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열린 유러피안 챔피언십에서 노장의 위력을 보여줬던 '이탈리안 슬러거' 마르코 자네티(61).
자네티는 당시 3쿠션 개인전 결승에서 튀르키예의 '뉴 아이돌' 베르카이 카라쿠르트(29)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카라쿠르트는 이 대회 8강과 결승에서 '3쿠션 사대천왕'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연파하며 파란을 일으킨 선수다.
결승에서 자네티마저 넘었다면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됐겠지만, 자네티는 카라쿠르트의 저돌적인 공세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
물론, 과정은 험난했다. 초반에는 자네티가 10:2로 앞서는가 싶더니 곧바로 따라잡혀 14:15로 뒤집혔고, 어느 순간 19:24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중반 이후 32:29로 주도권을 잡았던 자네티는 경기 막판에는 40:39, 44:42로 살얼음판 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이렇게 접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노련한 자네티를 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네티가 49:46으로 1점을 남겨 뒀을 때 카라쿠르트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를 평범한 옆돌리기를 놓쳤다.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자네티는 매치포인트 배치가 쉽지 않았지만, 어려운 역회전 비껴치기를 완벽하게 성공하며 50:46으로 승리를 거두고 2023년 3쿠션 유럽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자네티의 유럽챔피언 타이틀은 지난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일 자네티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당시 결승전 영상을 13분으로 편집해 업로드했다.
그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렸던 2023 유러피안 챔피언십 3쿠션 결승전에서 멋진 경기를 했다"며 "최근 유러피안 챔피언십에서 나온 몇 가지 멋진 샷들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