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현(50)이 프로 당구선수로 데뷔한 후 다섯 시즌 만에 챌린지투어(3부)에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전 경력을 합쳐 9년 만의 첫 결승 진출이자 준우승이다.
서대현은 1세트를 먼저 차지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최한솔의 잇따른 하이런 9점, 11점 공격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기분이 어떤가?
어떻게 결승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 잠깐 눈을 감았다가 딱 떠보니까 여기에 와 있는 것 같다.
결승전도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1세트도 차지했고, 2세트와 3세트도 시작은 앞섰다. 3세트부터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유가 뭔가?
2세트에 내가 앞서고 있었는데, 최한솔 선수가 9점으로 마무리를 하고 나서 타격을 좀 받았다. 그런데 3세트에서도 하이런 11점을 맞으면서 내 플레이가 흔들렸다.
프로당구 출범 첫 시즌 드림투어로 출발해서 챌린지투어 결승에 오르기까지 다섯 시즌이 걸렸다. 이번 투어 하기 전에 어떤 각오가 있었나?
2022년 9월부터 한 1년 동안 체력 훈련을 집중해서 했다. 그전에 당구클럽을 하다가 정리를 하고 나서 좀 쉰다 생각하면서 1년 동안 열심히 운동을 했다. 덕분에 체중 감량도 많이 했고, 이번 대회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됐다고 느꼈나?
당구가 멘탈 스포츠인데, 체력적으로 지치거나 버티지 못할 때 자꾸 다른 생각이 들어오게 되고 결국 경기를 망치게 된다. 운동을 통해서 몸을 바르게 하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을 많이 보완한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당구선수 경력 중 가장 높이 올라왔다.
2015년에 서울당구연맹 선수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PBA 드림투어에서 4강에 한 번 올라갔던 게 가장 높은 성적이었다.
프로로 데뷔 후 5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었는데,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는 상황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나?
버틴다기보다 그만두지 않고 그 끈을 계속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상황적으로 여의치 않아서 당구에 매진할 수 없었는데, 당구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체계적으로 한번 해보고 싶어서 계획을 짜서 실행해 봤다.
이번 대회에서 이전 대회 준우승자들을 연달아 물리치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성적이 좋은 이유가 있을까?
체력 훈련이 전부였던 것 같다. 결국 본인의 기량을 시합에서 몇 퍼센트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체력이 받쳐주는 사람, 멘탈이 센 사람, 심장이 딴딴한 사람 이런 사람들이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많이 보여줄 수 있다.
그 전의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당구를 기술적으로 연마하는 시간보다 운동하면서 지구력, 근력 등을 늘리는데 조금 더 집중했다. 할애하는 시간도 당구를 2~3시간 정도 치고, 운동은 5시간씩 했다.
시즌 막바지지만, 아직 남은 대회가 있다. 이번 시즌 목표는?
1부 투어로 바로 점프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지난번에 8강까지 가서 이번에 우승을 했더라면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었는데 좀 아쉽다. 하나 남은 드림투어(2부)에 와일드카드로 나갈 수 있을 것 같고, 챌린지투어는 두 개 대회가 남아 있으니까 잘 준비해서 기량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싶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