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의 간판 두 선수 김행직(전남)과 쩐뀌엣찌엔(베트남)이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전에서 맞붙는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한국과 베트남의 간판 두 선수 김행직(전남)과 쩐뀌엣찌엔(베트남)이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전에서 맞붙는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네덜란드 베겔에서 아시아 당구의 두 강국 한국과 베트남의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6일(한국시간) 오후 5시에 시작되는 '2023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본선 32강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7명이 올라가 베트남 선수 5명과 맞붙게 됐다.

양국의 최강자가 출전해 벌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승부다. '3쿠션 최강국' 한국과 '원조 캐롬 강국' 베트남이 자존심을 걸고 벌이는 한판 승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은 '세계랭킹 2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와 '9위' 김행직(전남)을 필두로 김준태(경북체육회·13위), 허정한(경남·14위) 등이 톱랭커 시드로 본선에 진출했고, 전날 열린 최종예선에서 서창훈(시흥체육회·25위)과 손준혁(부천·89위), 정예성(서울·124위) 등이 32강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톱랭커 시드를 받은 '세계랭킹 5위' 쩐뀌엣찌엔과 최종예선에서 올라온 '3쿠션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11위)을 비롯해 타이홍찌엠(30위), 쩐딴룩(35위), 응우옌쩐따인뚜(62위)가 출격을 대기 중이다.

C조에 속한 조명우는 이날 오후 7시에 쩐딴룩과 첫 경기부터 맞붙는다. 두 선수는 올해 3월에 열렸던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대결한 바 있다. 이 경기에서 조명우는 16이닝 만에 50:20으로 쩐딴룩을 꺾고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시 대회에서 쩐딴룩은 과거 아시아챔피언을 지낸 한국의 김행직(전남)과 이충복(PBA), '베트남 간판선수' 쩐뀌엣찌엔을 모두 누르고 결승까지 올라와 '챔피언 킬러'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베겔 당구월드컵에서는 최종예선에서 1승 1무로 글렌 호프만(네덜란드)을 2위로 밀어내며 L조 1위를 차지했다.

조명우는 쩐딴룩 외에 '3쿠션 서바이벌 우승자'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와 배리 반 비어스(네덜란드) 등 유럽의 강자들과 16강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지난 5월에 열린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 준우승한 조명우는 9월에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진출하며 상승세에 있다.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는 C조에서 베트남의 쩐딴룩을 비롯해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배리 반 비어스(네더란드)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사진=Ton Smilde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는 C조에서 베트남의 쩐딴룩을 비롯해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배리 반 비어스(네더란드)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사진=Ton Smilde
조명우와 32강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 경쟁을 펼치게 된 쩐딴룩.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조명우와 32강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 경쟁을 펼치게 된 쩐딴룩.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H조에서 김행직과 대결하는 베트남의 응우옌쩐따인뚜.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H조에서 김행직과 대결하는 베트남의 응우옌쩐따인뚜.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베트남 선수와의 전적도 좋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당구월드컵 32강전에서 다오반리를 21이닝 만에 40:35로 제압했고, 호찌민 대회 8강에서는 쩐뀌엣찌엔을 30이닝 만에 50:43으로 꺾었다.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만난 바오프엉빈에게는 29이닝 만에 막판에 역전을 허용해 48:50으로 석패했다.

김행직은 H조에서 쩐뀌엣찌엔과 다시 한번 승부를 벌이게 됐다. 또한, 응우옌쩐따인뚜와도 결전을 치러야 한다. 4월 라스베이거스 대회 32강 조별리그에서 김행직은 쩐뀌엣찌엔과 본선행을 겨뤄 24이닝 만에 29:40으로 패하며 2위로 밀려났으나, 쩐뀌엣찌엔은 16강에서 우승자인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게 22이닝 만에 18:50으로 져 탈락한 반면, 김행직은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에서 바오프엉빈은 11이닝 만에 40:22로 이겼지만, 쩐딴룩에게 27이닝 만에 36:40, 호찌민 대회 32강에서 도응우옌쭝하우에게 20이닝 만에 16:40, 다음 포르토 당구월드컵 8강에서는 쩐뀌엣찌엔에게 다시 24이닝 만에 31:50으로 져 베트남 선수를 상대로 연패를 당했다. 

김행직과 붙게 된 응우옌쩐따인뚜는 지난해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 와일드카드로 32강에 출전해 조별리그에서 이충복(PBA)을 14이닝 만에 40:15로 꺾은 뒤 허정한에게도 24이닝 만에 40:34로 승리한 바 있다.

허정한은 D조에서 베트남의 가장 핫한 플레이어인 바오프엉빈과 승부를 벌인다. 최근 베트남 선수와의 승부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는 허정한은 아시아선수권 16강에서 타이홍찌엠에게 30이닝 만에 48:50으로 석패했지만, 이후 호찌민 당구월드컵 32강에서 도응우옌쭝하우에게 17이닝 만에 40:17로 승리했고, 지난 포르토 대회 32강에서는 쩐딴룩을 16이닝 만에 40:29로 꺾었다.

바오프엉빈은 아시아선수권에서 김행직에게 패배를 당한 뒤 얼마 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의 안지훈(대전)과 조명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 최종예선에서는 2승을 거둬 종합 애버리지 1.777을 기록하며 C조 1위로 본선에 올라왔다.

허정한은 베트남의 가장 핫한 플레이어인 바오프엉빈과 맞붙게 됐다.  사진=Ton Smilde
허정한은 베트남의 가장 핫한 플레이어인 바오프엉빈과 맞붙게 됐다.  사진=Ton Smilde
허정한과 16강 진출을 다투는 '3쿠션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허정한과 16강 진출을 다투는 '3쿠션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정예성과 16강 진출을 겨루는 타이홍찌엠.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정예성과 16강 진출을 겨루는 타이홍찌엠.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B조에서는 '2002년생 돌풍'의 주역인 정예성이 타이홍찌엠을 상대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타이홍찌엠은 아시아선수권에서 최성원(PBA)과 허정한을 각각 이기고 준결승까지 올라왔다가 조명우에게 패해 공동 3위에 그쳤다.

모처럼 벌어지는 한국과 베트남의 치열한 승부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밖에 한국은 유럽 선수와도 치열한 승부를 벌이게 됐다. G조에 속한 서창훈과 손준혁은 '세계랭킹 8위' 에디 멕스(벨기에)와 '12위' 제러미 뷰리(프랑스)와 승부를 벌인다.

F조 김준태는 지난해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 스페인 강호 루벤 레가즈피, 고칸 살만(튀르키예) 등과 16강 진출을 다툰다. 김준태는 올해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4강 2회와 8강 1회 등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허정한도 6회 연속으로 32강을 통과했고, 조명우는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한 차례 차지했다. 김행직은 2021년 이후 올해 호찌민 대회를 제외한 모든 당구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입상했다. 또한, 2019년 베겔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라스베이거스 대회에서는 지난해와 올해에 각각 4강과 준우승을 기록했다.

32강에 진출한 한국의 정예성(서울).
32강에 진출한 한국의 정예성(서울).
손준혁(부천)은 서창훈(시흥체육회)과 함께 에디 멕스(벨기에)-제러미 뷰리(프랑스)와 격돌한다.
손준혁(부천)은 서창훈(시흥체육회)과 함께 에디 멕스(벨기에)-제러미 뷰리(프랑스)와 격돌한다.

베트남 선수 중에서는 쩐뀌엣찌엔이 2021년 이후 우승과 준우승 1회씩을 차지했고, 타이홍찌엠이 앞서 열린 포르토 대회에서 4강에 올라간 것이 입상 기록의 전부다. 한국은 같은 기간 4강 이상에 총 12회 입상했다.

베겔 당구월드컵에서는 한국이 3회 연속 결승에 올라 2019년에 김행직이 우승 2021년 허정한 준우승, 2022년 이충복 준우승 등의 성적을 거뒀다. 베트남은 2019년에 응우옌득아인찌엔(PBA)이 준결승에 올라간 것이 최고 성적이다. 당시 준결승전에서는 김행직이 22이닝 만에 40:38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파이브앤식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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