받아주듯이 성공시켜서 너무 고마웠다"고 전했다.

하나카드는 오늘(20일) 밤 8시 30분에 열리는 플레이오프A에서 정규 리그 1위 팀이자 14연승 기록을 세운 NH농협카드 그린포스와 파이널 진출을 놓고 대결을 벌이게 된다. 하나카드는 이번 시즌 동안 NH농협카드에 전패 굴욕을 당했다. 

김병호는 "전력상으로 우리가 약하다는 생각을 했던 때도 있다. 그때는 초클루랑 김가영 같은 우리팀 남녀 에이스들이 저조할 때다. 그때는 우리가 좀 휘말리고 힘든 경기를 했는데, 지금은 초클루도 그렇고, 김가영도 많이 올라 온 상태다. 또 이틀 정도 강팀하고 먼저 경기를 해봤으니까 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마지막 7세트 매치 포인트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는 하나카드 하나페이.
마지막 7세트 매치 포인트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는 하나카드 하나페이.

이어 그는 "초클루가 그동안 팀리그를 힘들어했다. 짧은 점수제와 응원문화에 대해 조금 힘들어했다. 우리 팀원들하고도 잘 지내고, 연습할 때도 진짜 산신령같이 잘 치는데 시합만 들어가면 실수를 많이 했다. 그래도 계속 믿고, 두 세트씩 넣으려고 노력했더니 4라운드쯤부터 조금씩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5라운드 때는 진짜 다 잘했다. 그래서 전력상으로 농협이 강하지만 조재호와도 충분히, 이제는 누가 이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라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NH농협카드에서 딸 보미가 잘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보면 보미는 우리 팀이랑 칠 때 제일 못 친다.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지만 "딸 보미와 붙으면 솔직히 이겨도 기분이 찜찜하고 져도 기분이 찝찝하다"고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주장 김병호는 "강팀 NH농협카드와 붙게 됐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최대한 6세트에서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플레이오프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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