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롱 피아비의 오구파울 순간 "옐로우"라는 외침이 들리자 불쾌한 표정을 짓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스롱 피아비의 오구파울 순간 "옐로우"라는 외침이 들리자 불쾌한 표정을 짓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프로당구협회(PBA·총재 김영수)가 2023-24시즌 프로당구 투어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개막전 관중 선착순 입장 공지를 발표했다.

2020년 초에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방역 수칙이 3년이란 긴 시간 끝에 점차 완화돼 지난 시즌 하반기부터는 대부분의 당구대회가 유관중 경기로 진행되어 왔다. 프로당구 투어 역시 일부는 유관중 경기로, 또 일부는 무관중 경기로 대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당구대회 직관이 너무 오랜만이어서인지, 응원 열기가 너무 뜨거워서인지 몇몇 관중들의 비매너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시즌 최종전인 'SK렌터카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최악의 관중 매너로 승부를 방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결승전은 유례없는 막상막하의 박빙의 경기였다. 세트스코어 3-3, 10:10의 숨 막히는 대결 끝에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블루원리조트)가 김가영(하나카드)를 마지막 세트에서 단 1점 차로 꺾고 세트스코어 4-3의 승리를 거둬 챔피언에 올랐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최악의 오구파울'로 불리는 옥의 티가 있었다. 이 최악의 오구파울은 스롱이 4세트를 11:3으로 이겨 세트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나왔다.

김가영은 5세트에 초구 5점, 2이닝에 3득점을 올리고 모처럼 8:4로 경기를 리드하다가 3이닝 공격에 타임 파울을 범해 8:8 동점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이 중요한 순간에 문제의 상황이 발생했다. 김가영의 타임 파울 후 타석에 선 스롱이 긴장한 탓인지 자신의 노란색 공이 아닌 하얀색 김가영의 수구를 겨냥한 것.

그러자 피아비를 응원하던 블루원리조트 쪽 관중석에서 다수의 "옐로우, 옐로우"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말을 들은 스롱은 당황한 표정으로 자세를 고쳐잡고 자신의 공을 쳐 오구파울을 면했다. 이 순간 김가영의 표정은 급격히 굳어졌다.

LPBA 월드챔피언십에서 김가영과 명승부를 펼친 스롱 피아비.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관중들이 경기에 개입하는 최악의 오구파울 논란이 벌어져 옥의 티 순간이 남기도 했다. 향후 관중과 심판, 선수 모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LPBA 월드챔피언십에서 김가영과 명승부를 펼친 스롱 피아비.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관중들이 경기에 개입하는 최악의 오구파울 논란이 벌어져 옥의 티 순간이 남기도 했다. 향후 관중과 심판, 선수 모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당구대회에서는 관중들의 경기 개입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특히 오구파울 순간에 관중석이든 심판이든 그 사실을 절대로 알려줘서는 안 된다.

또한, 심판은 경기 중 외부의 무단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심판은 이 상황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갔고, 해당 순간은 LPBA 월드챔피언십 명승부에 오점으로 남았다.

PBA의 현지원 심판위원장은 "PBA 룰 역시 일반적인 당구 심판규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오구파울의 순간에 그 누구도 알려줘서는 안 된다. 다만, 팀리그에서는 같은 팀 선수가 오구 상황을 알려줄 수 있다"고 전했다.

스롱 역시 우승 인터뷰에서 "오구를 알려주면 안 되는 걸 몰랐다. 팀리그에서는 팀원들이 알려주기 때문에 관중석에서 팀 동료들이 알려줘도 되는 줄 알았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김가영은 "스롱 피아비가 오구 파울을 하는 순간이었는데, 관중석에서 스롱의 공을 알려줬다. 그 순간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이 이날 경기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용구장까지 만들어 관중들과 함께 다섯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PBA로서는 보완이 시급한 부분이다.

당시 해당 관중석에서 일반 관중뿐 아니라 팀 동료 선수들도 다수 "옐로우"를 외친 만큼 선수들의 규칙 숙지와 경기 소양은 물론 관중들의 관중 매너까지 철저한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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